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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LG:두산 - LG 주키치, 불운 씻어낸 9승[블로그와] 디제의 야구 이야기
디제 | 승인 2011.09.15 09:48

어제 맞대결에서 패하며 6위 두산에 승차 없이 쫓긴 5위 LG가 선발 주키치의 호투와 모처럼 터진 타선에 힘입어 승리하며 6위 추락을 면했습니다.

두산전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73의 우수한 평균자책점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지원을 얻지 못해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주키치는 오늘 12득점을 지원받으며 6.2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9승에 안착했습니다. 주키치는 169.2이닝으로 기아 윤석민을 제치며 최다 이닝 1위로 다시 올라섰는데 함께 선발진을 이루고 있는 박현준과 리즈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었음을 감안하면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최다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합니다.

   
▲ LG 선발 주키치 ⓒ연합뉴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빡빡한 선발 로테이션에 불펜 등판까지 겹쳐 지친 주키치의 구위가 시즌 초반만 못하다는 사실인데 남은 경기에서 보다 여유롭게 등판할 수 있도록 로테이션을 배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까지 LG 유니폼을 입었던 외국인 투수 중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해리거가 2000년 17승 10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225이닝을 소화한 뒤 이듬해인 2001년 8승 11패 평균자책점 4.62에 그치며 재계약에 실패했던 전례를 거울삼아야 할 것입니다. 내년에도 LG가 주키치와 재계약하려한다면 4강 싸움이 물 건너 간 지금에 와서 무리하게 등판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로테이션에 여유를 주는 것이 주키치의 10승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1회초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 주키치가 선취점을 내주지 않으며 위기를 넘기자 LG 타선은 1회말 4점을 뽑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습니다. 이병규의 적시 2루타로 선취 득점한 이후 계속된 무사 2, 3루에서 박용택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추가 득점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작은 이병규의 3점 홈런으로 4:0으로 벌리며 초반 승세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4회말 1사 1루 서동욱 타석에서 초구 치고 달리기 작전이 간파당해 1루 주자였던 작은 이병규가 피치 아웃에 걸려 2루에서 아웃된 것인데 작은 이병규의 무릎 상태를 감안하면 치고 달리기 작전은 자칫 선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시하지 않는 편이 나았을 것입니다.

6회말 타자 일순하며 8득점해 12:1로 벌어진 뒤 박종훈 감독의 투수 교체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습니다. 100개의 투구수를 넘긴 주키치의 강판 시점은 그런대로 적절했지만 11점차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희가 등판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한희는 LG 불펜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지니고 있어 마무리 송신영 앞에 기용되는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 기용되었는데 오늘은 승패가 갈린 경기 후반에 등판했습니다. 프라이머리 셋업맨이라면 비슷한 상황인 박빙의 리드에서 반복 등판하는 것이 선수 본인의 적응을 위해서도 바람직한데 오늘 한희는 프라이머리 셋업맨과는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서의 등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필승 계투진의 투수가 등판하는 것은 첫째, 그 투수가 등판한 경기가 4일 이상 이전이라 실전 감각을 상실하지 않도록 배려하거나 둘째, 3연전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경기라 다음 날 상대 타선이 타격감을 찾지 않도록 억누르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한희는 9월 11일 대구 삼성전에 등판해 2이닝을 소화해 실전 감각을 상실이 우려되지 않았으며 오늘 경기가 두산과의 2연전 마지막 날이라 상대 타선이 타격감을 찾지 않도록 억누를 필요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한희는 내일부터 시작되는 SK와의 2연전을 감안해 등판시키지 않고 아끼는 편이 나았지만 4타자를 상대로 1홈런 포함 3피안타 1사구로 4실점하며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며 평균자책점만 치솟게 되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진 한희도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나 매일같이 바뀌는 타순 못지않게 불펜 투수들의 보직도 마구 파괴해 투수들이 자신의 보직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박종훈 감독의 무원칙한 기용이 더 큰 문제입니다. 한편으로는 한희에게 몸을 푸는 것을 늦게 지시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표현처럼 한희가 두산 타선의 타격감을 살려주는 바람에 뒤이은 김선규도 2실점했습니다.

애당초 처음부터 이대환을 주키치의 구원으로 7회말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올려 경기 종료까지 2-3점 정도 줄 계산을 하고 혹시 이대환이 대량 실점할 경우 김선규와 한희를 대기시켰다가 순서대로 등판시키는 편이 나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박종훈 감독의 투수 기용은 정석적인 투수 기용에 역행하는 것이었으며 결과도 좋지 못해 LG의 낙승으로 마무리 되었어야 할 경기가 종반까지 어수선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차후 한희와 김선규에 대해 두산 타자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며 한희와 김선규도 찜찜한 기억을 안고 두산전에 등판해야 할 것입니다. 11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아웃 카운트 1개를 잡기 위해 한희와 김선규를 투입한 것은 한마디로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 셈입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디제  tomino@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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