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예능 1박2일을 종영의 궁지로 몰아넣은 강호동이 이번에는 탈세로 치명적인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한때 세무서 홍보대사였던 강호동이 실제로는 탈세를 위해 비용을 과다하게 조작하기까지 했다는 것은 그를 사랑하는 서민들에게 너무도 충격적인 배신행위였다. 도대체 얼마나 더 벌고, 얼마를 더 가져야 만족할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강호동은 방송출연료만으로도 연간 20억을 넘게 벌어들인다. 거기에다가 CF에 개인행사 그리고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프렌차이즈 업소의 수익까지 더하면 강호도의 일 년 수입은 한 가문이 대대로 벌어도 따라가지 못할 어마어마한 거액이다.

강호동이 김장훈처럼 기부천사가 될 마음은 없었겠지만 적어도 세금만이라도 제대로 냈어야만 했다. 강호동은 이미 체중초과로 인해 국민의 의무인 병역도 면제됐었는데 이제 탈세로 인해 납세의 의무까지 어기게 됐다. 몇 개 되지 않는 국민의 의무 중 2개를 어긴 강호동이다. 이래서야 그를 어떻게 국민MC 운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 더 이상 강호동을 국민MC라고 불러서는 곤란하다. 강호동은 이제 전직 국민MC로 불림이 타당할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오히려 강호동 없는 1박2일 시즌2가 더 잘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강호동 역시 1박2일 퇴출론이 대두될 상황이다. MC몽도 그저 국민의 의무인 병역을 기피한 것이지만 강호동은 병역의무는 물론이고 납세의무까지 외면했으니 국민MC자리는 고사하고 국민의 기본 자질을 갖추는 일부터 해야 할 상황이니 말이다.

적게 버는 사람도 아니고 연간 최소 50억대의 추정 수입을 올리는 강호동이 세금을 덜 내고자 경비를 과다하게 책정하는 등의 탈세의도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또한 국세청으로부터 수억대의 세금을 추징당하게 된 경위를 보면 강호동은 끝까지 세금 추징을 피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호동 소속사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그 내용이 담겨 있다.

“강호동은 5개월여의 기간 동안 변호사와 세무사를 통해 법적 절차를 지키면서 국세청의 절차와 조사에 충실히 따르면서 조사에 응했습니다. 변호사와 세무사는 필요 경비를 인정해달라는 점 등 몇몇 항목에 대해 국세청에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신고 내역 중 세금이 과소 납부됐다고 결론이 내려져 결과적으로 추징금을 부과 받게 됐습니다” <강호동 소속사 보도자료 중>

강호동은 국세청 조사에 맞서 변호사와 세무사를 동원해 방어를 했다는 것이다. 항간에 떠도는 말처럼 실수로 소득을 적게 신고한 것이 아니라 세금을 적게 낼 요량으로 경비를 과다하게 책정한 것이고, 그것을 인정받지 못해 세금추징의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물론 많이 버는 만큼 세액의 크기도 커지니 막상 세금을 낼 때마다 누구나 아깝다는 생각은 품기 마련이다. 그러나 적어도 국민MC라는 호칭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그 아까움에 앞서 자신을 바라보는 수천만의 시선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 그 세금 다 낸다해도 강호동은 누구도 부럽지 않을 엄청난 돈을 벌고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강호동은 그의 수입의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한 몇 억을 아끼려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고 말았다. 비록 1박2일을 떠나는 것이 적지 않은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강호동의 연예인 생활에 치명타를 입힌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거기에 탈세까지 겹쳐서는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탈세까지만 없었다면 그는 연간 수십억을 버는 국민MC로서의 인기를 계속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강호동은 아끼려던 세금 몇 억 때문에 그것과 바꿀 수도, 비교할 수도 없는 국민MC라는 엄청난 명예까지 잃게 됐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강호동에게만 분노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강호동 탈세 기사가 온 인터넷을 뒤덮은 그 시점에 위키리스크는 25만 건의 미국 기밀 외교전문을 공개한 일이 묻혀버렸다. 그 안에는 한국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들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라는 BBK관련 문건 24건을 포함해서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가 주장해온 내용과 상반되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한다. 이 오비이락의 특종 물타기는 자주 일어나지만 강호동 탈세 기사에 묻혀버릴 내용들은 아니다. 물론 방송3사는 이에 대해 애써 침묵하는 얌전한 모습을 고수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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