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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뉴스제휴평가위, 어디부터 손봐야 하나[토론회] 대규모 개편부터 폐지 주장까지…'언론 자성' 목소리도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10.29 21:38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국 언론의 포털 종속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뉴스 이용자 48%는 포털을 이용해 뉴스를 보고 있다. 언론사 홈페이지를 직접 접속하는 이용자는 4%에 불과했다.

하지만 포털의 뉴스 생태계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특히 포털 제휴·퇴출을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운영 및 구성 방식은 비공개 사항이다. 이와 관련해 ‘포털의 여론 다양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화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제휴평가위의 대규모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휴평가위가 언론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네이버, 카카오 CI

제휴평가위 폐쇄성과 불투명성이 문제로 꼽혔다. 제휴평가위는 언론사의 포털 입점·퇴출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졌지만 2016년 이후 기자회견·세미나를 개최하지 않았다. 또한 제휴평가위는 위원 명단은 물론 구체적인 회의 결과를 알리지 않고 있다.

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교수는 “한국의 미디어 지형을 좌지우지하고, 언론사 수익을 결정하는 제휴평가위 투명성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제휴평가위는 매년 벌점 부과 현황, 퇴출 현황 등이 담긴 투명성 보고서와 통계자료를 발간해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들은 제휴평가위 입점·퇴출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언론사가 네이버·카카오와 뉴스제휴를 맺기 위해선 수개월에 걸친 입점평가를 거쳐야 하지만, 문제가 있는 제휴 언론사 퇴출은 쉽지 않다. 송경재 교수는 “제휴평가위는 ‘높은 진입장벽, 높은 퇴출 기준’ 틀에 지나치게 얽매여 있다”면서 “검색 제휴 진입장벽을 폐지해야 한다. 언론사를 등록하면 무조건 검색 노출되는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 교수는 “진입과 퇴출을 쉽게 해 어뷰징, 기사형 광고 등의 부작용을 처벌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주성 한국일보 디지털전략팀장 역시 “제휴사가 되는 것만큼 퇴출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진입 장벽을 낮추고 문제 언론사 퇴출을 쉽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휴평가위의 여론 다양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네이버·카카오의 인링크 제휴 언론사는 대형 언론사 위주로 꾸려져 있다. 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교수는 지역언론, 소수자 전문매체 등이 제휴 매체가 되어 다양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경재 교수는 “포털뉴스 제휴 과정에서 여론 다양성을 위한 노력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면서 “장애인이나 지역,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대변하는 목소리는 포털 메인뉴스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오로지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클릭 수를 올리고 자극적인 연예와 스포츠 뉴스만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 현재 뉴스 상황”이라고 밝혔다.

송경재 교수는 대안으로 ‘포털 공적 뉴스 할당제’를 제안했다. 포털이 뉴스페이지에 공적 뉴스 배열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역사적 사건, 심층 탐사보도 등 공익적 뉴스를 포털에 우선 할당해 저널리즘 가치를 높여야 한다”면서 “좋은 뉴스가 연예·스포츠·가십성 뉴스와 경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015년 5월28일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공개형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제휴평가위원회가 이용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이사는 “미디어 이용자 단체를 포털 뉴스서비스 이용자위원회로 별도 구성하고, 포털은 매년 발표되는 의견을 개편안에 반영해야 한다”면서 “포털 뉴스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평가를 매년 발표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는 제휴평가위가 ‘나쁜 뉴스’를 적극적으로 퇴출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 기자는 “최근 유튜브는 5·18 북한군 개입설 영상을 삭제했다”면서 “삭제 이유는 ‘허위 정보’가 아니라 ‘괴롭힘’이다. 북한군 침투설 주장 영상이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를 불러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 기자는 “하지만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뉴스타운 등 보수 매체는 네이버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면서 “중국 동포·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혐오를 쏟아내는 언론 역시 제재를 받지 않는다. 네이버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부 토론자는 제휴평가위가 폐지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래 경인일보지부 지부장은 “네이버와 제휴하지 않은 언론사는 공론장을 구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아무리 좋은 기사를 써도 포털을 통해 알려지지 않으면 정책 변화까지 이어지지 않는 게 지역 언론의 현실이다. 제휴평가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경재 교수는 “제휴평가위의 문제점이 많아서 재구성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제휴평가위를 폐지하고) 제휴 및 제재 기준은 별도의 연구조직에서 전담하고, 정립된 기준은 포털사가 각사 실정에 맞게 운영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포털에게 제휴평가를 맡기면 발생할 부작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휴평가위 문제와 별개로 언론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주성 팀장은 “언론노동자의 업무는 많아지고, 기사 품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한 뉴스통신사의 경우 일주일 동안 2400개의 기사를 내보냈다. 언론 스스로의 자정이 필요하고, 포털은 언론의 자정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송경재 교수는 “낚시성 기사, 저질·음란 기사, 기사형 광고는 현직언론인이 작성한 것”이라면서 “현재 상태에서 나쁜 기사를 걸러내는 정책 변화가 발생한다면 일부 언론사는 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9일 열린 ‘포털의 여론 다양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화 방안 모색’ 토론회 (사진=미디어스)

이번 ‘포털의 여론 다양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화 방안 모색’ 토론회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발제자는 송경재 경희대 연구교수, 토론자는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김주성 한국일보 디지털전략팀장·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이시우 경남도민일보 기자·김명래 경인일보 기자 등이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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