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탈세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만 해도 배용준이 세금 문제로 이슈가 됐었고 그 다음에 강호동 그리고 김아중까지 세금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1박2일 하차로 이미지가 급격하게 나빠진 강호동은 더욱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받으며 심지어는 고소까지 당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문제를 단순한 탈세문제 혹은 개인의 인격적 문제로 판단하는 것은 가장 쉽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그러길 원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연예인에 대한 이미지의 문제와는 별도로 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강호동이 탈세를 한 것이냐에 대한 문제부터 봐야한다. 머니투데이는 2011년 9월 6일자 기사를 통해서 '강호동의 경우, 문제가 된 건 국가가 인정하는 일정 공제비율인 '필요경비율'에 비해 비용이 과다하게 계상돼 과세대상 소득이 줄었다는 점'이라며 배용준의 경우 '필요경비율에 맞춰 신고했는데도 추징금 20여억원'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예인들의 세무를 아주 간단하게 알 필요가 있다. 결국 세금은 '번돈-벌기위해 들어간 비용', 즉 순수익을 가지고 일정한 비율로 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연예인들의 경우 '비용'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는 멤버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면서 회의를 했다면 이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 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개인이 쓴 돈 인지를 판단하기가 애매하다. 그래서 가장 쉬운 방법은 세무사에 맡기는 것이다.

실제 이런 문제는 개인사업자들 모두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세무사가 필요하고 보통은 세무사에 맡기고 말지 직접 나서서 어떻게 하기가 힘들다. 물론 세무사는 합법적으로 가장 적은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는 탈세가 아니라 국세청이 권장하는 '절세'이다.

다시 강호동 문제로 돌아오면, 강호동이 세무사에 '불법적으로라도 좋으니까 무조건 세금 줄여주시오'라고 말하지 않은 이상 이번 일은 세무사의 처리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 강호동은 잘못한 게 없고 세무사가 잘못한 것으로 물타기 하려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분들이 물론 있을 수 있지만 아니다. '세무사'가 일부러 조직적으로 탈세를 하고자 하지 않았다면 '세무사'는 나름의 규칙에 따라 비용처리를 했을 것이고 이건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세무사도 잘 못한 것은 없다.

여기에 대해 국세청이 '야 이건 비용으로 인정하기 좀 그래, 비용을 너무 많이 잡았어. 세금 더 내.'한 것이다. 이런 일은 정말 비일비재 하다. 심지어는 국세청이 세금을 과다로 책정해서 나중에 돌려주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다. 그러므로 추징된 금액을 성실히 납부하면 탈세범이라고 비난받을 필요는 없다. 물론 '조세범처벌법위반혐의'가 인정되어 검찰고발이 이어지고 법정에서 혐의가 입증되면 그때는 마음 놓고 비난을 해도 된다. 확실하게 부도덕하고 위법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구조적으로 해결책을 찾기도 쉽지는 않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연예인들이 세무사와 계약할 때 가장 보수적인 방법으로 세무 처리를 해달라고 직접요구하는 것 밖에는 없다. 사람의 인식이라는 것이 합법적으로 세금을 덜 낼 수 있으면 덜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긴다. 이건 절세라 불리며 사회적으로 매우 장려되고 있다. 하지만 연예인의 경우라면 '추징'자체가 나쁜 이미지를 가져올 수 있는 인식이 남아있는 한 가장 보수적인 세무처리를 요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일 것이다.

실제로 진짜 나쁜 것은 돈이 많으면서도 추징금조차 내지 않고 버티고 문을 잠가 버리고 했던, TV고발 같은 프로그램에 나왔던 그런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강호동의 탈세 문제가 비록 이슈인 것도 분명하고 안 좋은 이미지 때문에 아주 큰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라는 것은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지나가고 있는 수많은 사건들이 있다는 점은 한번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어떤 한 사람이 강호동이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고소를 한 사건보다 더욱 중요한 사건들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