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2가 마침내 시작된다. MBC로서는 슈퍼스타K의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넘어서 하나의 독립된 컨텐츠로서 그리고 지상파의 자존심을 지켜줄 대항마로서 '위대한 탄생2'에 거는 기대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전망은 밝지 않다.

물론 위대한 탄생1의 경우는 시청률부분에서 분명 성공한 작품이었다. 2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슈퍼스타K보다 위대한 탄생이 객관적으로 더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순 수치를 제외하고 그 실체를 보면 위대한 탄생이 보여준 성공적인 시청률의 의미는 크지 못한 편이다. 위대한 탄생이 보여준 시청률은 '위대한 탄생'이라는 프로그램의 재미보다는 '노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선호'와 '지상파방송'이라는 외적 상황에서 유발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그것이 위대한 탄생이 슈퍼스타K에 비해 대중적 호응도가 적고 이슈도 많이 만들어 내지 못했던 이유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시작될 위대한 탄생2와 슈퍼스타K3의 맞대결에선 어떤 결과가 나올까?

시청률은 박빙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케이블 보급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케이블에서는 2~3%만 나와도 성공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지상파 방송에 비해 케이블 방송이 시청률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러나 이미 슈퍼스타K는 9%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다가 시청률이 급속도로 향상되는 '슈퍼위크' 기간의 방송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지상파'를 등에 업은 위대한 탄생2와 거의 박빙으로 싸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박빙만 되어도 이것은 완벽한 슈퍼스타K3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예선보다는 본선을 본선보다는 결선을 즐긴다. 특히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그 강도가 더하다. 예선을 통해서 마음에 드는 인물들을 발견하고 본선을 거쳐 결선으로 가는 과정을 같이 지켜보면서 참가자에 대한 심리적 동질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기본적 성향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뒤로 갈수록 충성도가 높아진다. 슈퍼스타K3는 이미 예선을 치렀다. 이제 본격적인 본선 무대로 진입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제 막 시작한, 그래서 참가자들에 대한 어떠한 심리적 동질성도 주지 못한 위대한 탄생2보다는 슈퍼스타K3를 볼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주 시청률에서 슈퍼스타K3가 위대한 탄생을 압도한다면 슈퍼스타K3 방송 내내 똑같은 컨셉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케이블이 지상파를 눌러버리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본격적으로 방송계의 환경 자체가 바뀌어 버리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시청률을 떠나 화제성에서도 위대한 탄생2가 슈퍼스타K3를 이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슈퍼스타K3는 이미 권위 있는 방송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즌 3에서는 벌써부터 대단하다고 느낄 정도의 인재들이 가득 차 있다. 마치 시즌 2의 탑4였던 존박, 장재인, 김지수, 허각 같이 엄청난 인재들이 탑10에 꽉 차고도 남아 넘칠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이렇게 훌륭한 실력의 참가자들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슈퍼스타K3의 권위가 대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출연자만으로도 슈퍼스타K3가 위대한 탄생2를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슈퍼스타K3는 참가자 중심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2는 멘토 중심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초점이 멘토에 맞춰져 있는 위대한탄생2는 슈퍼스타K3보다 후반부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목표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일진데, 위대한 탄생2는 스타멘토의 탄생으로 끝날 개연성이 있다. 위대한탄생1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김태원멘토'이기 때문이다. 만약 연출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결국 화제성, 그리고 충실도에서도 위대한 탄생2가 슈퍼스타K3를 이길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누가 봐도 슈퍼스타K3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지상파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위대한 탄생2가 통쾌한 반격으로 시작할지 아니면 슈퍼스타K3가 기존의 기득권과 정면으로 부딪혀 새로운 세상을 열어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어쩌면 정말 재밌는 것은 오디션의 승자가 누가 될지보다는 케이블과 지상파의 자존심을 건 한판이 아닐까 싶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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