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신의 라임자산운용 사태 금품수수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를 '가짜뉴스 진원지'로 규정하고 "이번 기회에 분명히 고쳐놔야겠다"고 말했다.

강 전 수석은 15일 광주CBS라디오 '매거진'에 출연해 "조선일보가 문제다. 조선일보는 폐간해야 될 정도로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신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은 김봉현 씨는 이강세 씨한테 5천만원을 줬다, 그런데 이강세 씨는 1천만원 밖에 안 받았다 해서 재판이 붙어있다. 5천만원을 줬든 1천만원을 받았든 그건 저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2일 오전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서 조선일보는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8일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강 전 수석에게 금융감독원 조사 무마를 청탁할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는 진술이다. 이 대표는 강 전 수석을 만난 것은 사실이나 김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아울러 강 전 수석은 조선일보와 기자 3명에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강 전 수석은 "둘 다 구속됐고 횡령과 여러 가지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금융 사기꾼들 범죄인들의 다툼일 뿐"이라며 "보통 정치인 금품수수 사건이 발생하면 주는 사람이 있는데 받는 사람이 받았다 안 받았다가 쟁점이었는데, 지금 저의 경우는 저한테 누가 줬다는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강 전 수석은 "이강세 씨도 줬다는 사람이 아니고 '김봉현 씨도 줬을 것이다'이지 본인이 직접 준적은 없고 그래서 제가 참 어색해졌다"면서 "분명한 사실은 조선일보가 문제란 것"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강 전 수석과 이 대표가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 만났다고 진술했다. 강 전 수석은 "이강세 사장하고 저는 정치인으로서 만났다. 한 3년 만에 연락이 왔다"며 "'강 수선님 통화 가능합니까?' 문자가 왔다"고 했다. 이 대표는 광주MBC 사장을 역임했다.

강 전 수석은 "제가 반갑기도 해서 전화를 드렸더니 한번 보고 싶다기에 일요일 오후 시간에 청와대 제 집무실에 들어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러다 이강세 대표가 라임과 자기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내가 정무위 4년을 해봐서 아는데, 그건 금융감독기관에서 빨리 검사를 받으면 될 거다. 문제가 있으면 빨리 해소하시면, 오해가 풀리면 되지 않겠나'라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강 전 수석은 당시 청와대 만남 외에 다른 만남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 전 수석은 "검찰에서도 김봉현 씨가 뭔가의 횡령금액을 맞추다 보니까 돈이 어디로 갔나 추적했을 것이고, 특히 그중에 이강세 씨에게 흘러갔다고 하니 이강세 씨의 계좌도 보고, 또 정말 강기정에게 흘러갔는지 다 봤을 거라고 본다"며 "때문에 검찰에서 강기정에게 전달된 것은 없는 걸로 생각한다해서 저한테까지 수사는 하지 않았다. 제가 청와대 있을 때도 그렇고 , 제가 오래 전에 이강세 씨를 만났고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다 확인해줬다"고 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12일 사설 <펀드 게이트, 돈 안 줬다면 왜 줬다 진술하겠나>에서 "법정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위증죄로 처벌받는다. 형사처벌을 각오하고 주지도 않는 돈을 줬다고 거짓 진술할 이유가 있을까. 더구나 상대는 여권의 유력 정치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김 전 회장으로선 뇌물공여죄가 추가될 수 있다"며 "간혹 배달 사고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진술이 너무 구체적"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김 전 회장은 돈 받은 쪽에 대한 검찰 조사가 흐지부지될 기미를 보이자 법정에서 폭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밖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다른 핵심 실세에도 로비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 수사팀은 덮고 뭉갰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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