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EBS가 인기캐릭터 '펭수'를 둘러싼 ‘자회사 갑질 논란’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문을 냈다.

EBS는 16일 “EBS가 자회사 EBS미디어의 펭수 관련 사업권을 빼앗고 캐릭터 개발자들에게 갑질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펭수 캐릭터와 <자이언트 펭TV>는 EBS에서 기획·제작했으며 콘텐츠 제작은 전적으로 EBS 영역이었다"고 밝혔다.

EBS 인기캐릭터 펭수 (사진=연합뉴스)

EBS는 펭수를 포함한 EBS 콘텐츠와 캐릭터, 도서, 공연물 등은 모두 EBS가 개발한 EBS의 지적재산이며 EBS미디어에 위탁됐던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은 EBS가 본래 진행하던 사업 중 일부를 대행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은 '펭수', '뿡뿡이', '번개맨' 등 캐릭터의 이름과 디자인을 상품에 사용하도록 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으로 지난해 11월 '사업이탁개별협의서'를 맺고 EBS로 이관됐다.

EBS 설명에 따르면 EBS미디어는 지난해 1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영업이익이 9,800만 원에 불과했으며 이 중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에서 2,200만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은 약 900만 원으로 EBS는 해당 사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판단, EBS 사업으로 이관했다.

EBS미디어가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을 뺏겨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업권 조정으로 인한 EBS미디어의 매출감소 추정액을 보전할 수 있도록 EBS에 지급하는 저작권료의 요율을 하향 조정했으며, EBS 브랜드를 활용한 신규 사업 허용, 채널 영업대행료 지급의무를 면제했다”고 밝혔다.

EBS 자회사 갑질 논란은 지난 14일 JTBC 보도 <‘매출 100억’ 펭수 키웠더니…EBS, 자회사 상대 갑질>과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다.

JTBC는 EBS가 지난해 11월 EBS미디어로부터 인기 캐릭터 '펭수', '번개맨' 등 7개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을 가져오는 대신 사옥경비, 청소, 시설관리, 고객센터 등 아웃소싱 사업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EBS미디어 직원은 JTBC 보도에서 “출판 캐릭터 경력자, 교육 전공자 그런 사람들을 청소용역, 시설관리, 고객센터 사업을 시키겠다고 하니 갑질에 황당했다”고 말했다.

김명중 EBS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E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해당 보도를 언급하며 “EBS미디어가 2012년 출범한 뒤 캐릭터 사업을 본사로 이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인기를 얻는 ‘펭수’ 사업만 지난해 11월 사업이탁개별협의서를 진행하며 이관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번개맨, 뿡뿡이 등 주요 캐릭터가 EBS로 이관된 뒤 올해 11월까지 EBS는 광고모델 및 협찬, 이미지 라이선스, 라이선스 상품 사업으로 105억 원의 수입을 얻었다”며 “EBS미디어의 작년 한 해 매출인 117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한 의원은 “EBS미디어가 라이선스 사업을 가져오면서 잉여인력이 된 EBS미디어 직원들에게 아웃소싱을 제안했다. 캐릭터 개발하던 이들이 사옥청소를 한다? 이는 갑질”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명중 EBS사장은 “염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면서도 “자회사-모회사 간 갑질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캐릭터 사업을 EBS로 이관한 이유에 대해 “캐릭터 사업의 경우 법률 전문성이 필요한데 자회사에는 전문가가 없어 3명의 변호사가 있는 EBS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100억 원의 수익은 EBS에서 35명의 팀원들이 펭수를 키워내고, 여러 기관과의 콜라보를 통해 광고수익을 낸 것으로 단순히 캐릭터를 팔아 105억 원을 만든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EBS미디어의 수익을 뺏어갔다는 표현은 과하다”면서 “모회사가 자회사의 적자를 내버려두는 것도 100% 주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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