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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TV 중계방송 보면 참 좋은데[블로그와] 석기자의 PD수첩
석기자 | 승인 2011.08.31 11:24

대구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1육상대회,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를 직접 현장에서 보는 경험적 가치는 매우 큽니다만. 사는 곳이 대구다보니 쉽게 현장을 다녀왔을 뿐, 친근함이 크지 않은 "육상"을 보기 위해 멀리 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이 대회를 준비하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시절부터 육상이란 종목을 현장에서도 보고, TV로도 봤습니다. 육상이란 종목만큼 어떤 사람이라도 쉽게 볼 수 있는 종목은 참 드문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원초적 경쟁을 한다는 거!

   
 
가장 빨리 달리고, 가장 멀리 가거나, 높이 가는 사람이 1등인 종목, 오로지 개개인의 능력으로만 순위가 결정됩니다. 어려서 한 번쯤은 해봤던 달리기, 또 체력장 때 경험했던 멀리뛰기와 오래달리기, 경험에 근거한 종목도 많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은, 육상에 대한 깊은 지식이나, 종목에 대한 다양한 배경지식 없이도 뜨거워지는 듯하더군요. -우리나라의 여건을 볼 때, 현장을 찾은 분들 중 대부분은 아마 육상에 대한 첫 경험이 이번 대회일 듯합니다.-
 
물론, 다양한 작전이 있고, 의외로 많은 규칙 탓에 새로움을 느끼게도 됩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도 강화된 규정탓에 "실격"되는 선수들이 있긴 합니다만, 그런 것들을 잘 몰랐더라도 보는 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
 
현장에서 보는 육상대회, 가장 큰 어려움이라면 너무나 많은 종목들이 동시에 펼쳐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종목에 주목해야 할 선수, 눈여겨볼 선수가 누구인지 알기 힘들다는 거, 정도일 텐데요. 그런 점에서 육상대회는 현장관람보다 차라리 TV로 보는 것이 더 편리하고 재미있는 부분이 많은 종목이기도 합니다.
 
트랙과 필드, 필드에서도 도약이나 투척 종목은 각각 다른 공간을 차지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경쟁하는 육상. 짧은 3~4시간 동안 7~8개 종목이 치러지고, 그 가운데 상당 숫자가 동시에 여기저기서 펼쳐집니다. 현장에서 관람하다보면 정신이 없습니다. 
 

   
 
이틀에 걸쳐 현장관람과 TV시청을 해봤는데요. 현장관람의 경우, 스타디움에서 육상을 봐야 느끼는 현장감이란 특수한 경험과 그 뜨거움이 대단하지만 좀 정신이 없습니다. 종목들 사이에 지루함도 느껴지고, 자칫 주요한 경기들을 놓치기 쉽습니다. 자리에 따라 몇몇 종목은 보기 안 좋은 것도 있죠.
 
하지만 TV의 경우 현장감이야 당연히 떨어지는데 비해, 다른 아쉬움들은 거의 대부분 해결됩니다. 어떤 종목이라도 가장 근접한 화면을 볼 수 있고, 각각의 종목에 주요 선수들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오가며 볼 수 있고, 혹시 놓쳤더라도 느린 그림이나 하이라이트로 바로 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강점입니다. 특히, 육상이란 종목들을 처음 접한다면 동시에 펼쳐지는 종목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는 건 TV중계의 가장 큰 힘, 현장에서 보는 것보다 어떤 점에선 TV중계를 시청하는 편이 더 많은 장점이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TV중계는 그 장점들에 비해 아쉬움이 많습니다. 일단 중계방송 자체의 편성 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 대회 초반에는 오전 경기와 오후 경기 일부를 아예 볼 수 없었습니다. 선수촌에서 자국 선수의 다른 경기를 보려 해도 볼 수 없었다는 선수들의 불만은 그런 아쉬움의 대표적으로 들어난 사건입니다.
 
주관방송으로서 세계대회 수준에 걸맞은 국제신호를 만들어내고, 다양한 카메라들을 도입해 화려한 중계를 제작하고 있지만, 중계편성이나 대회 홍보 등의 부분에서는 국내 방송 담당으로서 아쉬움을 많이 남겼습니다. 독점으로 방송을 하다보니 대안이 없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 그만큼 아무도 하지 않으려 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할 텐데요.
 
그런 점에서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가지고 방송했다는 칭찬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좀 더 방송을 다양한 채널에서 했다면, 채널을 늘려 시간대별로 나눠 대부분의 경기들을 커버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대회 개최도시인 "대구"에서라도 최소한 경기에 대한 실시간 중계가 계속적으로 이어져야 했을 텐데 말이죠.-

   
▲ 현장에서도 중계되는 화면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은 현장 관람의 용이성을 높였고, 스타디움 전광판 교체의 효과는 분명했습니다.
비교적 중계가 늘어서 상대적으로 자주 볼 수 있게 된 현실은 기쁜 노릇, 독점중계의 이유가 이번 육상대회는 조금 다르고, 공동 중계의 룰에 해당하는 대회도 아닌 "육상대회"입니다만. 그 중계방송을 쉽게 보지 못하고, 개최국인데도 다른 나라보다 중계가 적은 그런 현실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TV로 보면 참 재미있는, 어떤 면에서는 가장 적절하다 싶은, 그런 육상대회 중계방송. 너무 많은 것들이 펼쳐져서 그 선택이 어려울 때, 그 길잡이가 돼주는 중계방송으로서, 생소한 선수들을 알아가는 재미까지 더합니다.
 
대회는 이제 마지막을 향합니다. 오늘은 오전 경보 외에 별다른 일정이 없고, 남은 건 4일뿐. 그 중계를 이토록 잔뜩, 한가득, 볼 수 있는 기회도 앞으로 흔치 않을 터. 현장은 힘들어도 시청은 한 번쯤은 경험하시길 권합니다. 현장에서의 관람만큼이나, 혹은 그 가치와는 다른 또 다른 재미와 느낌이 있는, 그런 육상대회 중계방송을.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석기자  accha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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