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KBS 사장이 조대현, 김영해 KBS 부사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한 가운데 후임 부사장으로 길환영 콘텐츠본부장이 임명됐다.

▲ 2월 15일 발행된 KBS 새노조 노보 1면 캡처.

KBS이사회는 9일 오전 7시 30분부터 3시간 가량 진행된 긴급 이사회에서 길환영 본부장의 부사장 임명 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임명동의안 가결은 비밀 투표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총 11명의 KBS 이사들 가운데 10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1명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이상인 KBS이사회 대변인에 따르면, 김인규 KBS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2명의 부사장 교체 배경에 대해 "임기 후반기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말했다.

또, 김인규 사장은 '경영효율성'을 이유로 2명의 부사장을 두었던 현재의 체제를 '원톱'으로 바꿨으며, 본부장의 책임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체 배경으로 지목됐던 김영해 부사장과 최철호 기획예산국장의 다툼 등과 관련해서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길환영 신임 부사장은 올해 초 KBS 새 노조 소속의 콘텐츠본부 조합원 46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신임투표에서 88%의 불신임을 받은 바 있어 부사장 임명을 놓고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매우 거셀 것으로 보인다. 길환영 신임 부사장은 김인규 사장 취임 직후인 2009년 11월부터 TV제작본부, 콘텐츠본부 수장으로 재임해왔으며 김미화 블랙리스트 논란, 천안함 성금 모금방송, 이승만 특집 강행 등의 사건으로 '정권찬양, 편파방송의 종결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길환영 신임 부사장은 9일 긴급이사회에 부사장 후보자 신분으로 참석해 "공영방송 확립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부사장으로서 회사 내 임직원들, 노조와의 소통을 중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인 KBS이사회 대변인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회의 도중 길환영 본부장 재임 시절 벌어졌던 논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이사들도 일부 있었다. 신임 투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KBS는 이사회 직후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부사장 교체에 대해 "김인규 사장 출범 이후 임원진 전원이 교체돼 김 사장 체제 후반기 KBS의 인적쇄신을 마무리했다"고 자평하며 "오늘(9일) 오후 공석이 된 콘텐츠본부장과 국장 등 후속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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