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57년 만에 아시아 가수가 빌보드 ‘핫 100’ 1위에 등극했다. 1963년 ‘스키야키’로 일본의 사가모토 규가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른 후 반세기 만에 한국의 방탄소년단이 ‘Dynamite’를 통해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빌보드는 이번 방탄소년단의 신곡이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다이너마이트’가 발매 첫 주 미국에서 3390만회 스트리밍 달성, 30만 건의 디지털 및 실물 판매고를 올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한 적은 있었지만, 미국에서 대중성을 중시하는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석권한 노래는 ‘Dynamite’가 처음이다.

‘Dynamite’가 기존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차별화된 점은 ‘영어’로 된 가사였다는 점이다. 이 점이 방탄소년단의 ‘핫 100’ 순항을 가로막았던, 미국 내 라디오 방송의 장벽을 극복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방탄소년단 Dynamite 발매 글로벌 기자간담회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김영대 평론가는 SNS를 통해 “라디오는 미국의 메인 스트림 음악 산업이 그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장벽이다. 다양한 방송국이 있지만 영향력을 가진 곳들이 선곡하는 곡들의 수는 매우 한정적”이라며 “일 년 내내 사실상 같은 플레이리스트가 반복적으로 소개된다. 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인기'를 강요하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 이전에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기록했던 가수는 ‘싸이’다. 당시 빌보드 ‘핫 100’ 1위 경쟁자이던 마룬 5와 싸이의 차이점은 김영대 평론가의 지적대로 라디오 방송횟수 차이였다. 마룬 5에 비해 싸이의 ‘강남스타일’ 라디오 방송횟수가 저조했기 때문.

만일 당시 싸이가 예정돼있던 국내 일정을 소화하는 대신에 미국 라디오 방송횟수를 늘리기 위해 미 전역을 순회했다면 싸이의 빌보드 ‘핫 100’ 기록은 지금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향후 방탄소년단에겐 영어가 아닌 한국어 가사, 또는 ‘ON’처럼 국영문 혼용 가사로 된 노래로 빌보드 ‘핫 100’ 달성이 가능한가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는 미국 전역의 라디오 DJ가 갖고 있는, 비영어권의 노래를 라디오에서 얼마나 자주 많이 틀어주는가 하는 ‘문화적 편향’을 넘어설 수 있는가에 달렸다.

방탄소년단 Dynamite 발매 글로벌 기자간담회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이 비영어권 가사 노래로 향후 빌보드 ‘핫 100’ 1위에 도전하는 데 있어 긍정적 지표로 작용할 과거 기록이 있다. ‘Dynamite’ 이전 곡인 ‘ON’은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4위를 기록했다.

'ON'은 한글과 영어가 혼용된 국영문 혼용 가사였음에도 미국 내 라디오 방송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빌보드 ‘핫 100’ 4위에 오른 적이 있다. 이번 ‘Dynamite’가 미국 내 라디오 장벽을 넘는 데 있어 BTS의 미국 내 배급사인 콜럼비아 레코드의 역할이 중요했다면, 'ON' 당시에는 미국 각 지역 라디오 DJ에게 'ON'의 라디오 송출을 요청했던 아미의 활약이 컸다.

향후 방탄소년단의 신곡이 보다 자주 빌보드 ‘핫 100’ 1위의 영예를 안기 위해선 콜럼비아 레코드뿐만 아니라 'ON' 때와 같은 아미의 역할도 매우 중요해졌다. 'ON' 당시처럼 해외 아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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