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무서워서 살겠습니까?' 이 말은 '김신영'에게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다소 민망한 상황은 <나는 가수다> 무대 이후에 벌어졌다. 그 상황이 농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눈을 부라리며 '(우리) 무시하는 거죠?'라고 한다면 농담을 건넨 이는 서늘한 마음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모두가 그저 농담이라는 것을 아는 상황인데도, 무대 후의 기분이 언짢다고 다른 이들에게까지 화를 내는 것은 오랜 무대를 선 밴드가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이 아니었는가를 느끼게 했다. 자신의 영역을 모를 수도 있고, 또한 무대 자체가 예능 프로그램에 들어 있기에 어느 정도 농담이 오고가는 것을 이해했어야 했는데, 어떤 이유로든 화를 낸 것은 보기가 안 좋았다.

물론 '자우림 밴드'는 연속 7위를 해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 보컬 '김윤아'가 목디스크가 재발하여 아팠기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것은 누구라도 알만한 상황이다. 보컬이 그 팀의 얼굴이라지만 '자우림 밴드'를 이끌고 나가는 힘에는 '이선규'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데, 팀의 리더격인 사람이 종합적인 상황에 파릇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썩 좋지 않은 기분을 남겼다.

매니저로 활동하는 '김신영'은, 무대 후 목디스크가 재발하여 병원으로 간 '김윤아' 대신 경합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 앉아 있는 '이선규'에게 농담조의 실수 아닌 실수를 한다. 실수라고까지 하기도 민망한 작은 실수였다.

경합이 끝나고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통에 의해서 모든 팀이 자리에 위치한다. 여기에 새로 투입된 3대 MC '윤종신'이 진행을 맡아 1위를 발표하게 된다. '자우림'의 보컬리스트 김윤아가 자리에 없으니 시청자들에게 도움을 주려 '윤종신'이 상황을 설명한다.

'항상 있던 분이 안 계신다'고 말을 꺼낸 윤종신은 경연 후 목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갔다고 말한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데에 대견한 마음을 가진 '바비킴'은 '김윤아'의 프로정신에 박수를 쳐준다. '대단하다'고 추켜세우며 말이다. 윤종신 또한 '활을 이용한 퍼포먼스'가 기억에 남는다고 좋은 평을 낸다.

하지만 평소 그런 모습인지, '이선규'는 퉁명스레 "아~ 예! 딱히 보여드릴 게 없어서요"라며 툭 내뱉는다. 그러자 바비킴은 "굉장히 훌륭한 기타리스트"라며 이선규의 자존심을 다시 세워준다. '이선규'의 말을 듣던 '김신영'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한마디를 한다. "아 네! 굉장히 훌륭하신 기타리스트인데요. 오늘 멘트는 (좀) 무미건조하시네요"라며 웃음을 머금고 농담조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이 나온다. 그 말을 한 '김신영'을 '이선규'는 뒤로 바라보며 "아! 저희가 두 번 연속 7위를 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무시하는 거예요?"라며 거칠어 보이는 투로 말한다. 이 말에 깜짝 놀란 '김신영'은 무슨 소리냐는 듯 얼른 일어나 죄송하다는 식의 사과를 한다.

여기서 더 발전되진 않았지만, 시청자로서 그 모습은 상당히 기분 나쁜 장면이었다. 뻔히 장난이라는 것을 아는 상황인데, 자신의 팀 보컬이 아파서 병원 갔는데 이런 농담이나 하고 있는 거야라고 느낀 것인지, 파릇한 반응을 보였다.

캡처사진에서도 볼 수 있지만, 저 눈빛을 보고 후배 연예인이 겁을 먹지 않을까, 만약 시청자인 내가 그의 후배였다면 오금이 저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돌려놓고 생각해 보면 농담 때문에 기분 나쁘다는 식의 제스처를 취한 선배에게 느낄 기분은 좋지 않았을 것이다. '김신영'이야 아무 말 못하고 미안해했지만, 성격이 좋지 않은 후배였다면 어쩌면 대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라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넓게 생각해서 '이선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 역시도 그런 분위기를 좋게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프다고 하는데 누가 그 상황을 웃음으로만 넘기려 하겠는가! 많은 시청자들은 '김윤아'의 목통증에 같이 아파했을 것이다. 이번 '나가수'에서 자우림밴드 '이선규'가 보여준 농담에 대한 반응은 그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영 씁쓸한 맛을 남겼다. 나이 어린 사람조차도 공경하고, 겸손함을 보여준다면 덕이 있는 사람으로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선규'의 모습은 덕을 갖춘 모습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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