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JTBC가 평일 새로운 예능을 선보인다. 화요일과 수요일 늦은 시간대에 편성된 새로운 예능들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아니다. 익숙한 소재에 방향만 살짝 틀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박 캠핑과 집을 보러 다니는 예능은 이미 크게 성공 중이라는 점에서 새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JTBC <갬성캠핑>과 <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가 기대되는 이유는 방향성에 있다. 갬성을 앞세운 캠핑과 서울에서 벗어난 집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게 된다. 코로나19 시대 새롭게 재편되는 가치에 대한 반영이 조금씩 예능에도 적용되고 있는 모양새이니 말이다.

외출이나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대가 됐다. 코로나19가 지나가도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완벽한 자유를 누리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렇게 내재된 두려움은 다양한 변화를 요구하게 만든다.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갬성캠핑>

이런 흐름에 편승해 차박이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이동성이 보장된 차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캠핑카가 아니라 해도 충분히 캠핑이 가능한 차량들이 나오고 개조가 가능해지며 이런 유행은 더욱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갬성캠핑>은 이런 흐름을 의식한 맞춤형 예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박 2일 동안 여성 멤버 다섯 명이 여행을 떠난다. 매번 게스트가 초청되어 함께 즐기는 방식은 식상해 보이기지만 그런 변화를 통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를 생각해보면 감수해야 할 대목인 듯하다.

<갬성캠핑>은 지난해 방송되었던 <캠핑클럽>의 변주이기도 하다. 핑클 멤버들이 오랜만에 다시 만나 함께 캠핑카로 여행 다니는 과정을 담은 <캠핑클럽>은 호평을 받았었다. <갬성캠핑>의 가장 큰 변별성은 핑클이라는 한 그룹의 추억 공유하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의 캠핑 주제를 '갬성'으로 채웠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존재한다. 아직 방송 전이지만 갬성을 앞세운 이들의 캠핑 여행이 다른 프로그램과 어떤 차별성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게스트가 출연한다는 점에서 자칫 장소만 이동한 토크쇼로 변질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남는다.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집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당연히 성공할 수밖에 없다. 이는 외국 프로그램들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은 집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예능이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정원 가꾸기까지 주거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예능화 되어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평생을 함께하는 주거에 관심이 크다는 의미다.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는 도발적인 제목이다. 천만 인구의 메머드 도시인 서울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으로 인해 항상 문제다. 서울만 벗어나면 좋은 집들은 넘쳐난다. 서울에서는 꿈꿀 수 없는 주거 환경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거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의 방향성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부동산 중개 스타일의 MBC <구해줘 홈즈>와 유사하지만 특화된 방식이다. <구해줘 홈즈>가 오직 집을 구하는 것 자체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는 명확한 기준을 세웠다. 서울이 아닌 곳에서 이상적인 집을 찾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서울 탈출에 대한 공감대가 잘 적용되었으니 말이다.

이런 방식은 앞서 SBS가 파일럿으로 만들었던 <나의 판타집>이 이미 실현했다. <나의 판타집>은 출연하는 스타들이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이야기하면 제작진이 직접 발품을 팔아 최대한 비슷한 집을 찾는다. 그리고 스타들이 직접 그 집에서 일정 기간 거주하는 방식의 예능이다.

SBS <나의 판타집>

<나의 판타집> 역시 <구해줘 홈즈>와 명확한 차별성을 둔 프로그램이다. 전 재산을 투자하는 집을 살아보지도 않고 구매하는 현 상황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신이 꿈꾸는 집과 실제 거주는 다를 수도 있음을 잘 보여줬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집값으로 골치 아픈 서울을 벗어나, 매력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출연자들이 모두 집을 찾아 그곳을 소개하고, 실제 그곳에서 거주하는 이들을 통해 서울을 탈출해 살아가는 심정 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서울 집중도가 점점 심화되며, 이제는 거대 괴물이 되어버린 도시는 그렇게 애증의 도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일하기 위해 서울을 벗어날 수 없는 이들에게 집은 골칫거리이다. 최근 '워라벨', 즉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시점에서 <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는 좋은 시도로 다가온다.

서울을 벗어나면 삶의 질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이 프로그램은 보여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예능도 출현하는 상황, '탈서울'을 외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대목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JTBC의 새로운 평일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여행과 삶을 다루는 이 예능들이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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