국제대회, 특히 프로 선수들이 참여하는 세계나 아시아 선수권대회는 대부분 상당한 인기와 관심을 끕니다. 야구나 축구의 경우, 특히 그 관심이 뜨겁고 배구도 월드리그에 대한 보도나 중계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지난 15일부터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26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농구선수권은 어떤지요? 다행히 스포츠 채널을 통해 중계가 되고 있긴 합니다만, 관련한 보도나 언급을 찾긴 쉽지 않습니다. 이 대회는 내년에 펼쳐지는 한 장의 런던올림픽행 티켓이 걸려 있는 대회입니다만 그 뜨거움은 크지 않습니다.

4연승을 달리며 순항중인 농구대표팀, 연승으로 조별예선을 1위로 통과한 대표팀은 어제부터 결선리그가 시작됐습니다. 첫 상대 우즈벡에겐 50점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며 연승을 이어가는 분위기, 남은 일정들은 흥미진진한 맞대결이 많죠.

어제 대만전도 그렇지만, 특히 오늘은 아시아 최강이라 불리는 "이란"과 만난다는 거. 대회를 2연패한 디펜딩챔피언, FIBA 랭킹에서는 20위로 10위 중국에 뒤쳐져 있지만 맞대결은 오히려 앞서는 모습입니다. 우리 대표팀이 이란을 물리치고 결선리그 E조에서 1위를 차지한다면 결승 진출은 물론, 우승도 살짝 기대해볼만한 이번 대회.

하지만 흔히 함께하는 포털의 문자중계도 찾기 힘들고, 오후 경기가 많아 중계를 보기도 만만치 않네요.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인 가운데, 이런 흥미진진한 대결에 대한 관심과 주목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 대표팀의 선전이 있다고 해도 쉽지 않을 우리 농구의 부활. 프로농구를 바라보는 눈길과 시선에는 기대나 떨림을 찾기 힘들고, 길어진 가을야구 탓에 주목받기도 힘든 처지라는 거. 그나마 신임 총재의 부임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중계"에 대한 노력을 보이는 건 희망적인 부분입니다.

지금 추진하는 방송법 수정과 같은 부분이 농구에 직접적인 중계 활성화로 돌아올지는 좀 미지수가 아닐는지, 법적인 문제로 "농구"를 중계하지 않는 건 결코 아니란 겁니다. 중계방송에 대한 열망이 그리 크지 않은 몇몇 구단들. 아니, 쉽게 연고지역을 버리고 역사를 부정하는 구단까지 있는 상황에서, 농구의 인기와 리그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생겨나길 기대했다면, 그 희망 자체가 웃긴 노릇은 아닐는지요?

스포츠 종목의 인기와 리그의 활성화에는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작용한다고 봅니다. 팬과 지역연고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애정이 그 첫 번째. 거기에 방송과 매체의 관심을 통한 여론형성, 마지막으로 대표팀의 활약이나 국제대회에서의 선전이 있다면 그 종목과 리그의 활성화의 삼대 축이 갖춰졌다 볼 수 있을 터, 대표팀이 잘 싸워주고, 중계를 위한 노력을 한다하면 뭐합니까? 지역과 팬에 대한 배려와 인식이 부족하다면 모든 것은 의미 없죠.

농구를 본다는 건 우리에게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2011 윌리엄 존스컵이나, 동아시아 선수권도 중계되지 않는 대표팀 경기, 드문 농구중계와 농구에 대한 언급, 올해 아마 가장 뜨거웠던 농구관련 보도가 "오리온스"의 연고이전이 아니었을는지. 기분 나쁜 그 이전 덕분에 농구에 대한 어떤 이야기에서도 결국은 기분 좋은 결말을 기대하기 힘들어지는 듯한데요.

다가오는 겨울, 프로농구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결코 크지 않다는 것, 우리가 늘 봤던 답답한 현실 때문은 아닐는지요. 이번 겨울, 농구의 계절은 아무리 봐도 곱게 보기 힘들 듯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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