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방영예정 드라마 '좀비탐정'이 TV방송보다 먼저 VOD(주문형비디오)로 풀린다. '좀비탐정'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방송사-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IPTV가 협업한 드라마다. 방송드라마가 기존 TV중심의 제작·유통방식에서 변화를 준 '오리지널 콘텐츠'로 변모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7일 웨이브(wavve), Btv는 '좀비탐정'을 21일 KBS 방송에 앞서 19일 9시 30분에 VOD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좀비탐정'은 KBS, 웨이브, SK브로드밴드가 공동투자한 콘텐츠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지상파의 합작법인이다.

'좀비탐정' 포스터 (콘텐츠웨이브 제공)

통상적으로 지상파에서 먼저 방송을 내보내면 IPTV와 OTT에서 VOD가 제공되지만 이번에는 VOD '독점 선공개' 방식을 취했다. 19일 웨이브와 Btv에서 1·2화가 먼저 서비스되고 이후에는 KBS와 동일 시간에 방영된다.

유사 사례로는 지난 7월 웨이브가 독점 선공개 한 드라마 'SF8'이 있다. 웨이브 투자하고, 한국영화감독조합(DGK)·MBC가 기획, 수필름이 제작한 이 드라마는 7월 10일 웨이브에서 '전편'이 공개됐다. MBC에서는 8월 중순 방영되기 시작했다. 'SF8'은 영화감독들이 각 에피소드를 연출하는 방식의 8부작, '좀비탐정'은 12부작으로 기존 한국드라마의 '16부작' 문법에서도 탈피했다는 설명이다. 황인화 웨이브 콘텐츠사업팀장은 "기존 장르, 형식, 유통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내 콘텐츠 제작·유통방식 변화는 글로벌 OTT와의 경쟁, 소비자 시청패턴 변화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단일 OTT 플랫폼을 가진 넷플릭스는 시즌제와 10부작 전후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성장을 이뤄왔다. 스토리의 빠른 전개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통해 이동 중에도 콘텐츠를 시청하는 소비자들에게 TV중심의 콘텐츠 유통방식은 소구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방송사가 큰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제작한 중·장편의 TV드라마가 제작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도 제작·유통 방식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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