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공의 적`하면 떠오르는 배우는 설경구와 강신일이다. 시리즈물인 공공의 적, 공공의 적2, 강철중:공공의 적1-1에서 "형한테 맞은 애들이 4열 종대 앉아 번호로 연병장 4바퀴"라는 막무가내 꼴통 형사와 정의로운 검사 강철중을 완벽하게 소화한 설경구와 그 조력자로 영화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강신일은 영화 공공의 적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이다.

이렇듯 작품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하이킥 시리즈에는 이순재가 있다. '야동 순재'라는 파격적인 캐릭터와 함께 시도 때도 없이 방귀를 뿡뿡 뀌는 성질 괴팍한 늙은이에 돌팔이 한의사였지만, 때로는 아버지로서 진정성 있는 에피소드와 남편으로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며 하이킥의 첫 번째 시리즈 거침없이 하이킥에 큰 공헌을 했다. 이어 두 번째 시리즈인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중소식품회사 사장으로서 아버지와 할아버지로서의 역할보다는 김자옥과 함께 노년의 사랑을 재미있게 보여주며 신선한 에피소드를 제공했다.

기존의 작품에서 이순재가 보여준 무겁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가볍고 웃긴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기에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로 다가왔다. 다른 배우들은 모두 바뀌었어도 이순재만큼은 계속 캐스팅된 이유가 작품에 대한 이러한 공헌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때문에 하이킥3에도 당연히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던 이순재가 캐스팅 명단에 없어서 조금 놀랐다. 스케줄 등의 시기적인 문제가 겹쳐서였는지, 작품 구조상 이순재의 역할이 필요 없어서였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개인의 스토리를 다루는 에피소드에서도 큰 재미를 줄 수 있고, 특히 가족 전체를 한 번에 다룬 에피소드를 보여줄 때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는 이순재 캐릭터가 하이킥 시리즈 어느 곳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논스톱 시리즈 이후 침체되었던 시트콤을 히트시킨 하이킥이기에 이순재의 캐스팅이 시청률이나 인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은 아닐지 몰라도, 하이킥 시리즈를 꾸준히 봐 온 팬으로서 몹시 아쉬운 부분임은 분명하다. 명불허전, 여전히 재미있는 하이킥의 세 번째 시리즈이겠지만, 가끔 감초 역할으로라도 이순재의 모습을 하이킥3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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