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그 모든 일정을 마친 월요일. 약간은 허탈해진 듯한 기분도 드는 9월의 첫 번째 월요일이었습니다. 대구육상대회를 총정리하는 3부작 시리즈 중 1편, 제작은 잘됐지만 방송이 아쉬웠던 중계, "즐거웠던 눈 하지만"에 이은 2번째 이야기, 이번 대회 여러 아쉬움의 근원이라 할 대회 "조직위원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기본적으로 대회를 치르며 큰 사건사고, 커다란 문제나 탈이 없었다는 점에서 조직위원회와 대회 관계자들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아쉽다고 평가받는 "기록"의 부분이나, "국내 선수들의 부진" 같은 것들은 조직위도 어쩔 수 없는 문제죠.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큼 뜨겁고, 재미있는 육상대회긴 했습니다.

대회 전반을 치르며 외형적 문제는 크게 보이지 않았던 조직위, 하지만 왜 대회가 끝난 뒤 여러 비난들엔 "조직위"가 언급될까요?

무엇보다 이 육상대회 조직위원회의 구성부터 문제의 요소들을 안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육상과 체육관련 전문가와 대구시 및 중앙부처 공무원들로 이뤄진 조직위, 대회에 대한 접근에 있어 두 집단의 차이는 분명했습니다. 일정 기간 대구에 잠시 머물며 이 대회만을 바라보던 외부 전문가들에 비해 공무원들의 접근은 그 온도차가 확실했다는 거죠. 그러다보니 일처리 과정에서도 서로의 입장차가 분명해졌고, 크고 작은 불만들이 이미 조직위 내에서도 존재했다는 겁니다.

대회가 시작된 뒤에도 이런 문제들은 여러 가지 소란스러움을 불러옵니다. 스포츠와 관련한 전문 매체 및 서울지역 언론사들과의 불편한 관계, 일처리의 비효율성, 몇몇 기관에 말만 듣는 일방적인 소통방식, 그간 대구지역의 문제로 언급됐던 관료적 권위주의가 육상대회 조직위 내에서도 일정 부분 느껴졌다는 겁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 비난을 수용하고, 개선의 의지를 보이기보단 문제에 대해서 변명만을 해왔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대회 기간 지적됐던 문제들은 그리 다양하진 않았습니다. 반복되는 주제들이었죠. 동원된 관중, 불편한 편의시설과 교통 및 식사, 취약시간대의 경기장 관리부분, 미디어관련 대응 및 일관성 없는 조치 등. 대회 초반부터 지적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건, 그 문제가 있다는 점보다 더 큰 한계이고 아쉬움이 됩니다.

비난과 비판이 없이 대회를 치르긴 불가능하겠죠. 완벽하다 평가받는 국제행사에도 아쉬움은 있으니 말입니다. 문제에 대해 빠른 대처와 사과를 하면 될 뿐, 그것이 아니라고 주장해도 같은 모습이 반복되면 비난은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모든 이야기를 전하고, 만들어가는 언론과의 관계에서 대구조직위의 대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2011 대구육상선수권의 주요한 효과이자, 가장 큰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도시의 브랜드가치 향상, 이 부분에 과연 대구시에서 온 조직위 관계자들의 대응과 대처는 적절했는지, 그들로 인해 대구의 이미지가 좀 더 긍정적으로 변했는지, 그리 큰 확신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 이번 대회, 조직위의 아쉬움과 비난의 이유들은 있다고 보는데요.

조직위가 남긴 아쉬움들의 흔적은 분명하고, 그 흔적들이 앞으로도 여러 고민들을 불러올 것은 명확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대회 전반을 실패, 혹은 비난으로만 평가하기엔 너무나 잘된 부분도 많다는 것.

다음 마지막 편에서는 2011대회, 그 경기들과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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