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형제들>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한숨이 나오는 부분이 많습니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막장 드라마의 선봉으로서 남의 물건을 훔쳐놓고도 모른 채 하는 가족들과 여러 가지 사고를 치고 다니는 형제들의 행동이 정당화되고 있기에, 방송이 14회가 지났음에도 많은 이들이 여전히 욕을 하고 있는 상태이지요.

그렇게 비난이 많은 상태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백자은 역을 맡고 있는 유이입니다. 유이는 이 드라마로 이전의 부진을 씻어버리면서 편견에 싸여있던 이미지도 바꿀 수 있었지요. 아마 유이에게는 처음 주연을 한 <미남이시네요>나 1년를 표류한 <버디버디> 보다도 훨씬 더 큰 영향을 준 그러한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너무나 불쌍한 백자은 캐릭터, 동정심을 유발하다

그게 연기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면 "아 미친 연기다" 하는데 아직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면 더한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제빵왕 김탁구>에서 "한승재"를 연기했던 정성모는 이미 연기력이 검증되었기 때문에 정말 못된 캐릭터를 맡았어도 미움을 받지는 않았지요.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어떤 캐릭터느냐에 따라서 배우의 이미지도 상당히 달라지지요. 유이의 백자은 캐릭터는 확실히 불쌍한 캐릭터입니다. 아버지는 실종되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비서와 바람났고, 결국 자신의 재산을 찾지만 그 재산마저 오작교 농원 가족들에게 도둑을 맞습니다.

그런데다가 오작교 농원 가족들에게 도둑으로 몰리고, 학교에서는 부정입학으로 의심받는 등 한 블로거님의 표현에 따르면 결국 원수의 집에서 개집을 짓고 사는 불쌍한 캐릭터이지요. 이런 캐릭터를 보면서 사람들은 단순히 백자은에게만 동정심을 느끼는 게 아닙니다.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유이에게도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이지요.

게시판 같은데 보면 "유이 너무 불쌍하다"라는 댓글들이 많습니다. 캐릭터에 몰입이 된 나머지 연기하는 유이까지 딱해 보이는 현상이 생긴 것이지요. 이렇게 유이의 캐릭터가 동정을 받기에 동시에 유이에 대한 시선이 더 부드러워진 것 같습니다.

유이에게는 절실했던 기회

<버디버디>는 드라마의 스토리도 좋으며, 내용이 막장스럽지도 않고, 유이뿐만 아니라 다른 주연인 이용우 그리고 이다희의 연기력도 좋아서 공중파 편성이 되지 않은 게 아쉽습니다. 어쨌든 유이의 <버디버디> 무산은 유이의 입장을 묘하게 만들었지요. 유이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편성되지 못한 것까지 유이의 탓이 되며 욕을 먹었습니다.

그 후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을 했지만 워낙 캐릭터가 많았던 밤밤에서 유이가 끼어들기란 정말 쉽지 않았지요. 유이 스스로 인정할 만큼 밤밤은 유이에게 힘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애프터스쿨 안에서도 가희와 리지의 인지도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안 그래도 힘든 유이에게 "유이의 몰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유이는 정말 갈 데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었지요. 게다가 애프터스쿨의 샴푸마저 생각보다 부진하면서 유이는 공중으로 붕 뜬 상태가 되었습니다.

주연으로 출여한 드라마 무산, 고정 패널이었던 예능 폐지, 거기다가 애프터스쿨 샴푸의 아쉬운 성적까지 겹치며 유이에겐 재기할 만한 기회가 절실했을 것입니다. 바로 그 시점에서, 유이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지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연기를, 그것도 KBS 주말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할 기회를 가진 것은 유이에게는 너무나 감사할 일이었을 것이에요.

그래서 그럴까요? 유이는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했고, 좋은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재기의 기회를 삼을 수가 있었지요.

연기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다

다행히 유이는 "아이돌 발연기"를 걱정하는 이들의 우려와는 달리 웬만한 연기자들 못지않은 연기를 보여주면서 진정한 "연기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여자 아이돌에게 절대 호감이라고 할 수 없는 모 포털사이트 등에서도 유이의 연기력에 대한 많은 칭찬을 볼 수 있지요.

아무래도 유이의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이의 연기력 발전 - 그 비결은?"이라는 글에서 적은 바가 있듯, 기회에 목마른 유이는 아마 <오작교 형제들>에서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라는 정신으로 매달렸을 거예요.

그래서 그럴까요? 처음에는 자뻑녀였다가 지금은 온순하고 착해진 백자은에게서 자연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연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기회가 주어진 것도 다행이지,만 유이가 열심히 노력하면서 그 기회를 살리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오작교 형제들>은 한참 미끄러지고 있던 유이에게 던져진 밧줄과도 같다고 생각해봅니다. 2009년 때라면 모를까, 그 캐스팅 될 때는 유이가 대세가 아니었고 더 잘나가는 "연기돌"도 있었고 신인 연기자도 있었을 텐데 그 기회에가 유이에게 돌아갔다는 것은 정말 유이가 감사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네요.

그러한 고마운 기회를 받은 유이는 매회 "백자은"으로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면서 연기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미지도 좋은 쪽으로 바꿔나가고 있네요. 이번 연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미래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에 유이는 이래저래 고마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겠지요.

비록 막장 드라마이지만 유이에게 이 <오작교 형제들>은 무척 사랑스러운 드라마로 느껴질 것입니다. 앞으로 주원과의 러브라인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스토리가 이어져나갈지 궁금하네요.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처럼 계속 연기면에서 발전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 재기의 발판으로 삼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