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에서 현실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YG엔터테인먼트 수장 '양현석'은 참으로 솔직한 현실적 이야기를 해주어 기자간담회가 무르익게 만들었다. 열의가 없을 것 같았던, 간담회 현장의 모습은 그렇게 해서 후끈하게 달궈졌다.

아마도 이렇게 현실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한 것은, K팝 스타가 나아갈 방향을 알리는 첫 단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밝힌 여러 이야기에는 진심이란 것이 담겨 있었다. '박진영' 또한 솔직한 심정으로 이야기해 주었지만, '양현석'의 진심이 묻어나는 허심탄회한 말들에 귀가 착착 감기는 기분이었다.

뭔가를 '무서워서 시도해보지 못하는 것 이상 후회되는 것이 없다'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양현석은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 프로그램에서 해 보이겠다는 열의를 불살랐다. 욕을 할 수 있으면 욕을 하고, 겉모습만을 볼 것이면 그렇게 할 것이고, 시스템상 정해진 룰이라고 하여 말없이 복종하며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그의 말은 놀라움까지 줬다.

간담회에서 나온 말들을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한 것인지 알게 되고, 그것이 그의 진짜 무기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왜 YG가 탄탄한 실력을 갖춘 회사인지 그의 말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알 듯했다.

어떤 인재를 찾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시장에 나갔을 때 다른 가수들을 제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가요계에 그들보다 노래를 못하는 친구들은 별로 없지 않을까? 그렇기에 보이는 실력보다 재능을 유심히 보겠다"라는 현실적인 답변을 했다.

인재를 보는 차이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나는 못돼 보이는 사람이 좋다. 물론 기본적인 인성은 필요하다. 다만 무대 위에서 좀 더 강해보이고, 카리스마 있는 인재를 선호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시청자의 눈과 전문가의 눈은 다르듯, 또한 3대 기획사도 보는 눈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못 보는 재능을 우리는 보려 할 것이다. 도움이 될 수 있게 볼 것이고, 그것이 보람이 될 것이다"라는 말로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심사위원들이 워낙 강한 개성들을 가진 사람들이었기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평소의 모습 그대로가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일부러 독설을 하려 해봤자 누구보다 시청자들이 더 잘 알고 비판할 것이다. 그보다 더 정확한 현실적 이야기를 하겠다. 칭찬보다 보완해야 할 것, 고쳐야 할 것을 지적하겠다"고 확실한 입장을 밝혔다.

SM의 수장인 '이수만'이 참석하지 않고 '보아'가 대신해서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게 된 것에 걱정은 없는가라는 질문에도 솔직한 심정을 드러낸다. "그 부분이 솔직히 걱정된다. 기대도 되고 우려도 된다. 우리 둘 다 개인적으로 보아를 모른다. 이수만 씨가 나오면 좋겠는데, 또 이수만 씨가 나오면 좀 어려울 것도 같다. 보아 씨가 제작자로 경험은 없지만, 가수로서 뛰어나기에 우리가 조언해주고, 경청도 하면서 어우러지겠다"라는 말로 걱정과 대안을 동시에 전달한다. 다시 말을 보강해 보아에 대한 시선을 풀어주는 것은 베테랑 수장의 모습 그대로였다.

시기적으로 가장 늦게 출발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라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것 같은 부담을 가지고 있던 양현석은 '개인적으로 마지막 오디션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한다'는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한다. 너무 많았고,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나, 현실적으로 진짜 스타를 못 만들어 낸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었을 것이다.

또한 시청자와 생길 수 있는 간극에 대하여는, '좀 더 스타를 배출해 내는 직접적인 회사의 시선'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 간극을 해결해 보겠다는 현실적인 발언으로 정리했다.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해서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나중에 왜 했는지에 대한 것을 이해할 날이 올 것이라는 그의 말은 바로 제작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바람이었을지 모른다.

트레이닝 과정에서 YG의 스타 배출 시스템이 노출될 수도 있는데? 라는 우려 섞인 질문이 날아들자, 조금도 거리낌 없이 '100% 모두 공개하겠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낸다. '보여드리고 싶고 보여드리겠다'라는 말은 진정성이 느껴졌다.

<K팝 스타>의 자랑거리인 1위를 하면 원하는 회사로 갈 수 있는 혜택과 포상금에 대한 견해도 시원스레 이야기해 놀라움을 줬다. 그는 현재 <슈퍼스타K>에서 배출된 '강승윤'이나 '김은비'조차도 회사에 왔을 땐 동등한 자격으로 연습생 과정을 거친다며, 'K팝 스타'를 거쳤다고 바로 데뷔할 수 있는 권한은 주지 않겠다는 소신은 어쩌면 기본적인 룰을 깰 수도 있다는 용기 있는 말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포상금에 대해서도 “3억이든 5억이든 수상한 사람에게 그대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차포 떼고 지급하면 그들이 받을 수 있는 포상금이 얼마나 되겠는가! 음반제작비도 그곳에서 떼면 현실적으로 그들이 제대로 가질 수 있는 돈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양현석'의 말이 시원스러운 기자간담회였다. 보통은 스케치로 글을 써왔지만, 이번 기자간담회의 양현석 말은 평소 가지고 있던 필자의 견해와 비슷한 말들이었기에 그의 말을 풀이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엔터테인먼트 빅3 거함 'SM, YG, JYP'들이 직접 뽑는 프로그램이기에 걱정거리도 많아 보인다. 하지만 스타가 등용되는 현실적인 프로그램으로 정착된다면 순기능을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에 기대를 해 본다. 양현석의 순수하고 열정 가득한 생각이 녹아나 좋은 스타가 뽑히기를 바란다.

생활에 가장 가까이 있는 대중문화. 그 곳을 말한다.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