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연봉 1억을 받는 배달기사가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일하면 사고 나서 죽거나 뻗어서 죽거나 둘 중 하나다”

지난달 쿠팡이츠가 ‘배달기사가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과 관련해,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황당하다. 연봉 1억 받는 배달기사는 0.001% 정도”라고 지적했다. 구 팀장은 배달기사의 열악한 처우가 안전사고로 이어진다면서 고용보험 가입·플랫폼 수수료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배달주문이 급증세다. 모바일인덱스 조사결과 ‘배달’ 카테고리 어플리케이션 월간 사용자 수는 지난해 8월 1058만 명에서 올해 8월 1322만 명으로 약 25% 증가했다. 배달이 늘어남에 따라 배달기사 연봉에도 관심이 쏠린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28일 “라이더 수익은 최대 하루 47만원, 연 1억 대에 달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9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쿠팡이츠에서 연봉 1억을 받는 배달기사는 0.00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구 팀장은 “쿠팡 배달기사가 5만 명인데, 하루 40만 원 이상 버는 분들은 15명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그 돈을 벌기 위해선 하루 14시간 가까이 일을 해야 하고, 교통신호를 지키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사고 나서 죽거나 뻗어서(무리하게 일해서) 죽거나 둘 중 하나”라고 밝혔다.

구교현 팀장은 배달기사의 열악한 처우가 안전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구 팀장은 “현재 배달 기본 단가는 건당 3천 원 수준”이라면서 “1시간에 2~3개 해선 최저임금도 안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속도를 내고 신호를 어기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구 팀장은 “오토바이 보험을 들면 최대 견적이 1년에 2500만 원도 나올 수 있다”면서 “보험료가 비싸 사실상 보험 가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구교현 팀장은 배달기사의 고용보험 가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배달 기사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고용보험 가입이 불가능하다. 구 팀장은 “실업급여를 적용받으면 좋겠는데 정부는 한 업체에서 오래 일한 사람에게만 고용보험을 적용해준다”면서 “여러 배달 플랫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고용보험을 받을 수 없다. 반복 노동으로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배달 기사들이 많은데 산업재해 인정도 안 된다”고 밝혔다.

구교현 팀장은 플랫폼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 구 팀장은 “배달비 3천 원을 받으면 플랫폼사가 200원 정도 가져간다”면서 “자영업자 역시 플랫폼사에게 6%~20% 수수료를 낸다. 수수료를 낮추면 자영업자가 (소비자 대신) 배달료를 지불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구 팀장은 “플랫폼 업체가 배달기사를 직접 채용하면 좋겠다”면서 “직접 채용이 있어야 안정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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