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한동훈 검사가 ‘김봉현 회유 의혹’을 보도한 MBC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MBC는 1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건의 핵심 피의자 김봉현 전 회장의 검찰 진술을 토대로 ‘한동훈 검사장 라인’ 검사들이 김 전 회장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한동훈 검사는 이날 MBC 보도가 나온 직후 “저는 이 사안과 어떤 식으로든 전혀 무관하다"면서 "사건에 관여한 바도, 어떤 변호사든 어떤 검사든 이 사안 관련해 만나거나 연락한 바도 전혀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어 “MBC와 임현주 기자, 기사의 유포자들 등에 대해 수감자의 말만을 빌어 저에게 어떠한 확인조차 없이 제 실명을 악의적으로 적시한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MBC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될 것' 회유 받았다" 진술> 보도화면.

회유 의혹을 보도한 임현주 MBC 기자는 “늦은 밤 공식 문자 받고 저도 공개답변 드린다”며 자신의 SNS에 입장을 밝혔다. 임 기자는 “보도된 기사 내용은 제대로 읽어보고 (법조 기자단) 문자풀을 하신 건지 의문”이라며 “한동훈 검사장님의 법적대응 문자 풀이 9년 전 저의 기억을 소환한다”고 밝혔다. 임 기자는 2011년 당시 중앙일보 기자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취재했고, 은진수 감사위원측 변호사로부터 보도 직후 법적대응을 예고 받았다고 회상했다.

임 기자는 이번 보도의 경우, 검찰이 확보한 문건과 관련해 관련 발언을 했다고 지목된 이주형 변호사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고 통화 내용을 보도하는 등 당사자의 입장을 반영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본인이 아니라고 해서 기사에 반영했는데 ‘한동훈 검사장에게 확인하지 않아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하셨다니...”라고 밝혔다.

한 검사는 앞서 자신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의 공모 의혹을 보도한 KBS 기자 등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진행한 데 이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KBS는 해당 보도를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한 검사 측은 ‘취재원을 밝히라’는 고소를 유지하고 있다.

MBC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될 것' 회유 받았다" 진술>보도 화면으로 김봉현 전 회장의 검찰 진술 내용 일부.

논란이 된 기사는 1일 MBC ‘뉴스데스크’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될 것’ 회유 받았다” 진술> 단독보도다. 김봉현 전 회장의 로비 창구로 지목된 이주형 변호사가 검사 술접대를 제안하며 “라임 사건이 터지면 부산 저축은행사건처럼 된다”며 회유했다는 내용이다.

MBC 보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최근 검찰 진술에서 이 변호사가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과의 술자리를 제안했으며, 실제로 술자리 참석자로 지목된 검사 중 2명은 과거 부산저축은행 수사팀에서 일했다.

또한 김 전 회장은 이 변호사가 구치소를 찾아와 자신을 회유하려했다는 정황도 검찰 조사에서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 변호사가 “A검사는 한동훈 라인이다. 청와대 수석 정도 잡게 해주면 A검사가 한동훈 검사장을 통해 검찰총장에게 보고해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김 전 회장 측 관계자는 “이 변호사는 ‘A검사가 한동훈 검사장을 통해 총장에게 얘기하지 못하면, 자신이 직접 총장에게 보석을 요구하겠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이주형 변호사는 MBC와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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