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전 장관(현 대통령실 문화특별보좌관)이 미술품 경매에서 본인 이름으로 낙찰받고 문화부 예산으로 경매 값을 치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전재희, 이하 문방위)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최종원 민주당 의원은 문화부의 지출결의서를 확인한 결과 이 같이 밝혔다.

▲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여의도통신
최종원 의원에 따르면 유인촌 전 장관은 2009년 12월 15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의 <예술인 사랑 나눔 자선 경매>에서 조선희 작가가 기증한 ‘박지성의 발’ 작품을 340만 원에 낙찰받은 바 있다. 그리고 같은 해 지출결의서 목록에 12월 30일자로 문화부 예술국 예술정책과 ‘예술인 사랑나눔 행사 미술품 경매 낙출품 구입’이라며 자산취득비로 340만 원이 기재돼 있었다.

최종원 의원은 “‘예술인 사랑 나눔 자선 경매’는 수익금 전액을 병중 예술인의 진료비로 지원하는 자선행사”라며 “유인촌 장관은 병중의 예술인들을 위한 뜻 깊은 자선행사에 동참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2011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문화부의 지출결의서를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작품의 구입비용이 유 전 장관 사재에서 지출된 게 아니라 문화부에서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화부 모철민 제1차관은 “기관 사업비의 문제로 기관장이 살 수 있는 분야였고, (문화부에서는) 그에 맞게 지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정부부처는 사업부서에서 물품 및 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면 운영지원과에 구매를 요청하거나, 사업부가 직접 구매하는 경우에는 구매 후 물품 및 미술품을 운영지원과에서 등록해 관리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유인촌 전 장관이 조선희 작가의 ‘박지성의 발’을 구입하면서 이 모든 절차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또한 미술품 관리대장에도 기록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종원 의원은 “기관장이 임의대로 물품 구매를 결정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종원, “문화부 예산이 청와대 쌈짓돈인가?”

이날 문화부 국감에서 최종원 의원은 문화부 예산으로 임대한 미술 작품이 청와대에 전시돼왔던 사실을 밝히고, “문화부 예산이 청와대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최종원 의원에 따르면 문화부가 미술은행에서 <화평도>, <군자지화> 등 미술작품 4점을 임대해 2009년 12월 1일부터 2011년 12월 19일까지 청와대 IT 특별보좌관실, 언론문화특별관실, 과학기술특별관실, 국민통합보좌관실에서 전시했다. 또한 <여름-꿈> 등 2점을 임대해 2009년 12월 1일부터 2010년 4월 23일까지 정부특별보좌관실에 전시한 바 있다. 작품대여 총 894만 9000원에 해당한다.

최종원 의원은 “국회가 매년 문화부 예산을 승인하는 것은 청와대 특보관 환경미화를 위해 승인하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이날 국감장에서 최종원 의원은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을 비롯한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황지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의 해임에 대한 소송 패소와 관련해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모철민 차관은 “문화부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절차를 따라 (해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김정헌·김윤수·황지우 등 3개 기관장에 대한 해임소송에서 문화부가 모두 패소해 6330만 원의 소송비용을 물게 생겼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패소함에 따라 미지급된 급여까지 포함하면 약 3억 원(2억 9216만 7000원)을 손해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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