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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제보자 '범죄자' 공격에 "국민 민감도 키우고 있다"언론 입모아 "제보자 보호는 보편적 가치"…조국만큼 정당지지율에 영향 없어, 버티기' 해석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9.14 13:22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의 실명을 공개하고, 범죄자로 규정하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라는 비판이 언론 전반에서 이뤄지고 있다.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한 여권의 옹호는 민심 이반 현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직 사병 실명을 언급하며 "최초 트리거(방아쇠)인 당직 사병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이 과정에 개입한 공범세력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카투사는 원래 편한 부대", "야당 공세는 군 미필자가 많아서" 등의 추 장관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논란이 일자 황 의원은 제보자 실명과 '단독범' 표현을 글 원문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황 의원은 13일 해당게시물 댓글란에 "실명공개는 제가 안했고 허위사실로 추 장관 공격할 때 TV조선이 했다"며 제보자 실명과 얼굴이 담긴 TV조선 방송화면을 첨부했다. TV조선은 지난 2월 제보자를 인터뷰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 제보자의 실명을 공개하고 '단독범'으로 지칭한 것을 사과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경향신문은 사설 <공익제보자를 '범죄자'로 공격하는 여당 제정신인가>에서 "총선·대선 때마다 공익신고자 보호를 강조해 온 민주당 소속 의원이 추 장관 아들 의혹의 제보자격인 현씨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신상을 공개한 것"이라며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경향신문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며 "공익신고자 보호는 사회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다. 내 편에 유리할 때만이 아니라 불리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썼다.

한겨레는 사설 <추 장관 사과, 엄정한 검찰 수사로 이어져야>에서 "당직병이 지난 2월 TV조선과 인터뷰를 해 이미 얼굴과 실명이 공개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이를 다시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며 "민주당이 서씨 관련 의혹 제기를 검찰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규정하고 추 장관을 무작정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건 여론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사설 <'秋 아들 의혹' 제보자 신원공개 선 넘었다>에서 "음모론은 음모론에 그쳐야만 한다. 마치 사실인 양 실명까지 공개하며 압박한다면 선의의 제보자들이 설 자리마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신속한 검찰 수사로 진상이 낱낱이 드러날 때까지 모두 자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추미애 지키려고 제보자를 범법자 낙인찍어 겁박하다니>에서 "황 의원이 제보자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것은 친문 극렬 지지층에게 좌표를 찍어주며 괴롭히라고 공격 개시 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이것이 공익 제보자 보호 강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시켰던 정권의 집권 여당이 벌이고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기사를 통해 추 장관 아들 의혹과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대조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기사 <조국과 추미애는 다르다? '秋 버티기' 들어간 與 속내>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 민심 이반의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나란히 곤두박질쳤던 것과 다른 양상"이라며 "최근 민주당이 추 장관에 대한 엄호 수위를 높이며 '버티기'에 들어간 것도 이번 의혹이 ‘제2의 조국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9월 14일 경향신문 지면 갈무리

한국갤럽 8~10일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p오른 46%,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9% 국민의힘 19%로 집계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은 "일각에서는 추 장관 아들 의혹 건을 작년 가을 조국 전 장관 상황에 비견하지만, 이번 주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파급력이 그때만큼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8월 2주차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9%로 나타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각각 33%, 27%로 격차가 좁혀졌으나 '8·15 광화문 집회' 사태를 기점으로 다시 벌어졌다. 

한국일보는 추 장관 의혹이 이른바 '조국사태'와는 달리 정당지지율에 영향력을 끼치지 않는 이유로 ▲코로나19 이슈가 최우선 관심사에 놓인 점 ▲추 장관과 조 전 장관의 '정치적 무게감'이 다르다는 점 ▲조국사태와 비교해 이슈 자체의 파급력이 약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한국일보는 "실제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조국과 추미애는 다르다'고 판단한 후,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공세 태세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가 오히려 여론을 자극하며 이슈의 파급력을 키우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한국일보에 "국민은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공정하냐, 내로남불 아니냐' 등 '정서'의 문제로 접근하는데 민주당은 '위법은 없다'며 엉뚱한 대답을 내놓으며 오히려 일을 키우고 있다"며 "진솔하게 반성하고, 성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 장관 아들 의혹 논란이 이번주를 기점으로 소강 상태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4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 대정부 질문, 국방장관·합참의장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추 장관 아들 의혹은 정리 수순으로 흐를 것 같다"며 "추 장관 아들 의혹은 새로운 의혹이 아니고, 의혹 제기자가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과의 연관성도 있기 때문에 파괴력이나 국민 민감도가 조국사태와는 다르다. 사모펀드 건 등처럼 결정적 한방도 없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국민의힘이 이런 의혹으로 전선을 확대해 전면전을 벌이는 것이 근본적으로 정치지형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대통령·민주당 지지기반은 '2050'으로 확대돼 있는데 상대방의 지지기반을 때리는 방식으로 싸우는 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엄 소장은 "금주를 계기로 여권이 민생 코로나방역 드라이브를 걸면서 오히려 국민의힘이 말려드는 국면으로 갈 듯하다. 국민의힘도 9월 국회정국에서 이를테면 선별지원 쟁점화하고, 추경을 먼저 제안하는 등 민생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추 장관 의혹에 휘말려들면서 실제 얻은 것은 없다"면서 "화력을 대정부질문에 집중하겠지만 별로 실효가 없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번 주 내로 국민의힘도 민생 쪽으로 선회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엄 소장은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해 여권의 초기대응이 미숙했다고 지적했다. 엄 소장은 "초기 추 장관의 태도가 국민정서에 반하는 고압적 자세였고, 황희 의원 등이 옹호를 하다 역풍을 맞았다"며 "화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평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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