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형제들>에서 백자은이 드디어 정신줄을 놨습니다. 하루아침에 오작교 황씨가족에게 "사기꾼"으로 찍혔던 백자은이 지난 방송에는 양심 없는 기자 황씨의 둘째 아들 황태범 때문에 "부정입학 학생"으로 누명까지 썼는데요.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백자은이 정신줄을 놔버리네요.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백자은의 캐릭터에서 유이를 봤고, 많은 연예인들의 모습과 그 스트레스를 짐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막장 드라마"라고 불리는 극을 통해서 특종을 쫓고 그저 화제성만을 쫓는 기자들에게 일침을 놓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소공녀 저리 가라, 불쌍한 백자은 유이

유이가 연기하는 백자은은 소공녀의 수준을 넘어선 천하의 불쌍한 아이입니다. 하루아침에 아빠는 실종되고, 알고 보니 도망간 엄마는 남편의 실장과 바람을 피우고, 내 것이라고 찾았던 농원은 그 집에 얹혀살던 주인집 아줌마 박복자 (김자옥)에게 각서를 도둑맞아 쫓겨났지 그래서 여기저기서 간신히 살고 있는데 이제는 "부정입학" 루머에까지 시달립니다.

정당하게 받아야 하는 아르바이트비 받으러 갔다가 온갖 굴욕을 당하며 쫓겨나는 자은이. 그 아르바이트해서 받은 돈으로 주체할 수 없는 좌절감에 술을 먹고 있는데, 실랑이가 벌어져서 그 곳을 뒤집어엎고 말리는 친구들과도 틀어져서 이제는 정말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가족을 잃고, 재산을 잃고, 친구를 잃었으며 거기에다가 자신의 이미지에도 치명타를 입은 "자은이 죽이기"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모르겠지요. 결국 자은이는 술 먹고 난동을 부린 것으로도 모자라 오작교 농원에 가서 오리들을 풀어놓고, 과수원을 망쳐놓고 차에다 페인트로 낙서까지 해놓은 민폐녀가 됩니다. 그러한 행동을 한 자은이가 이해는 되지만 엄연히 주사를 부리고 한 행동 자체는 좋은 행동이라고 할 수 없지요. 상황을 더 극적으로 만들려는 설정이겠지만 대놓고 자은이를 죽이는 게 보입니다.


막장 기자 때문에 피해 입은 백자은, 그들에 대한 경고?

이번 회에서도 황태희 (주원)는 기자인 형 황태범(류수영)과 또 대면합니다. 태범은 태희에게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서 이번에 뭔가 확실히 밝히고 싶어서 드러냈다"라는 식의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그러자 태희는 태범에게 이렇게 답변합니다. "그 덕에 지금 백자은은 인터넷에서 이지매를 당하고 있어"라고요. 태범은 그 말에 "그리고 [자은이에게] 불똥이 튈 줄 몰랐어. 너도 봤잖아 이니셜에 다 모자이크 처리한 거" 라고 치졸한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어이없는 태희는 "그러니까 그걸 왜 보도를 해!"라고 소리치자 태범은 "나도 찜찜해. 삽시간에 그 모자이크를 다 벗겨낼 줄 누가 알았겠냐고? 기술이~ 참..." 이라고 늘어놓자 태희는 자리를 떠납니다.

후에 비슷한 대화가 재등장하는데 술을 먹고 있던 자은이는 뒤에서 자신이 부정입학을 했다고, 쑥덕거리는 학생들에게 찾아가서 직접 대면합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은이는 속에 있는 말을 내뱉기 시작합니다. "부정입학...? 당신이 봤어? 내가 부정입학했다는 걸 봤냐고..? 수사결과 나왔어...? 당신들이 무슨 근거로 나한테 욕을 하는 건데?"

그 다음 말이 더 인상 깊었는데 "설마 안 했다고 발표가 나도... 아무 상관없이 아님말고하고 끝낼 거잖아. 지금 이 순간 나를 짓밟고 물어뜯고 죽이고 싶은 거잖아!"하면서 분노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자은에 눈에 또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려는 사람들의 카메라가 (전화기)보였고, 자은은 상을 엎어버립니다.

태범과 태희의 대화 그리고 이어진 자은이의 독백은 네티즌들의 태도와 기자들의 태도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넷 기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그냥 내보내면서 "상황이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라는 식으로 발뺌합니다.

소위 "~카더라"에 근거해서 내보내는 기사들 때문에 피해 입는 연예인들이 한둘이 아니지요. 이번 강호동 사건만 보더라도 뭐하나 결정난 것 하나 없는데 온갖 스토리들이 다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일조한 건 기자들만이 아니라 일부 블로거들도 마찬가지이지요. 거기에 더해서 네티즌들은 확인되지도 않은 말만 믿고 "그럴 것이다"라고 판단 내린 후에 신랄하게 비난합니다. 나중에 그게 아닌 게 밝혀지면 "아니었네~"라고 그냥 모르는 척 잡아떼거나 없어져버립니다.

타블로 사건 때 처음 맹렬하게 그를 물어뜯으며 비난하던 사람들이 사실이 밝혀지자 무책임하게 아니었구나라고 말하는 것을 봤습니다. 한 블로거는 그를 그렇게 신랄하게 사기꾼으로 몰아넣더니 결국 아니란 게 밝혀지자, 오히려 아직 밝혀진 건 없다면서 계속 블로그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블로거들이나 네티즌들, 그리고 기자들이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정말 어떤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서 비판을 하는지 아니면 그저 남을 물어뜯고 조회수 올리고, 관심 끌기 위해서 비판을 하는지요.

유이가 저 연기를 할 때는 감정을 쉽게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2009년에 유이가 대세로 나가던 시절에 인터넷에서 쉽게 들려왔던 게 유이에 대한 루머였거든요. 근거도 없으면서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아버지가 힘을 써줬다" "스폰서가 있다" 등의 루머들을 비롯하여 여기 적기도 민망한 온갖 루머들이 다 돌아다녔습니다. <버디버디>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였구요.

지금 그 루머들이 하나도 증명되지 않았고 한때 유이를 죽어라 욕했던 사람들은 더 이상 찾아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니면 말고"하는 식으로 넘어가버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루머의 직접 피해자로서 그리고 그 감정을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서 그 장면은 유이에게 어쩌면 과거를 생각하면 몰입하기 쉬웠을지도 모르겠네요.

막장이 계속되어가는 <오작교 형제들>에서 하나 희망처럼 빛나고 있는 존재는 바로 주원이 맡고 있는 황태희입니다. 형사로서 정의감에 불타고 있는 그는 자신의 형 때문에 자은이 피해를 입었다는 크나큰 죄책감에 싸여있으며, 그런 자은에게 어떤 보상을 해주고 싶어 합니다.

그토록 자은이를 증오했던 태희가 나서서 자은이에게 농장의 반을 돌려주자고 제안하는가 하면, 아버지 황창식이 자은이가 불쌍하다면서 3000만 원을 빌려주자고 하자 지체없이 선뜻 "그렇게 해볼게요" 라고 말하는 착한 모습을 보입니다.

문제는 다음회가 될 텐데, 누구보다도 효심이 강한 태희가 과연 만취주사에 가족에게 민폐를 끼친 자은이를 어떻게 대할지 궁금하네요. 죄책감과 증오감 사이에 있을 주원의 연기가 더욱 기대됩니다. 꼬이고 꼬인 <오작교 형제들>이 어떻게 풀려나갈지, 과연 주원이 어떻게 유이의 구원자로 나서면서 동시에 효자로 남을지 궁금하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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