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축구장을 여러 번 갔습니다. 특히 집에서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 경기를 자주 보러 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편이지만 그래도 홈경기에서 유독 짜릿한 경기를 많이 펼친 서울을 볼 때면 서울을 응원하는 홈팬들이 참 좋겠다는 느낌을 자주 갖곤 했습니다. 아시아 최대 축구전용경기장이라는 최고 수준의 경기장에서 프로 축구, 클럽 축구를 즐기는 팬들의 모습에서 늘 K리그의 새로운 희망을 확인하게 됩니다.
흥미진진한 경기력도 돋보이지만 무엇보다 FC 서울의 기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능력을 보면서 늘 놀라움을 갖습니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특정한 테마를 갖고 팬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서울의 적극적인 팬마케팅, 서비스를 보면 흥미로움과 함께 흐뭇함을 느낄 정도인데요. 이제 주말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면 언제든지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풍경이 익숙해졌습니다. 아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입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즐길 만 한 다채로운 이벤트가 연달아 눈길을 끕니다. 북측 광장에 조성된 테마파크 자체가 어린이들의 눈에 맞게 꾸며진 부분이 많다보니 FC 서울 경기가 열릴 때면 늘 '작은 놀이터'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아파트, 동네 놀이터에서도 뛰노는 모습을 보기 힘든 요즘 시대에 활기차게 뛰어노는 어린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끌지만 이 어린이들이 훗날 FC 서울의 오랜 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서울의 이러한 이벤트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꾸준하게 팬들을 발걸음하게 하기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모습을 보면 서울의 마케팅이 K리그 뿐 아니라 다른 프로스포츠 구단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국내 프로스포츠로는 최초로 소셜커머스를 활용한 티켓북을 만드는가 하면, 경기 때 나눠주는 응원 부채에 QR 코드를 집어넣어 스마트폰으로 이를 찍으면 응원가 등 다양한 정보를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스마트폰 마케팅'을 적극 시도하기도 했는데요. 이미 지난해 말에 역시 국내 프로 스포츠 최초로 경기 안내 포스터에 QR 코드를 삽입해 FC 서울에 대한 다양한 정보, 티켓 할인권 등을 배포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터라 올해 더욱 적극적으로 이를 시도해서 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밖에도 경기가 있을 때마다 문자로 경기, 이벤트 안내를 해 따로 경기장을 찾거나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않아도 서울의 경기가 언제 열리는지 알리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면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적극적인 자세가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어쩌면 기업 구단의 특성상, 그리고 다른 팀에 비해 유독 많은 물량 공세를 펴는 장점을 가진 만큼 이 같은 현상이 별로 새삼스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필요한 K리그에서, 어느 정도 대표성을 띠고 있는 팀이 모범이 돼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흥행 성적으로도 연결시킨다면 이는 다른 팀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자극제가 될 수 있습니다. 구단의 수익도 수익이지만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다가가고 팬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하려는 FC 서울의 적극적인 팬마케팅, 이벤트는 분명히 그 진정성만큼은 높이 평가해야 마땅합니다. 새로운 시도와 노력으로 침체돼 있는 K리그에 분명 신선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FC 서울의 기발한 마케팅 능력, 앞으로도 꾸준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