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흑사초롱의 우두머리가 되고, 백동수가 검선과 함께 무술을 익히러 떠나고, 초립은 새로 공부를 시작하러 떠났으며, 지선은 홍진기와 함께 장사를 계획하며 본격적인 2막에 오른 무사 백동수. 시청률 17.7%(TNmS 기준)로 월화극 1등을 유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이 드라마를 보며 느낀 세 가지 교훈.

1.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다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호위한 세자익위사 <유상도>의 후손이자 100년간 북벌지계를 수호해온 <유소강>의 무남독녀로, 세상 유일한 북벌지계를 등에 새기고 있으며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지니고 살아온 지선은 자신의 이 모든 것이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라 말하며, 죽음이 당연시되는 청으로 가는 뱃길에 체념하며 오른다.

그 때 동수는 지선의 등에 불을 붙이며 이런 말을 한다.
"운명 따윈 날려버리면 그만이야. 마음만 먹으면 이 세상에 못하는 건 없어."

살성을 가지고 태어나, 태어난 순간 자신을 죽이려한 아버지의 칼에 어머니가 대신 죽게 돼 살수로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모진 운명을 탓하며 살아가는 여운의 삶과 대비되는 장면이다. 동수와 친구들 곁으로 돌아오고 싶지만 운명에 반할 수 없는 여운의 마지막은 자신이 살수로서 남에게 그랬듯 자신도 누군가의 칼에 맞아 평생을 후회하며 끝을 맞이하는 안타까운 장면이 연출될 것 같다. 평생 이런 비참한 운명에 적응하며 살아갈 것인지,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며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장면이다.


2. 이 시대 왕의 자격과 국민의 도리

"이 저울은 왕도를 뜻하는데, 세파의 흔들리는 추가 아니라 중심을 잡는 저울이 되라는 뜻입니다."

"옳거니, 세손 넌 국본이다. 노론 소론 따지지 말고 공평히 처신하며, 너와 뜻이 맞지 않는다하여 무작정 내칠 생각을 하면 결코 그들 위에 올라 설 수 없느니라. ···(중략)··· 노론의 만행에 대한 사유는 근본적으로 내가 있고, 노론이 무너지면 대왕인 내가 무너지는 것이다."

"할바마마, 송구하오나 소손은 생각이 다르옵니다. 대왕은 중도가 아닌 나라의 근본인 백성을 따라야하며, 나라의 근본인 백성이 바로 정치의 으뜸이라 생각합니다."

영조는 훗날 정조가 되는 세손에게 이 저울이 뜻하는 바를 알아오라는 문제를 내는데, 그 때 세손이 영조에게 말한 답이다. 이 대답에 대해 영조는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정순왕후는 "이 나라 조선은 대왕과 사대부가 세운 나라이며, 그들 없이는 정치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등을 생각하며, 그것이 본인들의 정치적인 업적을 위한 것인지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 진정한 이 시대의 정치인의 자격, 왕의 자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장면이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면 수구 꼴통으로 취급 받고, 진보를 외치면 정의가 되는 세상이다. 또 민주당이 집권하면 한나라당 편을 들어야 정의가 되는 듯하다. 중도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단지 정파적인 입장으로 세상을 나누는 것보다는, 당선을 위해 온갖 술수와 거짓을 남발하며 표를 얻는 정치인을 거르고, 진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지지하는 것이 진정한 국민의 도리라는 생각 또한 들게 하는 장면이었다.


3.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초립은 흑사초롱의 살수 2명을 가볍게 제압하는 등의 모습에서 지난 몇 년 간 무인이 되기 위한 수련을 통해 길러진 상당한 무술 능력을 보여주는데, 여운과 동수 옆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초립은 목숨만 가지고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공부를 하러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이 날 초립의 본명이 밝혀지는데, 그 이름은 홍국영으로 지략가로서 정조를 왕위에 즉위시키는 데 일조하며 도승지와 대제학, 이조참판 등의 높은 자리까지 오른 역사적인 인물이다.

이는 허구적인 이야기에 실제 이야기를 섞은 팩션(faction)이지만, 이런 초립의 모습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각자의 재능보다는 특정 과목의 점수가 인생을 가르는 획일적인 교육 환경과 그 환경에 적응하여 먹고 사는 일에만 치열하게 몰두하며 살아가는 현실의 모습에서, 진정한 의미의 꿈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면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선 진정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메시지 또한 들을 수 있던 장면이다.

진부하다로 말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어떻게 보면 종영한 SBS 드라마 시티헌터의 직설적인 비판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고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준 이야기였다.

흥미진진했던 1부와 달리, 회를 더해가며 약간 3류 신파 느낌에 진부에 진부를 더한 극적인 갈등과 에피소드, 장면을 연결하는 편집시 컨티뉴이티의 부족과 배우들의 미스 캐스팅 및 연기력 부진 등의 논란이 더해져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여전히 월화극 1위를 유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무사 백동수. 앞으로 스토리 면에서 더욱 나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소통'을 통한 미디어의 확장공사를 그리는 블로그(mediaparadiso.com) 운영.
한 때는 가수를, 한 때는 기자를 꿈꾸다 현재는 '법'을 배우고 싶어 공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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