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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앱통행세 30%' 강제, 현행 국내법으로 규제 가능"[한국OTT포럼 세미나] 디바이스-OS-앱마켓-앱결제로 이어지는 시장지배력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10.20 17:3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구글이 자사 앱마켓에서 판매되는 모든 앱에 30% 수수료를 적용하는 '인앱결제' 방침을 내년 강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해외사업자에 대한 규제 실효성 확보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해외사업자 규제를 위한 국내법 개정이 자칫 FTA(자유무역협정)에 저촉돼 소송전과 국제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는 비교적 명백한 독점적 지배력 남용행위로 국내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20일 정종채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는 '한국OTT포럼'이 주최한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의 반독점적 행위에 대한 고찰' 세미나에서 "구글은 규제를 새로 만들어서 자신들에게 규제를 가하면, 자신들이 한국시장에 들어올 때 없던 규제를 불리하게 만들었다고 할 것이다. ISD(투자자-국가 간 소송)제소 대상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변호사는 "하지만 없는 규제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래부터 공정거래법에 있었던 끼워팔기, 지배력 남용 금지, 우월적 참여자에 대한 규제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원래 있던 법제를 분명하게 구체화한 것에 불과해 ISD 제소 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20일 한국OTT포럼이 주최한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의 반독점적 행위에 대한 고찰과 국내 법제도 대응의 실효성 제고 방안 모색' 특별 세미나 (한국OTT포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ISD는 외국에 투자한 투자자가 상대국가로부터 협정상의 의무나 투자계약을 어겨 손해를 입었을 경우 상대국 정부를 상대로 국가중재를 신청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한미FTA 체결 때 이 조항이 포함됐다. 공정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에는 역외적용 조항이 있지만 한미FTA에 따른 ISD 제소 등의 우려로 해외사업자 규제 실효성 이 자주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 변호사는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참석해 "공정거래법에 해외의 행위라도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면 적용 가능하다는 역외적용이 있고, 구글과 애플 모두 자신들이 각국의 경쟁법에 따른다고 천명하고 있다"며 "당연히 우리법이 적용된다. 미국·유럽은 규제필요성이 떨어지지만 한국은 국내 토종 플랫폼이 살아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듯 우리가 더 주도해 나가면 다른 나라 법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유석 오픈루트 실장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규정이나 공정거래법상으로 구글 인앱결제 확대 관련 규제가 가능한지 여부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며 "우월적 지위남용에 대한 모니터링과 해외사업자에 대한 규제 실효성 담보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소영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그동안 통신회선이 통신시장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게이트키퍼여서 규제를 했다면, 앱마켓 사업은 소프트웨어 차원의 게이트키퍼 역할로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며 "OS 지배력이 앱마켓으로 전이되는 상황에서 게이트키퍼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전기통신사업법에 통신시장 저해행위를 구체화해 금지행위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일러스트=연합뉴스)

구글은 지난달 말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되는 앱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결제는 의무적으로 구글의 내부 결제 시스템(인앱결제)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게임앱에만 30% 수수료를 적용해 온 구글이 일반앱(수수료 10%)에서도 30% 수수료를 걷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음악, 동영상, 웹툰 등 모든 앱에서 결제 금액의 30%는 구글이 가져가게 된다. 국내 사업자 수익 악화와 소비자 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글이 이 같은 방침을 강행할 수 있는 배경엔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이 있다.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StatCounter) 기준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점유율은 2019년 8월 기준 구글 안드로이드 76.23%, 애플 iOS 22.17%다. 한국의 경우도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73.38%에 달하고 있다.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모바일 콘텐츠 산업현황 실태조사'에 따른 국내 앱마켓 점유율과 수수료 현황을 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63.4%(매출액 5조 9996억원), 애플 앱스토어 24.4%(2조 3086억원), 이통3사·네이버의 원스토어11.2%(1조 561억원) 순이다. 

애플의 경우 처음부터 '30% 수수료' 정책을 고수해왔지만 구글은 지난 10여년간 오픈소스(무상서비스)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때문에 70%대의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구글이 인앱결제 확대적용을 통해 사실상 독과점 수익을 꾀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종채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왼쪽), 김유석 오픈루트 실장 (한국OTT포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국내법 적용 가능성을 높게 본 정 변호사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이 규제 적용의 관건이라고 봤다. 그는 최근 미국 하원 법사위 반독점 소위가 발표한 '디지털 시장 경쟁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구글·애플 등 글로벌 앱마켓 기업의 '독점 지배력 전이' 과정을 설명했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미 하원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의 시장 지배력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로부터 전이돼 구축·강화된다고 판단했다. 하나의 앱마켓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분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디바이스와 OS에 따라 각각의 시장에서 독점적 앱마켓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미 하원은 이 보고서에서 인앱결제 강제가 개발자 혁신을 저해하고 소비자 가격부담을 키운다고 결론냈다. 

정 변호사는 이 같은 점에 비춰볼 때 애플과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뿐이라는 구글 측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애플이 죄가 없다면 누가 나한테 돌을 던지겠냐고 하는 것인데, 실제로 전 세계 경쟁법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는 항변이다. 애플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고 애플의 행위가 문제없다면 그걸 따라한 구글의 행동은 막을 수 없다"면서 "그러나 애플은 디바이스부터 시작되는 지배력으로 별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앱마켓 시스템 일부의 강력한 독점자"라고 설명했다. 

김유석 오픈루트 실장도 "(구글의 인앱결제는)시장지배력에서 시작되고 있다. OS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앱마켓 시장지배력으로 전이되고, 앱결제 시장의 지배력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라며 "특정 시장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다른 시장에서 일방적으로 거래조건을 통제하고 부당한 거래거절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결제 수수료가 신용카드, 계좌이체, 휴대폰결제 등에 비해 지나치게 높지만 수수료 자체를 문제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사업자의 영업자유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문제는 (수수료 산정의)근거가 애플 앱스토어뿐이라는 것이다. 이해관계자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런 정책을 선언한 것은 오로지 구글의 주주이익 봉사로 상생노력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국장은 구글의 인앱결제 확대로 국내 기업들이 맞이한 상황을 재차 강조했다. 김 국장은 "점유율을 떠나 구글은 여러 유료서비스들을 하고 있다. 그중에는 동영상 서비스도 있다"며 "OTT의 경우 타인의 저작물을 유통하는 경우가 다수이고, OTT 사업자 영업이익은 30% 정도다. 인앱결제 수수료와 비슷한 수준의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앱서비스 사업자가 수익의 전부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시사한 것이다. 김 국장은 "국내 사업자는 사업을 해야할지, 포기할지 기로에 서는 상황에 직면하는 한편, 구글에게는 수수료 이점을 얻어 타 서비스 이용자 확보와 영향력 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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