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은 참 의미심장하다.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게만 느껴졌던 뉴욕 식객특집에서도 “급식예산을 삭감하는 한편에서 물량 공세를 해법으로 생각하는 한식 세계화 사업이 추진된다. 세계인들이 우리 생각만큼 한식을 잘 알지 못한다는 걸 은연중에 짚어주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김태호PD는 말한다. 이러한 편집은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무한도전은 예능을 예능에 한정하지 않고 “무한도전의 발전은 한국 예능의 발전이다”라는 말을 들을 만큼 작품성 있는 예능의 시대를 열었다. 가끔 섬뜩할 정도로 멋진 장면을 연출하는 훌륭한 예능이다.
필자 또한 골수 무도빠로서, 무한도전의 그런 의미심장함을 좋아한다. `문학작품의 감상`에서도 외재적 접근이라는 방법이 있는 만큼 작품과 사회의 관계를 파악하며 예능을 볼 수 있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무도는 그러한 표현을 은유적으로 은근히 녹여내는 방법을 이용해 더욱 멋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쩐의 전쟁 특집에서의 등록금 드립과 나비효과 특집에서의 기후 변화 경고 같은 대놓고 드러내는 연출은 별로다.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종종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보니 “꿈보다 해몽”이자 확대해석이 심각하게 난무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사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아래 사진의 경우가 그러하다.
위 그림을 그린 사람들처럼 떠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프로그램이 가진 재미와 매력이 가려지고 정치적 해석만이 들끓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생긴다. 정치적인 면이 너무 부각되고 비판적인 성향이 이슈화되는 일이 많아지면, 프로그램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프로그램 자체가 저평가될 수도 있다. 일부 팬들은 이러한 해석이 '프로그램의 존폐 위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무한도전을 오래 보고 싶은 사람으로서 아주 약간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해석하는 것은 즐기되, 끊임없는 과대 포장으로 프로그램에 폐가 되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통'을 통한 미디어의 확장공사를 그리는 블로그(mediaparadiso.com) 운영. 한 때는 가수를, 한 때는 기자를 꿈꾸다 현재는 '법'을 배우고 싶어 공부중. "내가 짱이다"라고 생각하며 사는 청년. 일단 소재지는 충북 제천. 트위터(@Dongsung_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