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캡틴박' 박주영(AS 모나코)의 운명이 결정될 날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유수의 팀들이 박주영의 영입에 관심을 가졌다고 했지만 모두 발을 뺐고 이제는 어디로 갈 지 알 수 없는 '오리무중' 상태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다음주 31일, 유럽 여름 이적 시장은 마감됩니다. 어떻게든 결판을 내야 하는 상황. 박주영과 에이전트, 그리고 현 소속팀인 AS 모나코와 박주영 영입을 희망했던 다른 팀 간의 치열한 기싸움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많은 팬들이 알고 있는 대로 박주영의 이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병역입니다. 1985년생으로 현재 만 26세인 박주영은 대학원생 사유로 현재 입영을 29살까지 연기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시간은 단 3년에 불과합니다.

▲ AS 모나코 박주영(AP=연합뉴스, 자료사진)
시한부로 활약할 수밖에 없다보니 관심을 가졌던 팀들이 눈을 돌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게 현실입니다. 그나마 박주영을 데려가겠다고 요청한 팀들 역시 낮은 이적료를 제시하고 있고, 어떻게든 많은 돈을 받으려 하는 AS 모나코의 완강한 의지는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박주영의 차기 행선지는 쉽게 결정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칫 연말까지 사실상 '무적' 신분으로 방황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생긴 문제라 볼 수 있습니다.

탄탄대로일줄 알았는데 박주영이 복잡한 문제에 얽힌 것은 AS 모나코의 예상치 못했던 부진 때문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AS 모나코는 강한 전력은 아니었어도 2부리그까지 떨어질 전력은 아니라는 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박주영은 2013년까지 AS 모나코에 있기로 재계약하면서 AS 모나코의 확실한 공격수 입지를 다졌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AS 모나코가 2010-11 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빠지더니 결국 1부리그 강등권을 면치 못하며 33년 만에 2부리그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를 접하다보니 박주영 역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급하게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지난 6월부터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적 대상에 오른 팀으로는 잉글랜드 명문 리버풀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올림피크 리옹, 독일 샬케 04 등 그 팀만 10여 개에 달했습니다. 러브콜이 많아 그래도 이적은 순탄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조건들이 맞지 않자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리그 팀으로의 이적은 하나둘씩 접었습니다. 그나마 프랑스 릴, 보르도, 독일 샬케04 등이 박주영에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있지만 협상만 하고 있을 뿐 진척된 것은 아직까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다양한 팀들과 적극 협상하고 있다고 해도 가장 큰 문제인 이적료 문제 열쇠를 쥐고 있는 AS 모나코 측이 얼마만큼 달라진 태도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박주영의 운명이 엇갈릴 전망이어서 여전히 상황은 알 수 없습니다. 다른 팀으로 가고 싶은 박주영이기는 해도, 모나코 역시 얼마든지 박주영의 남은 계약 기간 동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박주영 에이전트 측과 AS 모나코 간에 어떻게 끝맺음을 할지가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적 팀 물색이 장기화되면서 박주영의 기량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한일전에서는 우려했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면서 많은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했습니다. 나름대로 개인 훈련을 했다고 해도 감각이 떨어져 있다 보니 실전에서 보여준 박주영의 모습은 이전에 한창 좋았을 때와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렇다보니 주장 역할을 맡는 것도 당분간은 박주영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에게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주영은 일단 금주 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좋아질 것이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말과는 달리 현실이 그렇지 못한 것은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기량을 떠나 좀 더 안정된 마음가짐으로 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새 환경에 적응하는 문제를 걱정하는 것보다는 일단 새 둥지를 하루라도 빨리 트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1주일도 안 남은 운명, 과연 박주영은 어떻게 2011-12 시즌을 맞이할지 앞으로의 진행 상황이 주목됩니다. 확실하게 해결해서 다시 펄펄 나는 최고 스트라이커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 이 글이 나온 뒤, 오늘 오전에 박주영이 릴 OSC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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