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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도 걱정, 재난방송 현장 기자도 걱정안전장비 착용했으나 휩쓸리는 모습..."취재진 안전이 최우선 돼야 한다는 인식 필요"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09.08 18:00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태풍 ‘하이선’이 7일 새벽부터 한반도를 강타하며 태풍 피해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아찔한 모습이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7일 SBS ‘8뉴스’에서는 울산 남쪽에 상륙한 태풍의 피해를 보도하는 기자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화면에 담겼다. KNN 기자는 부산 기장군 연화리 한 도로 위에서 리포트했다. 기자 뒤로는 파도가 도로 위를 덮치고 있었다.

기자는 안전모를 한 손으로 잡고 “보시는 것처럼 태풍의 영향으로 집채만 한 파도가 계속 밀려드는 상황인데요, 바람도 아주 강해 몸을 지탱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해당 보도 아래 네티즌들은 “기자가 너무 무리해서 취재하는 거 아닌가? 바닷물이 무릎 위까지 잠기는 곳을 왜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가나...저러다 갑자기 큰 파도가 들이쳐서 휩쓸어 가면 어쩌려고”라는 등의 우려 섞인 댓글이 달렸다.

7일 SBS'8뉴스' <"17년 만에 처음"…6층 높이 파도에 마을 쑥대밭> 보도의 한 장면.

같은 날 정오 JTBC<뉴스특보>에서는 도롯가에서 보도하던 기자가 지나가던 차가 튀긴 빗물에 젖은 채로 보도하다 자리를 옮겼다. 기자는 일부 침수된 4차선 도로에 서서 “저는 강릉항 근처 도로가 침수된 곳에 나와 있다. 아침 7시부터 매우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차가 뿌린 물과 빗물이 카메라 화면까지 덮쳤지만, 기자는 보도를 이어나갔다.

30여 분 뒤 기자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태풍 피해를 보도했다. 앵커는 “도로가 침수되면서 통제되고 있는데 현장 취재하면서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있냐”고 물었고 기자는 “안전수칙 준수해 안전한 곳에서 취재하고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장면은 “참 기자다”, “프로정신”, “극한직업”이라는 평과 함께 편집돼 SNS에 공유되고 있다.

7일 정오 JTBC<뉴스특보>에서 강릉한 근처 침수된 4차선 도롯가에서 보도 중인 기자. (사진=JTBC)

취재진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재난 발생 때마다 나왔다. 2010년 한 방송사 카메라 기자가 부산 방파제에서 태풍 ‘뎬무’를 취재하던 중 바다에 빠져 순직하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대부분의 취재진은 취재현장에서 안전모 등 안전장비를 착용한 채로 보도하고 있지만, 피해상황을 보다 생동감 있게 보여주기 위해 위험한 현장을 찾는 모습은 여전하다.

한국기자협회 ‘재난 보도준칙’에 따르면, 재난 보도 취재현장에 취재진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는 취재에 앞서 적절한 안전 조치를 강구해야(제24조 안전조치 강구)하며, 언론사는 재난 취재에 대비해 언제든지 취재진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안전 보호 장비를 준비해두어야 한다(제25조 안전장비 준비)고 명시돼 있다. 또한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취재진은 사내외 사전교육을 받거나 회사가 제정한 준칙 등을 통해 재난 관련 법규를 숙지해야 하며 반드시 안전지침을 준수해야 한다(제26조 재난 법규의 숙지)고 규정했다. 

7일 KBS <뉴스특보>에서 부산을 찾은 기자는 태풍 피해지역을 취재하며 안전도구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KBS)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취재진의 안전보장을 위해 취재영역을 구분짓기는 어렵더라도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처장은 “시청자들이 뉴스 내용에 몰입하기보다는 마음 졸이며 시청하는 경험은 지양돼야 한다"며 "취재진이 극적인 장면에 몰두할 필요도 없다. 경쟁 과열에서 비롯된 피해 화면 영상이 얼마나 보도가치가 있는지 언론인들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시청자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처장은 “뉴스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다 보니 시청자들이 이에 익숙해지고, 민감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취재원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취재한 뉴스에 대해 ‘현장감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지만 안전하게 제작된 뉴스를 지향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신 처장은 “과거 종군기자들의 모습을 보며 극찬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취재인권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이를 ‘참기자’ 등으로 미화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며 “언론사 내부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고, 시민언론단체들이나 시청자들도 안전하게 제작된 뉴스가 시청자들에게 이익이라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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