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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SBS 소유경영분리' 합의, 3년 후 현실은7일 시작된 태영건설 앞 SBS 노조의 '끝장집회'…윤석민 대주주 등극 이후 노사관계 악화일로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10.13 16:52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에서 오늘도 집회가 열렸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단독 협의에 응할 때까지 진행되는 일명 ‘끝장집회’다. 지역민영방송 지부장 10여 명이 함께한 13일 집회는 특별했다. 소유경영분리원칙에 따라 SBS 노사가 합의문을 작성한 지 3년째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은 “오늘은 대주주와 노조가 합의한 날로 3년 만에 이 자리에 서보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입을 열었다. 윤 본부장은 “그때 타협을 맺은 게 실책이었으나 결국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나 하는 후회가 물밀 듯 밀려온다”고 말했다.

13일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의 '끝장집회'에는 지역민영방송 지부장들이 함께했다. (사진=미디어스)

2017년 10월 13일 박정훈 SBS사장과 언론노조 SBS본부는 소유경영분리원칙에 기반한 ‘10.13 합의’를 이뤄냈다. 이들은 SBS사장과 SBS A&T사장, 보도와 편성, 시사교양 본부장에 대한 임명 동의제 시행을 합의했다. 사외이사 3인 중 회사와 노조가 각각 1인을 추천하기로 했고, 노사가 수익 정상화를 위해 함께 방법을 찾기로 했다.

지난해 2월 20일 신경렬 SBS미디어홀딩스 사장, 윤창현 SBS본부장, 박정훈 사장은 10.13 합의의 연장선에서 “SBS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해 SBS 중심으로 한 콘텐츠 생산 유통 체계를 완비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체결했다. SBS의 수익 정상화를 위한 합의였다.

하지만 SBS본부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취임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윤석민 회장 취임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무보직으로 좌천시켰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SBS본부는 이를 ‘이사회 폭거’라고 규정하며 “10.13 합의가 명시했던 소유와 경영 분리를 전면에서 부정하는 것이었고,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의 욕망이 되살아난 것과 다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SBS본부는 윤석민 회장과 SBS 경영진에게 일감 몰아주기, 특혜채용, 경영자문료 의혹 등을 따져 묻고 윤 회장과 박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9월 태영건설이 지주회사체제인 TY홀딩스를 출범시키며 SBS가 TY홀딩스, SBS미디어홀딩스 두 개의 지주회사 아래에 놓이게 됐다. TY홀딩스는 SBS 자회사의 법적 충돌 문제와 공정거래법 의무 준수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SBS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얻었다. 방통위는 사전승인 조건 중 하나로 ‘종사자 대표와 성실 협의’를 제시했다.

SBS본부는 3차례의 내용 증명을 통해 최고 책임자인 윤석민 회장과 직접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TY홀딩스 측은 소유경영분리원칙에 따라 유종연 TY홀딩스 대표이사와 먼저 논의해야한다며 제안을 거절하고 있다. 이에 SBS본부는 지난 7일부터 윤석민 회장과 직접 협의할 때까지 매일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에서 ‘끝장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 10월 13일 박정훈 SBS사장과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장이 맺었던 합의 (사진=SBS 노보)

윤 본부장은 이날 SBS 주가와 관련된 기사 한 줄을 소개했다. SBS의 자산가치를 평가한 팍스넷 뉴스의 <자산 9.7조…복잡한 SBS 보유 셈법>기사 일부로 “건설업계에서는 태영그룹이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데 윤활유 역할을 하는 SBS의 경영권을 포기할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라는 내용이다. 윤 본부장은 “방송사업이 건설사업의 윤활유냐. 방송을 위해 헌신하는 방송 노동자들, 시청자는 도대체 뭐냐”며 “윤석민 회장을 직접 만나 확인해야겠다. 윤활유가 아닌 방송의 미래, 콘텐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할 생각이 있는지 확인해야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본부장은 “오늘은 SBS 주식을 소유한 주주로서 얘기해보겠다. 1990년 SBS 공모시 19,000원이었던 주가가 지금은 15,000원 수준이다. 20년 동안 기업가치가 떨어진 것”이라며 “자산규모 1조가 넘는 SBS의 시장가치가 3,000억도 안되냐. 방송사 수익을 뒤로 빼돌리며 SBS를 망친 이가 누구냐는 주주들의 항의가 노조 사무실에 울린다”고 말했다. 

김춘영 JTV 전주방송 지부장은 “노동조합과 성실히 합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태영 윤석민 회장은 방송사주 자격이 전혀 없다”며 “지금 당장 노동조합 대표와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외쳤다. 이광구 G1지부 위원장은 “윤석민 회장은 당장 노동조합 대표와 성실 협의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고, 양병운 언론노조 특임부위원장은 “SBS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상파방송으로 태영은 SBS 태동 후에 우리나라 굴지의 대형건설업체가 됐다”며 “소유경영분리 원칙에 따른 대안을 마련해달라 얘기하고 있으니 제발 나와서 얘기하자”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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