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빅히트가 엔터사라는 본연의 정체성 대신에 ‘플랫폼 기업’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빅히트는 IT 관련 인력을 100명 이상 채용하고, 동시에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가 이어져 직접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하며 자사 정체성을 네이버 및 카카오와 경쟁하게 될 ‘플랫폼 기업’으로 어필했다.

방탄소년단의 군 복무라는 빅히트의 향후 악재에도, 위버스란 플랫폼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추구를 도모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 자사 플랫폼을 육성해 타 플랫폼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를 절감하고, 방탄소년단과 관련한 굿즈를 직접 판매함으로써 굿즈 유통에 있어서도 비용 절감 및 수익 구조의 극대화를 노린 플랫폼이 빅히트의 위버스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를 만족시킬 만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방탄소년단이 향후 입대하더라도 이들을 ‘안정적인 소비층’으로 확보하는 것이 빅히트와 위버스가 당면한 최대 과제다.

NBC '팰런쇼'에 출연해 '다이너마이트' 무대를 선보인 그룹 방탄소년단(BTS).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지금까지의 위버스 행보는 아미의 구매욕을 백프로 만족시킨다기보다는, 일부 아미들로 하여금 지갑을 열지 않게 만드는 리스크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포털을 뜨겁게 달군 빅히트와 위버스의 불량 배터리 배송 문제는 빅히트와 위버스의 검수 체계가 얼마나 열악한가를 보여주었다. 일부 불량 굿즈를 수령 받은 아미가 굿즈를 환불받거나 교환 받으려고 해도 통화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단 불만이 나올 정도로 위버스의 고객센터 대응 인력은 부족하기만 하다.

온라인에는 “소보원에서 구청 전화해보니 구청에서도 통화가 안 되어 평상시 메일로 주고받는 업체(위버스)라고. 민원이 굉장히 많은 업체래. 이걸로 처리 안 되면 구제피해 신고 해야 되는데 교환처리가 잘 될지 모르겠다” 또는 “전에 45분 가까이 (위버스에) 전화 대기하다가 내가 졌지”라는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이렇듯 위버스 고객센터 응대 자체가 아미의 불만을 촉진하는 ‘불만 적립통장’의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소보원이 위버스에 민원을 접수하는 채널이 전화가 아닌 이메일일 정도라는 위버스 고객응대 현실은, 최근 빅히트가 내세우는 ‘플랫폼 기업’이라는 정체성에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현재 언론은 빅히트가 왜 네이버와 카카오를 기업 비교 대상에 넣었는가를 의구심 어린 눈총으로 바라보고 있다. 빅히트가 자사 정체성을 ‘플랫폼 기업’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빅히트의 플랫폼 도전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플랫폼 실험’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빅히트와 위버스가 아미의 구매욕을 안정적으로 충족시킬 엄격한 굿즈 개발과 검수체계 정비, 그리고 위버스 고객응대 시스템 구축 등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빅히트는 과도한 ‘몸집 부풀리기’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더불어 빅히트의 과도한 PER 평가도 문제시된다. 빅히트의 공모가 기준 시총은 4조 8천억 원. 이를 PER로 환산하면 70배에 해당되는 수치인데, 엔터업계 중 시총 1위인 JYP의 PER 47.4배에 비교하면 1.47배나 높다.

빅히트는 작년 기준 매출이 5872억 원, 영업이익이 987억 원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17%인데 비해 JYP는 1554억 원, 영업이익은 434억 원을 기록, 매출 대비 영업이익 28%를 기록했다. 현재 JYP의 시가총액은 1조 3600억 원. JYP에 비해 영업이익이 2.28배 높은 빅히트의 시총이 5조 원에 육박한단 점 또한 JYP와 실적 대비 시가총액과의 괴리가 크단 점에서 빅히트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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