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씨X 꺼져, 비켜! 아씨 그냥 확!"

지난 2일, 김포공항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뭔데 또 욕 소리가 들려?"하는 마음에 깜짝 놀라 게이트 쪽을 쳐다봤다. 연예인 팬들인 듯한 느낌의 사람들이 보이고, 누가 또 저렇게 연예인 행세를 하나 별 생각 없이 쳐다봤다. 근데 직원이 딱 보면 알 정도로 인지도가 있는 연예인은 아니어서, 옆에 있는 동료 직원에게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ㅈ모 그룹 아이돌이란다. 2~30명 있었나? 그렇게 많지 않은 팬들을 돌려세우는 매니저의 목소리였다. 팬들보다 컸던 매니저의 목소리는 그 전날 이승기가 포토타임에 팬미팅까지 하고 간 '매너'와 대비되는 진풍경이었다.

사실 팬들은 탑승자 명단을 알고 시간에 맞춰 오는 게 아니다. 첫 비행기 내릴 때부터 연예인 보겠다고 소위 '죽치고' 앉아있는 것인데, 연예인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약 10초. 그 이상은 힘들며, 잘못했다간 이렇게 욕까지 먹는다. 이 모습을 본 김포공항의 한 직원은 "이런 사람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인기 있는 연예인들이나 소위 `듣보`(듣고 보지도 못한)라 불리는 아이돌 그룹들도 본인들이 무슨 헬렌켈러인 것 마냥 안 보이는 듯 팬들을 무시하며 지나간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얼마 전 모인기 아이돌 그룹의 경우 '팬 폭행 동영상'이라는 이름으로 동영상이 올라왔었다. 연예인 가까이 가는 팬을 매니저가 때리는 모습을 동영상에서 볼 수 있었는데, 소속사 측에서는 루머라고 관련 글을 모두 삭제했다는 후문이다.

사생팬에 대한 처우를 말하는 게 아니다. 연예인들 또한 사생활이 있고 그것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므로 사생팬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을 좋아하고 한 번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만들어 그런 것으로 돈을 벌면서, 자신들의 얼굴을 보러 온 팬들에게 인사는커녕 매니저들은 욕과 때때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사진 찍고 인사하는 게 그리도 어려운가?

"매니저가 욕했으니 가수는 상관없는 거 아니냐?"라는 말은 설명이 필요 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가수들은 힘이 없으니 잘못이 없다? 그것 또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도대체 기획사는 팬들을 무시하는 것이 연예인들을 우상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이미지 관리가 생명인 연예인이 그런 비상식적인 행위가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어처구니가 없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당신들이 가진 그 권력이 누구로부터 오는지 기억하라". 연예인들 또한 그 인기가 누구로부터 오는지 기억하고 행동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그런 '척'이라도 하라. 팬 무시하는 연예인은 인기 얻을 자격도 없다.

'소통'을 통한 미디어의 확장공사를 그리는 블로그(mediaparadiso.com) 운영.
한 때는 가수를, 한 때는 기자를 꿈꾸다 현재는 '법'을 배우고 싶어 공부중.
"내가 짱이다"라고 생각하며 사는 청년. 일단 소재지는 충북 제천. 트위터(@Dongsung_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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