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 출연료문제로 SBS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출연료문제는 이미 지난 해 12월부터 불거졌었는데요, 유재석의 전 소속사인 스톰이앤에프가 재정문제로 가압류 처분을 받는 등,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다보니, 방송사가 출연료를 소속사에 지급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유재석이 출연료를 받지 못하면서 일어난 사건이었지요. 이로 인해 당시 유재석은 소속사인 스톰이앤에프와 방송사 3사에 대해 민사소송을 진행했었습니다.

유재석이 소속사 뿐 아니라,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을 건 것이 알려지자, 갑과 을의 관계를 들어 유재석이 이것을 빌미로 방송사와 갈등을 빚는 것은 아니냐는 극단적인 예측이 일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당시 이 소송은 방송사가 해당 출연료를 공탁하기로 하면서, 방송사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물론 소속사에 대한 소송을 그대로 이어갔지만 말이지요. 이렇듯 방송 3사의 출연료 공탁으로 문제는 해결될 듯했는데요, 그런데 유독 SBS만은 출연료를 공탁하지 않았고, 급기야 유재석이 다시 SBS를 상대로 소송을 걸게 된 것이지요.

유재석이 SBS에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런닝맨'인데요. 유재석은 런닝맨의 1회부터 12회까지의 출연료 1억 2천만 원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소송을 건 것이지요.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바로, 유재석과 런닝맨의 관계입니다. 런닝맨은 초창기 유재석이라는 네임밸류만으로도 일요예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프로그램이지만, 뚜껑을 연 이후에는 오랜 기간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전혀 새로운 콘셉트를 도입하면서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저마다의 캐릭터들이 자리를 잡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최근 발매된 리쌍의 음반에 수록된 곡 '회상'에서 개리는 [될때까지 노력하는 유재석]을 노래했는데요, 이는 런닝맨을 함께 하며 옆에서 지켜본 유재석에 대한 존경의 표시입니다. 지지부진한 시청률과 대중의 비아냥속에서도 런닝맨의 창단멤버 중 누구하나 포기하지 않고 모두 안고 갔던 유재석은 기어이 런닝맨을 반석위에 올려놨습니다. 모두가 함께 가느라 먼 길을 돌아온 것일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기에 런닝맨의 멤버들은 저마다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구축하며 빼어난 팀웍과 탄탄한 유대감을 이룰 수 있었지요.

시청률이 4%대에 머물던 시절, 이제 유재석의 시대도 끝난 것이냐는 비아냥까지 들으면서도 유재석은 딴 생각하지 않고 동료들을 보듬으며 지금의 런닝맨이 되도록 이끌어 냈습니다.
이렇게 런닝맨은 동시간대 선두주자였던 남자의 자격의 시청률을 뛰어넘으며, SBS의 대표적인 일요예능으로 당당히 자리매김을 하는데 성공했지요. 방콕에서의 촬영이나, 최근 있었다는 중국에서의 촬영을 통해 해외까지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인데요, 오랜 시간의 고난과 좌절을 딛고 성공했기에 유재석 역시 런닝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의 출연료는 여전히 미지급상태입니다. 이미 연초에 한차례 소송을 했다 취하한 상태인데도 여태껏 공탁이 이루어지지 않은 거지요. 그럼에도 촬영은 여전히 차질 없이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출연료 소송은 방송이 끝난 후 더 이상 얼굴을 맞댈 일이 없을 때 본격화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전 드라마 '쩐의 전쟁'의 출연료분쟁 역시 촬영이 끝난 후에 박신양과 제작진의 갈등이 불거졌지요. 하지만 유재석은 현재 진행 중인 방송과 관련해서, 절대강자인 방송국을 상대로 재차 소송을 한 거지요.

논란이 확산되자 SBS는 부랴부랴 오해가 있었다며, 공탁대상이 확실치 않아 못하고 있었다며 곧 지급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미 연초에 다른 방송사와 더불어 공탁하기로 약속한 후, 홀로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다소 궁색한 변명이지요.

유재석으로서도 이번 소송이 상당히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예능계의 양대산맥을 이루던 강호동의 잠정적인 은퇴로 여론이 떠들썩합니다. 언론에서는 양강시대가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등 별별 억측들이 난무하고 있고, 또 연예계에 세풍이 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연예인의 수입과 관련해서도 말들이 많은 상황인데요, 이런 현실을 바라보는 유재석으로서도 이렇듯 금전적인 문제로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달가울리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재석은 굳이 법적 절차를 밟았습니다. 그동안 계속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해온 방송국에 오죽했으면 소송까지 해야 했을까요.

유재석은 호인입니다. 동시에 예능계의 1인자이기도 하지요. 만약 유재석이 '좋은 게 좋은 거다'식으로 무조건 호인이기만 했다면 결코 1인자의 자리를 지키지 못했을 겁니다. 자신의 원칙과 철학을 지키고 이를 바탕으로 리더쉽을 발휘했을 때 비로소 호인의 매력이 빛을 발하는 것이겠지요. 그는 예능계의 최강자이기에, 그의 주변엔 이해타산에 얽힌 수많은 관계자로 둘러싸여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엔 숱한 금전이 더불어 움직일 수밖에 없지요. 만약 원칙 없는 온정만 있었다면 이는 모두의 비극이 되고 말겠지요. 자고로, 리더가 사람만 좋고 원리원칙이 없을 때 그 아랫사람들은 엄청난 재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온정에 마구 치우치는 사람을 흔히 우유부단하다고도 말합니다.

계약은 정당히 이행되어야 하며, 어긋난 것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을 때 모든 관계는 온전히 지켜질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야, 방송에서 출연자가 결혼 선물로 냉장고를 요구해도 흔쾌히 선물할 수 있는 것이고, 수년째 거액의 기부금을 남몰래 쾌척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유재석이 아쉬웠던 것은 금전이 아닌 원칙이었고, 그가 작금의 상황에서 지켜낸 것 역시 방송사와의 정당한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연예블로그 (http://willism.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속에서 살지만, 더불어 소통하고 있는지 늘 의심스러웠다. 당장 배우자와도 그러했는지 반성한다. 그래서 시작한 블로그다. 모두 쉽게 접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을 시작으로 더 넓은 소통을 할 수 있길 고대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