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언론에서는 검찰의 수사 의지를 도마 위에 올렸다.

옵티머스·라임 사태는 사모펀드 사기 사건으로 각각 피해액이 5천억원, 1조 6천억원에 달한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SBS는 옵티머스 내부 문건에 정부·여당 관계자 등 정·관계와 재계 인사 20여명의 이름과 직책이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8일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를 통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강 전 수석에게 금융감독원 조사 무마를 청탁할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는 진술이다. 이 전 대표는 강 전 수석을 만난 것은 사실이나 김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 전 수석은 금품수수 의혹이 사기·날조라며 김 전 회장과 조선일보를 상대로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연합뉴스)

언론 시선은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로 쏠리고 있다. 검찰이 이미 지난 6~7월 쯤 해당 옵티머스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고, 김 전 회장의 진술 역시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늑장 수사' 논란이 제기된다. 여기에 이 같은 내용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 내부 문건의 경우, 신빙성과 진위여부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고 윤 총장 보고는 상세히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향신문은 12일 사설 <라임·옵티머스 여권 인사 연루설, 진위부터 엄정히 밝혀야>에서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 의혹이고,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나면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할 만한 중대 사안"이라며 "문제는 검찰의 수사 의지"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두 사건 수사 상황이 정권과 척을 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이래서는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아도 신뢰받기 힘들다"며 "검찰은 부실 수사는 특검 수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각오로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건 자체에 대해 "라임자산운용의 정·관계 인사 로비는 일부 확인된 터이고, 여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더디나마 진행 중이다. 하지만 강 전 수석의 금품수수 의혹,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은 아직 실체가 불분명하다"며 "검찰이 엄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10월 12일 경향신문 사설·한겨레 기사 갈무리

한겨레는 이날 기사 <옵티머스 의혹 커져… 시험대 오른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안팎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이 성역 없는 수사를 향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 기사에서 옵티머스 내부 문건의 신빙성을 검증 중인 검찰 입장을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겨레에 "다단계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사기범들은 그런 문건을 많이 만들어놓는다"며 "거미줄처럼 얽힌 관련 회사들의 돈의 흐름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팀이 최선을 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겨레는 "옵티머스의 '로비 창구' 역할을 했던 이들에 대한 신병 확보가 늦어지는 등 '검찰 수사가 굼뜨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는 전체 판매액의 80%를 판매한 NH투자증권과 옵티머스를 연결해줬다는 의심을 받지만,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고도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치권 로비를 대가로 옵티머스 쪽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진 연예기획사 전 대표 신아무개씨도 지난 6월 옵티머스 환매 중단 뒤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주요 보수언론은 검찰 부실수사 의혹, 강 전 수석 금품수수 의혹 등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양새다.

10월 12일 중앙일보·조선일보 사설,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중앙일보는 사설 <라임·옵티머스 철저 수사하고 은폐 여부 감찰해야>에서 "검찰은 단서를 포착하고도 수사는 물론이고 보고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아무리 덮으려고 해도 악취가 새어나오는 것을 다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적극 수사하려는 검사들은 모두 쫓겨나고, 그 자리를 고분고분한 검사들로 채웠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부터 후임 추미애 장관, 그리고 여당 의원들이 틈만 나면 검찰 개혁을 부르짖는 이유는 결국 검찰의 비리 수사가 자신들을 겨냥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것이었나"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기사<'옵티머스 여권 연루' 진술 이성윤에 즉시 보고됐다>에서 "관련 의혹을 처음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펀드 사기 혐의로 구속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에게서 여권 인사 연루 진술과 증거가 나오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윗선에 즉시 보고했던 것으로 11일 알려졌다"며 "수사팀 내부에선 '신속한 추가수사로 진위를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하지만 로비 의혹 수사는 사실상 진전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일부 진술은 피의자 신문 조서로 기재되지 않았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로비 의혹 등 수사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 이 시기를 전후해 정 전 대표는 도피자금을 마련한 뒤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펀드 게이트, 돈 안 줬다면 왜 줬다 진술하겠나>에서 강 전 수석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진실게임 양상"이라면서도 "법정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위증최로 처벌받는다. 형사처벌을 각오하고 주지도 않은 돈을 줬다고 거짓 진술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김 전 회장은 돈 받은 쪽에 대한 검찰 조사가 흐지부지될 기미를 보이자 법정에서 폭로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다른 핵심 실세에게도 로비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 수사팀은 덮고 뭉겠다"면서 "관련 인물들이 하나같이 부인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바로 이런 충견·애완견 검사들의 충성심을 믿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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