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칼럼을 쓸 때는 말하는 것 같은 스타일로 글을 쓰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저 말을 전하고 싶어서 이런 식으로 글을 씁니다.

임윤택 씨 괜찮으십니까?

어쩌면 임윤택 씨는 이 말을 듣고 기분 나빠할지도 모릅니다. 방송에서 이런 얘기를 듣는 게 싫다고 하셨으니까요. 그럼에도 이렇게 물어봐서 무척이나 미안합니다.

울랄라세션이 처음 나왔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고, 무엇보다 신나 보였습니다. 예선 때 4명이서 정말 신나게 노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울랄라'라는 이름이 있어서인지 보고 있으면 괜시리 흥이 나고 '울랄라세션'의 에너지가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슈퍼위크에 가서도 참 멋지다고 느꼈습니다. 최대한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모습에서 이 팀의 마인드 자체가 훌륭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들이 돋보이는 것보다 좋은 무대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오디션에서 그런 마인드를 갖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더욱 멋져보였습니다. 그런데 팀의 기둥인 임윤택 씨가 위암 투병 중이라는 걸 이제 알고 나니 입이 탁 벌어집니다.

암이 아니었다면 출전하지도 않았을 거라는 말, 그리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나왔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턱 막혀 왔습니다. 당신들이 내는 '흥겨움'이 근본에는 정말로 무대를 즐기고 싶다는, 더불어 가장 즐거운 현재와 삶을 만들겠다는 소울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일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당신들은 지금 현재의 삶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있었던 겁니다.

남을 최대한 배려하는 당신들의 모습에서도 가슴 뭉클함을 느꼈습니다. '마지막'이나 '이름을 남기다'와 같은 단어와 말이 주는 느낌은 언제나 강한 집착과 애착입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참가한 팀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합격에 대한 욕심이 많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신들을 낮추고 좋은 무대를 만드는 데만 힘을 모았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당신들은 거짓말쟁이라는 것입니다. 이름을 남길 생각도 중요한 게 아니고 마지막이니까 한번 부딪쳐 보자는 것도 아니라, 그저 최고로 즐거운 무대를 계속 만들고 싶었던 욕심쟁이들인 겁니다. 그리고 저는 그 욕심이 너무 감탄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임윤택씨 괜찮으십니까?

울랄라세션의 무대는 최고였고 언제나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저를 즐겁게 합니다. 즐거워 미치겠습니다. 그리고 이 즐거움을 계속 느꼈으면 합니다. 그러니 임윤택 씨는 괜찮아야 합니다. 이건 임윤택 씨에게 보내는 동정의 말이 아니라 그냥 나 좋으려고 떼쓰는 것입니다. 아플 때 치료할 수 있는 축복을 가지고 있는 사람 아닙니까? 그러니 어서 빨리 쾌차하시고 계속 즐거운 음악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울랄라세션의 무대가 그것도 온전한 무대가 아주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여러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만약 길가다 누군가가 '괜찮냐고'물으면 그때는 우울해하지 마시고 동정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이렇게 들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임윤택씨 (한 곡 더) 괜찮으십니까?'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