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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3법-노동법' 연계방침에 '꼼수' 비판 나오는 이유경향·한겨레 등 "사회적 합의 없어, 공정3법 지연 의심"…조중동, 정부여당에 '노동계 표계산' 딱지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10.07 11:21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과 노동유연화 방향의 노동법 개정 일괄 처리를 불쑥 주장하면서 언론에서는 공정경제3법을 지연·무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노동법 개정의 내용을 당론으로 구체화하지 못했을 뿐더러 사회적 대화 없이 주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요 보수·경제지는 일제히 노동법 개정의 전향적 논의를 촉구했다. 

6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제3법과 노동관계법을 함께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는 5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노동유연성 강화 방향의 노동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공정경제3법은 그것대로 하는 것이고 노동법은 따로 개정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다르다. 주 원내대표는 '구체적 개정안을 준비했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준비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TF를 발족시켜서 결론을 내려고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현재까지 국민의힘 측에서 노동법 개정과 관련해 내놓은 내용은 '한국은 고용률과 노사관계, 임금유연성이 후진적'이라는 김 위원장 발언과 '노동유연성을 높이는 조치'라는 주 원내대표 발언이 사실상 전부다. 이에 대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야당이 거론하는 노동법 개정은 부적절하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수많은 노동자들께서 생존의 벼랑에 내몰리고 계신다"며 "노동의 안정성이 몹시 취약하다는 사실도 아프게 드러나고 있다. 이런 시기에 해고를 쉽게 하고 임금을 유연하게 하자는 것은 노동자들께 너무도 가혹한 메시지"라고 했다. 

국민의힘 측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공정경제3법 제·개정을 지연·무산시키려는 꼼수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향신문은 7일 사설 <국민의힘은 느닷없는 공정3법과 노동법 개정 연계 철회하라>에서 "노동법과 공정경제3법을 연계하자는 국민의힘 주장은 여러모로 상궤에서 벗어난다"며 "우선 무엇을 어떻게 바꾸자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내용이 없다. 임금·고용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재계의 오랜 주장을 되풀이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노동법 개정은 노사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으로 사회적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점, 300석 중 190석에 가까운 범여권 정당과 정의당이 국민의힘 요구를 수용할 리 없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돌연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한 이면에 눈길이 쏠린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공정경제3법 처리를 지연시키려 한다는 의심이다. 경향신문은 "경제민주화를 표방한 정당에 걸맞지 않은 무책임하고 얄팍한 거래술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연계처리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같은 날 한겨레는 사설 <공정경제3법 통과, 노동시장 개혁과 연계 안된다>에서 "국민의힘이 연계처리를 고집할 경우 경제민주화를 위한 공정경제3법 처리를 지연·무산시키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공정경제3법은 20대 국회에 이어 21대에도 이미 제출됐고, 국민적 공감대도 상당히 이뤄져 있다. 반면 노동관계법은 아직 제대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았다"며 "뜸이 들고 있는 밥을, 씻지도 않은 쌀과 뒤섞겠다는 비상식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노동계 안팎에서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선진적 노사관계 정착 필요성이 제기돼 온 것이 사실이지만 노동유연성만 강조하면 고용 안정성이 위협받는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비정규직 노동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반면 대기업 중심 정규직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과잉 보호되는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각하고, 코로나 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노동취약계층은 고용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향신문·한겨레 10월 7일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는 사설 <국민의힘, 공정3법·노동법 당론부터 정해라>에서 "문제는 국민의힘 내 의견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라며 "두 법을 연계하는 입장이라면 공정경제 3법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될 소지가 큰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입장이 뭔지가 아직 불분명하다. 공정경제 3법에 대해서도 다수 국민의힘 의원들이 여전히 반대해 이에 대한 입장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주요 보수·경제지는 국민의힘 노동법 개정 제안에 정부여당이 귀를 기울이고 전향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썼다. 오히려 공정경제3법 제·개정보다 노동법 개정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7일 주요 보수·경제지 사설 제목을 살펴보면 "기업 규제법 하려면 노동 개혁도 같이 해야 공정 경제"(조선일보), "김종인의 노동법 개정 제안에 당·청은 귀 기울이길"(중앙일보), "野 제안한 노동시장 개혁, 정부 여당도 늦출 수 없는 과제다"(동아일보), "지금 절실한 건 기업규제 3법 아닌 노동개혁이다"(한국경제), "노동 개혁, 더 미룰 수 없는 최우선 과제다"(서울경제), "규제3법이 아니라 노동개혁이 화급하다"(파이낸셜뉴스) 등이다.

조선·중앙·동아일보 10월 7일 사설 갈무리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언론은 민주당의 반대입장이 노동계의 '표'를 의식한 정치적 행위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친노조 반기업 정책을 계속 밀어붙인다는 것"이라며 "노조가 자신들의 '표'이자 '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노조가 무서워 기업이 해외로 떠나는 지경"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노조법은 소수의 대기업과 공기업 귀족 노조의 철밥통을 지켜주는 수단이 돼버렸다"며 "민노총은 법 위에 군림하는 막강 권력이 됐다. 이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수술하자는 것이 노동 개혁인데 정권은 무조건 거부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악명 높은 국내 노동시장의 문제를 몰라서 외면하는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최대 우호 세력이자 표밭인 막강한 노동계의 눈치를 보느라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노동개혁에 소극적 입장을 취한 셈"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오히려 정부여당에 "정치공학적 꼼수 대신 미래를 위한 노동개혁에 나서 주기 바란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정치적 우군인 민노총 등 노동계를 불편하게 만들 소지가 있는 변화에는 손대고 싶지 않다는 여당의 입장을 보여준다"며 "현행 노동시장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민노총 등 노조권력의 기득권만 지켜주겠다는 행태"라고 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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