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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여성 착취해서 방송 만드는 상암DMCTBS '상암미디어여성페어' 토크 콘서트...상암DMC 미디어종사자 66% 비정규직, 그 중 49.9% 여성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10.21 17:58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TBS가 본사가 위치한 상암DMC의 여성 비정규직 방송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조명했다. 월 50만 원을 받고 일하는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부터 워킹맘인 18년 차 방송작가까지, 미디어산업단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TBS는 21일 <2020 상암미디어여성페어> 토크 콘서트를 개최, ‘상암DMC여성비정규직지원공동사업단’이 조사한 여성 노동자들의 실태를 알리고 처우 개선방법을 모색했다. 2019년 서북권직장맘지원센터의 ‘서울시 서북권역 미디어산업 종사자 일 생활균형 실태조사연구’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마포구, 서대문구 미디어산업종사자의 66%는 비정규직이며 그 중 여성 비율은 49.9%로 나타났다.

TBS 유튜브로 방송된 <2020 상암미디어여성페어> 토크콘서트 중 여성 미디어 비정규직 종사자의 인터뷰 모습 (사진=TBS)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프리랜서 이야기를 방송에서 한다는 게 놀랍다”며 “방송사에는 정규직이 3분의 1, 방송사와 직접고용계약을 맺은 비정규직·파견직원 3분의 1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1/3은 특수고용노동자들로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지 못하는 이들이다. 이 중 4/5가 여성이고, 이들 중 85%는 2030 여성청년”이라고 밝혔다. 

양지윤 서울시 서북권직장맘 지원센터 센터장은 “작년 비정규직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2/3가 여성이었다. 서울시가 상암DMC를 미디어산업단지로 만들면서 미디어 관련 기업이 집중적으로 몰리게 됐고 이들 대다수가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말했다. 상암DMC에 KBS, EBS를 제외한 주요 방송사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방송사 포함 100여 개(2018년 기준)의 미디어 기업이 밀집해있다. 

2030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시간 당 천원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윤아(가명) 패션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는 “하루 10시간 이상씩 일하고 받은 첫 월급은 40만 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문제 때문인데 면접을 가면 ‘우리는 이 이상 못 줘’라고 말하며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최저시급이라도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월 40만 원이면 한 시간에 천 원도 못 받는다“고 했다.

프리랜서 조연출로 일하는 김선영(가명)씨는 “어제 한 달 넘게 촬영한 광고 프로젝트가 끝났는데 50만 원 받았다. 저희는 스태프 계약서도 쓰지 않고 근로계약서 없이 프로젝트라는 명명하에 건수대로 돈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막내작가인 박선희(가명)씨는 “방송작가라는 직업을 그만두는 게 최선이 아니라 미래가 보이는 직업, 내가 꿈꿀 수 있는 직업, 정당한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직업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디어 종사자들이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근로계약서 미작성 문제’ 때문이다.  김종진 연구위원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15시간 이상 일을 시켜도 아무 문제 없다”며 “다만 이들은 노동위원회에 근로자 지위를 물을 수 있는데 전속성, 상부 지시를 받는 구조, 출퇴근 시간이 있다는 점을 따져보면 이들은 모두 근로자 지위가 인정돼야 하는 근로자”라고 했다.

이어 “최근에 패션어시스트 관련 조사를 했는데 평균 월급이 97만 원이었고 하루 평균 12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왔다. 평균 연령이 26.3세였고 96%가 여성이었다”라며 “업계가 여성 청년들을 착취해서 만드는 노동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지윤 센터장은 “프리랜서들은 근로시간 제약이 없다. 근무형태가 포괄적이라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지는데, 정규직 응답자는 100% 고용보험에 가입됐지만, 계약직의 경우 80%만 가입, 파견직은 더 낮았다”며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처지가 얼마나 열악한지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2020상암미디어여성페어> 토크 콘서트 (사진=TBS)

21일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가 공개한 ‘드라마 스태프 노동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스태프 대부분은 현장에서 감독, 제작사, 방송사 등으로부터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인격 무시 발언을 들었다는 응답자는 44.8%였고, 욕설(37.9%), 폭행(7.9%), 성희롱·성추행(0.3%)이 뒤를 이었다.

김종진 위원은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프리랜서들은 은행대출, 고용불안뿐 아니라 일하는 과정에서 인간다운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게 확인됐고 표준계약서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며 “임금실태조사를 보면 리포터가 98만원. 작가, 캐스터, 편집자가 190만 원을 받더라.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는 기본적인 일터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기에 ‘노동 밖의 노동’이라는 말을 듣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출산, 육아, 가정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진다. 8살의 아이를 키우는 박선영 TBS 작가는 “작가는 모성권에 대한 배려를 못 받는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올해로 18년차 작가인 박 씨는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프리랜서에게도 동등한 혜택 제공을"

김종진 위원은 “TBS의 작가들은 2000여 명이 넘는 작가 중 10명도 안 되는 사례”라며 “근로자는 유급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이 제공되지만, 프리랜서의 경우 출산급여 150만 원뿐이다. 이들의 삶을 바꾸는 건 모든 권리를 동등하게 지원해주는 식으로 제도를 바꾸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테두리 안에서 보장되는 것을 프리랜서에게도 적용해주는 포괄적인 방식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방송산업에 여성 프리랜서가 많다고 본다면 이제는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사 차원에서는 영국의 공영방송BBC처럼 프리랜서와 온라인 계약을 의무적으로 맺고, 사소하지만 비정규직 스태프들에게 출입증을 제공하는 사소한 차별부터 없애는 문화로 바꿔가야한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근로자성을 인정받으면 많은 게 나아질 거라고 본다”며 “출산휴가, 육아휴직은 프리랜서들이 적용받지 못하기에 법제화된 것들이 실효성 있게 활용되게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현재 마포구에서 운영중인 ‘예술인자녀돌봄센터’를 늘리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예술인자녀돌봄센터’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돼 주말에 일하는 프리랜서들에게 인기있는 돌봄기관이다.

<2020상암미디어여성페어> 토크 콘서트는 ‘상암DMC여성비정규지원공동사업단’과 TBS TV <시민영상특이점>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공동사업단’은 방송작가유니온,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서울노동권익센터, 서울시서북권직장맘지원센터, 마포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마포민주의집,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모여 지난 4월 발족했다. 해당 방송분은 11월 4일 저녁 8시 10분 TBS TV<시민영상특이점>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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