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종목이나 역사가 쌓이다보면 그 종목이 주는 느낌과 깊이는 뚜렷하게 깊이를 더해갑니다. 30년을 맞이한 우리 프로야구. 이젠 그 역사에 얽힌. 여러 가지 추억들이 더해지며 그 깊이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데요.

600만 관중시대를 꿈꾸며 최고의 정점을 향해가는 서른 살의 프로야구는 지금의 영광만큼이나 아름다운 추억도 가득합니다. 야구중계를 보며 예전 프로야구 영상이 나올 때마다 뭔지 모를 울컥함을 느끼셨다면 그 추억들을 공감하실 듯.

과거를 공감하고, 지금의 프로야구를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그 역사들이 함께한다는 건 어느 종목에나 큰 힘이 됩니다.

몇몇 채널에서는 그런 과거 야구의 포인트들을 다시금 소개하는데, 이거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과거와 현재, 세대를 넘어서는 교차점, 야구장이란 공간에서 하나가 되는, 그러면서도 저마다의 추억을 고스란히 지켜가는, 프로야구로 인한 추억과 현재의 공감, 우리 프로스포츠 가운데 유독 프로야구에는 그런 감정의 교차가 많은 거 같습니다.

그런 두터운 팬 층의 바탕에는 과거 고교야구 시대, 70년대의 야구팬들이 있는데요.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 세대까지 겹쳐있는 프로야구엔 그런 추억의 교차점도 상당히 많고, 그런 점들을 공유하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그래서일까요? 과거 야구팬들에겐 아직까지도 라디오 중계의 가치와 의미가 상당히 크게 자리하는 듯하다는 거.

최신의 스마트폰으로 프로야구 어플을 통해 야구를 접하는 이들과 라디오 중계를 추억하는 이들이 같이 공감하는 소재, 프로야구. 향수어린 라디오의 야구는 포털이나 각종 매체를 통해 새로운 형태로 여전히 우리 곁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사실, 라디오 중계 자체를 듣긴 참 힘들어졌습니다만. 최근 포털에서는 라디오 형태의 스포츠 서비스가 많아졌습니다. 또 각 지역의 연고구단 라디오 중계는 늘 두터운 팬 층의 지지와 관심을 받고 있죠.

하루, 라디오 중계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누군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야구를 듣는 것, 듣다보면, 그 맛은 또 남다르다고. 듣는 야구의 맛을 아는 야구팬의 내공은 분명 깊이가 있다고.'

야구라는 종목이 지닌 특징이기도 하겠습니다만, 보는 것만큼이나 듣는 재미도 뚜렷하게 존재합니다. 듣는 야구는 그 나름의 효과와 가치가 있고, 과거 야구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힘이 있는데요. 단적으로 야구장에서 야구를 보며, 라디오 중계를 듣는 재미는 DMB로 느린 그림을 확인하는 것과 다른 내공이 담겨 있습니다.

8,90년대 과거 프로야구의 특집을 보고, 그 영상에 즐거워하고. 야구중계를 청취하며 열광하고. 그 모든 것에 향수를 느끼고....

야구가 주는 매력은 이런 향수와 추억을 담고 있기에 더하는 거 같습니다. 그 중계를 나서면서 라디오 중계에도 나름의 의미와 철학을 가진, 그런 방송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더해지는 "야구"중계.

어제, 대구구장에 라디오 중계를 위해 나서는 발걸음엔 어느덧 가을 하늘과 서늘한 바람이 함께하더군요. 가을야구도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한 이맘때, 생중계와 야구란 요소로 기분 좋은 긴장감이 어리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어제,

마음은 무겁고, 야구의 향수와 추억이 가득하단 사실에 조금은 슬퍼지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사랑하던 야구를 마음껏 즐기시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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