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이무기가 깨어나자 온갖 잡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600년 전 벌어졌던 일들이 재현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이랑 정도는 이무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수많은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으며 생존해왔던 이무기가 이제 다시 이연을 노린다.

8회에는 아음의 과거가 보다 상세하게 소개되었다. 그리고 이무기가 왜 아음의 몸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도 드러났다. 환생인 지아는 단편적인 모습을 보고 경악한 상황이지만, 전체를 보면 아음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아음을 환생시키기 위해 이연이 무엇을 했는지도 아직 지아는 모른다.

아버지인 왕에게 쫓겨 궐 밖에서 생활하던 아음은 그렇게 구미호와 친해지며 성장했다. 그런 어느 날 입궐하라는 어명이 내려졌고, 그런 아음을 보필한 자가 바로 현재의 방송사 사장이다. 이무기의 충신이었다는 의미가 된다.

노쇠한 왕 앞에 선 아음은 활을 겨눴다. 외모는 아버지이지만, 그 안에는 이무기가 존재했다. 왕의 몸속으로 들어가 왕 노릇을 해왔던 것이 바로 이무기였다. 아음의 아버지가 궐 밖으로 내보낸 이유는 이무기의 아내로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tvN 수목드라마 <구미호뎐>

아음은 이무기의 제물이었다. 하지만 노쇠하고, 이무기에게 몸과 정신까지 점령당한 왕은 이제 살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와 그를 지배하는 이무기. 그런 이무기는 이연을 자신 앞으로 데려오라고 제안했다.

이연만 데려오면 자신은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신은 산을 내려올 수 없다며 다른 제안을 했다.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면 산으로 가 이연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아음의 이 선택은 결국 모든 것을 무너지게 만들었다.

이무기가 사람의 몸에 들어오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아음은 몰랐기 때문이다. 아음과 이무기가 뒤섞인 상황에서 이연과 대결을 벌였고, 아음은 이연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그렇게 아음이 죽으며 이무기 역시 죽었다고 확신했다.

문제는 환생을 하며 이무기의 파편도 함께 부활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기억난다면 지아의 마음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자신을 죽이는 이연의 모습만 본 그는 아프기만 했다. 서글피 울기만 하는 지아에게 이연은 오히려 모진 말만 했다. 이들의 서글픈 사랑은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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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을 궁지로 몰기 위해 이무기까지 살려냈던 이랑. 하지만 이랑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인간의 몸에서 태어나 버림받고, 산신인 형에 의해 키워진 이랑. 하지만 사람들을 도륙하던 이랑은 이연의 칼을 받고 죽음 직전까지 갔다.

이무기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한 이랑은 그렇게 이무기를 되살렸다. 이 관계들은 결과적으로 모든 것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이유가 되었다. 한식당에서 이연과 바둑을 두는 이랑은 우스웠다. 한 번도 자신에게 이기지 못한 바둑을 두자는 형이 우습게 다가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랑은 여전이 어린아이 같다. 형이 매번 일부러 져줬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어린 동생을 위해 맞춰줬던 이연이었다. '아귀의 숲'에서 이랑을 구하던 그날 이연은 스스로 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살려줄 수 없다고 했다. 그 발언을 강아지의 환생인 어린 소년에게 전하는 이랑은 여전히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였다.

방송사 사장 집에 있던 '꽈리 나무'는 그들이 사냥한 인간들의 영혼을 담아두는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 방송사 사장과 이랑, 그리고 그들을 월등하게 능가하는 이무기의 등장에 모든 것은 새롭게 판이 짜이기 시작했다.

이랑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이무기의 힘을 경험하게 되었다. 자신의 지시를 거부하는 방송사 사장에 이랑은 분노했지만, 그저 염력으로 이랑의 손을 풀어내는 이무기에게 그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이무기는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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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각시에게 보낸 녹즙 아줌마가 바로 이무기의 짓이었다. 상대의 약점을 가지고 집요하게 흔들며 궁지로 내모는 능력이 있는 이 악귀는 '두억시니'로 추측될 수 있을 것이다. 두통을 유발하는 악귀로 알려진 두억시니는 상대의 트라우마를 건들고 이를 악용한다.

우렁각시를 좋아하는 지아의 상사인 최 팀장의 손을 잡자마자 그가 어떤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지 바로 파악했다. 그리고 그가 전생에 누구였는지까지 모두 알아냈다. 입밖에 내지 않았지만, 우렁각시의 남자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랑에게 접근해 그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파악해 '아귀의 숲'으로 보내버린 녹즙 아줌마의 모습은 두렵게 다가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아는 '전생' 취재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사한 이들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친구인 정신과의사를 찾아 전생과 관련한 이야기를 묻던 지아는 과거에도 지아 어머니가 같은 질문을 했다며 CD 한 장을 줬다. 9살 지아가 최면치료를 받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라고 했다. 21년 전 지아의 모습이 담긴 그 영상을 보던 지아는 경악했다.

이무기가 깨어나며 자신이 된 9살 지아를 목격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21년 전 찍힌 9살 지아는 마치 현재의 지아가 방송국 편집실에서 이 영상을 볼 것을 예측이라도 한 듯, 벽에 붙인 경고 사항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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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아가 최면에라도 걸렸다면 모를까, 이게 이무기의 능력이라면 그를 상대할 자는 감히 없어 보일 정도다. 두려워하는 지아를 찾은 녹즙 아줌마는 그렇게 그를 21년 전 부모와 함께 여우고개를 가던 상황으로 내던져 버렸다.

지아와 이랑은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런 상황을 만든 녹즙 아줌마는 이연을 찾아가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요구한다. 이무기의 부하가 아닌, 서로 돕는 사이라고 밝힌 녹즙 아줌마가 사라진 후 이연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당연히 지아를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이연의 선택은 이랑이었다. 아귀들의 공격을 받는 이랑은 죽음 직전까지 이르렀다. 그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면 실제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형 이연이 등장했다. 왜 이연은 지아가 아닌 이랑을 선택한 것일까?

지아에 대한 믿음이 선택을 단순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지아는 21년 전 상황 속에서 죽을 존재는 아니다. 이랑보다 성숙하고 강한 지아가 그렇게 버틸 수 있다고 확신한 이연은 동생을 구하러 갔다. 이랑을 구한 것은 결국 신의 한 수가 될 수밖에 없다.

버틸 수 있는 지아를 이무기에서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이연은 동생 이랑에서 찾았을 가능성이 높다. 혼자는 불가능하지만, 동생과 함께라면 이무기를 지아에게서 벗어나게 해 제거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절대악이 되어 등장한 이무기는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부터 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과연 이연은 지아를 살려내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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