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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2골 1도움’ 맹활약, 맨유 6-1로 무너트렸다[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장영 | 승인 2020.10.05 10:45

[미디어스=장영] 무자비했다는 말이 가장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다른 팀도 아닌 맨유를 상대로 토트넘이 원정 경기에서 6-1 대승을 거둔 것은 의외의 결과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토트넘이 승리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였다. 그동안 유독 톱 6에 약했던 토트넘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올드트래포드에서 원정팀이 이기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엄청난 관객들 앞에서 주눅이 들기 쉽기 때문이다. 더욱 맨유가 어떤 팀인가? EPL을 상징하는 레전드 팀을 상대로 이런 점수 차로 이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 시작과 함께 30초가 지나자 맨유가 득점을 올렸다. 빠르게 치고 올라가던 상황에서 마샬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빠르고 강하게 돌진하는 그를 막아서던 산체스의 태클이 발에 걸리며 얻어낸 기회였다. PK를 브루노가 안정적으로 차 넣으며 승기를 잡아갔다.

문제는 맨유의 수비였다. 이른 시간에 점수를 뽑았지만, 그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확실하게 살아난 은돔벨레가 바로 동점골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라메라가 상대 수비들과 혼전을 벌이는 과정이 좋았다.

2-1 역전골 넣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승패를 가른 역전골은 손흥민에게서 나왔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두 경기를 뛰지 못했던 그는 거짓말처럼 선발 출장했고, 경기를 지배했다. 손흥민이 케인에게 공을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파울이 났다. 하지만 케인은 파울 선언 직후 바로 공을 정지시킨 후 손흥민을 향해 패스했다.

손흥민은 케인의 패스를 잡지 않은 채 그대로 끌고 가 수비수들을 농락하며 골을 완성했다. 루크 쇼의 슬라이딩도 바이의 압박도, 최종 수비수인 데 헤아마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손흥민의 역전골은 예술이었다.

이 과정에서 케인의 탁월한 축구 지능도 돋보였다. 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손흥민과 호흡이 얼마나 좋은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이 역전골에서 나왔으니 말이다. 맨유가 대패하게 된 결정적 상황은 마샬의 퇴장이라고 봐도 좋다.

마샬이 퇴장당하지 않았다면 경기 자체를 이기기는 어려웠겠지만 이렇게 대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코너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샬이 라멜라의 얼굴을 치며 바로 퇴장을 당했다. 자리싸움 과정에서 라멜라의 손이 마샬의 얼굴에 닿았고, 불쾌하다는 듯 라멜라의 얼굴을 때린 마샬은 퇴장당했다.

라멜라의 행동은 경합 과정이라고 봤고, 마샬의 행동은 잘못된 복수라고 봤다. 맨유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축구에서 보복 행위는 최악이다. 그렇게 퇴장된 후 손흥민은 은돔벨레가 경합하다 흘러나온 공을 수비수가 붙지 않은 케인에게 안전하게 연결해 3-1로 앞서게 만들었다.

멀티골 완성하는 손흥민 [AFP=연합뉴스]

완벽해 보였던 손흥민에게도 흠은 존재했다. 전반 라멜라가 멀리서 전진 패스를 찔러줬다. 수비수 뒤로 오는 패스를 빠른 주력으로 받아 골로 성공시키는 손흥민의 진가를 이젠 토트넘 선수들이 모두 알고 있고,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기회는 완벽했다.

중앙선을 넘어서며 단독 드리블을 하던 손흥민은 아쉽게도 마지막 볼 컨트롤이 잘못되며 슛조차 하지 못하고 말았다. 부상 후 복귀전이라는 점에서 당연해 보이기는 했지만, 손흥민이라는 점에서 이 상황은 아쉽기만 했다.

이 아쉬움은 바로 사라졌다. 전반 37분 오른쪽에 있던 오리에에게 패스가 전해졌다. 왼쪽 라인이 빠르고 강하다 보니 맨유 수비도 그에 치우쳤고, 이런 상황에서 홀로 있던 오리에에게 공이 전달된 후 손흥민의 움직임은 놀라울 정도였다.

케인이 앞서 있었지만 손흥민은 좌측에서 중앙으로 파고들고 그렇게 손흥민의 움직임을 파악한 오리에는 수비하던 맥과이어의 다리 사이로 킬패스를 넣어주었고, 빠르게 골문 앞으로 향하던 손흥민은 데 헤아의 다리 사이로 공을 넣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라는 데 헤아의 다리 사이로 공을 넣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상대에게 굴욕을 선사하는 것은 쉽게 만들어지는 상황은 아니니 말이다. 손흥민은 그렇게 완벽하게 돌아왔다.

올드 트래퍼드에서 맨유를 상대로 득점 후 기뻐하는 손흥민. [AP=연합뉴스]

손흥민은 후반 건강을 염려해 교체되었다. 그 과정에서 손흥민은 강하게 아쉬움을 표했다. 더 뛸 수 있다는 의미였고, 더 나아가 해트트릭에 대한 갈증을 나타낸 반응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왜 자신이 교체를 선택했는지 손흥민에게 설명하는 무리뉴의 모습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오늘 경기에서 맨유는 최악이었다. 수비는 엉망이었고, 중원을 책임지는 포그바는 존재감이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 마샬의 퇴장 후 수비형 미드필더인 마티치를 내리고 후반 시작과 함께 맥토미니 카드를 사용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맥과이어는 수비수로서 상대를 압박하는 힘이 약하다. 바이는 왜 나왔는지 모를 존재감으로 대패의 이유가 되었고, 아직 성장중인 완 비사카와 부상을 달고 사는 루크 쇼로 이어진 맨유의 수비라인은 연패의 원흉이 되고 있다.

선수 영입도 부진한 상황에서 맨유가 몰락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수비라인이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결코 이길 수 없다. 현재의 맨유 수비로는 빅 4는 불구하고 중위권 싸움에서도 고전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손흥민과 케인은 무려 26골을 합작했다. 역사적으로도 여섯 번째이고, 현역 선수들로는 최고의 합작골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만큼 두 선수의 호흡이 리그 최강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손흥민은 유럽 100호 골을 넣었다. 그리고 아직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7골 3 도움으로 공격포인트 10을 기록했다.

해리 케인과 득점의 기쁨을 나누는 손흥민(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시즌의 1/3을 이미 달성한 손흥민의 질주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맨유에게만 골을 넣지 못했던 징크스도 깼으니 말이다. 베일이 돌아오며 공격진의 무게감은 더욱 강해졌다. 여기에 왼쪽 풀백으로 영입된 레길론은 리그 첫 경기에서 빠른 움직임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레길론과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왼쪽 라인은 토트넘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는 호이비에르의 영입도 환상적이다. 로 셀소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지만 공백이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다.

2년 차가 된 은돔벨레는 완벽하게 살아나기 시작했다. 탁월한 신체 능력을 앞세워 중원을 지배하는 은돔벨레의 활약은 토트넘이 그렇게 원했던 모습이기도 하다. 여기에 손흥민과 케인이라는 압도적인 선수까지 있는 토트넘은 올 시즌 의외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틀에 한번 꼴로 경기를 치르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토트넘은 다른 팀들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수 영입을 했다. 지난 시즌 왕좌에 오른 리버풀마저 애스턴 빌라 원정에서 7-2 패한 상황에서 토트넘의 존재감은 더욱 높아져가고 있다. 

장영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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