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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 질러대지 않고 1위, 나가수 고음중독 벗어나나[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1.09.12 08:53

자우림만큼 나가수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팀도 없었다. 시작과 함께 1위를 차지하는 일은 나가수에서 흔한(?)일이지만 곧바로 7위로 곤두박질치는 것 그것도 계속해서 6,7위로 주저앉는 일은 결코 흔한 경우는 아니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11일 방영된 나가수 6라운드 2차 경연은 그런 자우림이 다시 한 번 급상승하며 도무지 중간쯤 가는 걸 용납 못하는 그들만의 튀는 색깔을 과시했다.

자우림은 그들이 나가수에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고백을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우림보다는 나가수에 맞춘 편곡을 시도했음도 밝혔다. 대관절 나가수용 편곡이란 무엇일까? 얼핏 떠오르는 것은 반드시 곡이 끝날 즈음에 고음역대의 하이라이트를 넣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김범수나 박정현 등의 솔로가수가 보였던 것 이상이 되기는 힘들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어떤 부분이 나가수용 편곡인지는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어쨌든 자우림은 탈락위기 상태에서 1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됐고 6라운드 탈락은 면할 수 있었다.

   
 
이번 자우림의 2차 경연 1위에는 한 가지 독특한 현상이 담겨졌다. 보통은 나가수 자문위원단의 1위 예상과 청중평가단의 선택이 엇갈려왔는데 이번에는 어쩐 일인지 전문가들의 지지와 청중평가단의 투표가 얼추 맞아떨어진 것이다. 500명이라는 적지 않은 사람들을 일일이 인터뷰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결과인데 조심스레 짐작하자면, 이제 청중평가단들도 단순히 고음역의 가창력만 보고 표를 던지지는 않겠다는 태도변화가 아닐까 싶다.

사실 나가수가 지금까지 오면서 고치지 못한 가장 큰 문제점이 편곡의 획일성이었다. 그 이유는 청중 평가단을 공략하기 위한 필요악적인 유혹이었고 지금까지 대부분은 그렇게 해왔다. 그것에 염증을 느낀 이소라는 결국 자진하차나 다름없는 선택을 했고, 나가수 명예졸업제도가 생길 즈음의 YB 역시도 같은 고민을 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자우림이 나가수와 잘 맞지 않는다고 고백하게 된 내용 역시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말은 나가수용이라고 했지만 이번 자우림이 연주한 신해철의 재즈까페는 정확히는 나가수용이라 하기는 어렵다. 단지 자우림적인 편곡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는 없다. 그렇게 나가수에서 평가받는 너무 단선적인 측면에 노골적으로 손잡기가 쑥스러웠던 자우림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연주가 끝난 후 모든 멤버가 손을 잡고 인사를 했다고 한다. 물론 그 마지막은 적어도 이번 주는 아니었다.

   
 
그들 스스로도 각오한 결과였지만 청중평가단은 그 결심을 돌려세웠다. 아직은 더 나가수 안에서 자우림의 색깔을 보여 달라는 주문이었을 것이다. 그것을 청중평가단의 성숙된 변화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성급하고도 부족한 상황이다. 단지 가을이라서 운 좋게 재즈터치가 잘 먹힌 우연한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앞으로도 서너 주 정도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진작에 이소라, 김범수 등이 시도했던 질러대지 않는 노래들은 번번이 청중평가단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사실 7라운드를 버티고 명예졸업장을 받고 나가수를 떠난 박정현과 김범수 모두에게도 자신들의 무대에 대한 뮤지션으로서의 아쉬움 혹은 부끄러움도 없지 않을 것이다. 어떤 노래를 부르건 고음을 질러대야 하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를 갖지 않았다면 그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나가수가 한국 최고의 가수를 의미하는 대명사로 굳어졌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럽게도 질러대기만 한다는 일각의 냉소 역시 피할 수 없었다.

예컨대 90년대 가요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조동진의 노래들은 도무지 나가수에서 부를 수가 없거나 원곡을 유린하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가능하다면 분명 문제가 된다. 이번 자우림의 1위가 이제 청중평가단이 마침내 고음 중독에서 벗어나는 시작점이 될지 아닐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나가수가 단 500명의 청중평가단이 아니라 더 많은 시청자 그리고 그보다 앞서 가수 본인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변화일 것이다.

자우림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나가수에 맞는 음악이 아닌 자신들에게 맞는 음악을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을 때 나가수는 모든 면에서 떳떳해질 것이다. 일곱의 가수가 노래만 달랐지 모두 한가지나 다름없는 편곡의 기술에 얽매여서는 제대로 된 노래일 수는 없다. 나는 가수다가 나는 지른다를 벗어나가 위해서는 우선 절대권력인 청중평가단의 귀가 고음중독부터 벗어나야 할 것인데 이번 6라운드 2차 경연의 결과가 그 시작점이 되어줄지 기대를 해보고 싶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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