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CJB청주방송이 ‘고 이재학 PD 사망 책임을 통감한다’는 강제조정결정문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이재학 PD 대책위원회가 이두영 청주방송 이사회 의장을 지목했다. 대책위는 5일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두영 의장은 경영권 개입을 중단하고 청주방송은 이의신청을 취하하라”고 요구했다.

이재학 PD 유족·이재학 PD 대책위·전국언론노동조합·청주방송 등 4자는 7월 23일 이 PD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측의 공식 사과·책임자 조치·명예회복·비정규직 고용구조 노동조건 개선·조직문화 시스템 개선 등 6개 분야 27개 과제가 담긴 '합의서'에 최종 서명했다. 이재학PD 유족은 합의를 위해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취하하고 법원 강제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두영 의장/CJB청주방송 규탄 기자회견 (사진=이재학PD 대책위원회)

하지만 청주방송 사측은 이재학 PD 사망 책임을 규정한 청주지법 강제조정결정문이 나오자 지난달 23일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사측은 “고 이재학이 근로자 지위에 있고 청주방송으로부터 부당해고된 사실을 인정하며, 이재학 사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유족에게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는 문장 중 “사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부분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청주방송은 주요 가해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책임자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재학PD 대책위는 5일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이두영 의장/CJB청주방송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두영 청주방송 이사회 의장이 이번 사건 배후에 있다고 지목했다.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은 “청주방송 이두영 의장과 이사들은 경영권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학 PD 유가족 대리인인 이용우 변호사는 “청주방송은 추석 연휴 직전 이의신청을 제기했다”면서 “이두영 의장과 그의 지시를 이행하는 이성덕 청주방송 대표 때문에 항소심 절차가 원상으로 돌아왔다. 이는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사측은 이PD 부모님 집까지 찾아와 못살게 굴면서 ‘사망 책임 문장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이사회의 역할은 합의가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사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학PD 동생 이대로 씨는 “사건 가해자는 여전히 웃으며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서 “그들에게 죄의식, 양심이 있는가”라고 규탄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측은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약속한 합의를 스스로 뒤엎으며, 모두를 우롱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청주방송을 이두영의 사적 소유물에서 노동자의 것으로 만들 때까지, 이재학 PD의 명예를 진정으로 되찾을 수 있을 때까지 강고한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책위는 이두영 이사회 의장의 경영 간섭 중단 등 4개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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