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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매년 실랑이' 지역방송 내년 지원예산안 동결예산안 2439억원 편성, 불법음란물 유통방지·포스트코로나 대응 등…아리랑TV·국악방송 지원 여전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9.01 08:30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 예산에서 43억원 증액된 총 2439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다. 방통위는 방송콘텐츠 경쟁력 강화, 불법 음란물 유통방지, 허위조작정보 대응, 포스트코로나 대응 등에 중점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중소방송 지원 예산의 경우 전년도와 같은 40억 3천만원이 편성됐다. 방통위의 관련 예산 증액 요구는 정부 안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에서 방송통신발전기금 지원 논란이 지속돼 온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아리랑국제방송(아리랑TV), 국악방송의 경우 지원 예산 일부가 감액됐다. 방통위가 올해 말 제3차 '지역방송발전지원계획' 발표를 앞둔 가운데, 지역에선 지역방송 정책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방통위는 1일 2021년도 예산으로 2439억원(일반회계 521억, 방송통신발전기금 1918억)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방통위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보다 소폭 늘어났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업무가 새로 출범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이관(87억원)되고, 아리랑TV 지원예산(2020년 기준 354억원) 중 인건비 109억원이 문체부 예산으로 편성돼 총 43억원 증액됐다. 

방통위는 "방송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723억원, 건전한 인터넷 이용환경 조성에 436억원, 재난방송대응·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등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해 299억원 등을 중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방송콘텐츠 경쟁력 강화' 편성예산은 EBS 309억원, 아리랑TV 230억원, KBS 대외방송 프로그램 지원 78억원, 국악방송 63억원, 지역·중소방송 40억원, 공동체라디오 2억원 등이다. 

방통위는 "우선 EBS가 실감형 콘텐츠(VR·AR)를 제작하여 학교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신규 지원하고(13.6억),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교육 콘텐츠 보강을 위해 유아·어린이, 부모, 장애인 교육에 총 14.2억원을 증액 편성했다"면서 "이와 함께 재정 여건이 지속 악화되고 있는 지역·중소방송(40.3억)과 공동체라디오(2억), 그리고 KBS 대외방송(78억)에 대한 제작 지원비도 전년과 동일한 규모로 편성했다. 다만, 아리랑TV와 국악방송에 대한 제작비 지원 규모는 전년 대비 약 5% 가량 감액됐다"고 설명했다. 

건전한 인터넷 이용환경 조성 편성예산은 전 부문에 걸쳐 증액됐다. 'n번방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예산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인터넷사업자에 부과된 '불법촬영물 차단 기술적 조치 의무'에 대한 평가체계 마련 등 불법 음란물 유통방지책에 16억 4천만원이 증액편성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디지털성범죄 자동 모니터링시스템 도입, 방통위-방통심의위-경찰청-여성가족부 간 성범죄물 데이터베이스(DB) 공조시스템 구축 등에 14억원이 증액됐다. 아울러 허위조작정보 대응을 위한 팩트체크 시스템 고도화·교육 등에 총 10억 4천만원을 편성했다. 

방통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사회에서 국민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능력 강화를 위해 관련 교육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2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소통역량 강화 종합계획' 추진을 위해 미디어교육 사업에 총 42억원을 투자한다. 이와 함께 비대면 이용자 피해예방 교육 콘텐츠 제작 3억원, 온라인 윤리교육 3억원,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이용자 역량강화 교육에 1억 8천만원을 각각 편성했다. 재난주관방송사인 KBS에는 재난 관련 프로그램 제작비 8억원, 통합 재난정보 시스템 리모델링 등에 10억 7천만원을 편성했다.

방통위는 "정부안이 원만하게 편성될 수 있도록 국회 심의과정에 최대한 협력하는 한편, 정부안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사업 예산은 국회 심의 시 그 필요성 등을 충실히 설명해 증액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통위 예산 편성에 앞서 기획재정부가 지역·중소방송 지원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논란이 제기됐다. 지역방송 43개사 지원 예산이 1사당 1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에 따르면 방통위가 요청한 내년도 지역방송 지원예산은 56억 3천만원이었다. 기재부는 36억원으로 삭감 방침을 세웠다. 결과는 전년도와 동일한 40억 3천만원이다. 

방송·통신 산업 진흥을 위해 통신사, 케이블,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매출의 일정 비율을 징수해 운용하는 '특별 부담금'인 방발기금에서 관련 예산 지원이 이뤄진다. 지역방송 43개사가 예산을 나누어 지원받는다. 반면 아리랑TV에 대한 지원예산은 소관기관과 예산 지원기관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으로 109억원의 인건비가 문체부로 이관되었지만 여전히 230억원이 지원되고 있다. 국악방송의 경우 4억원이 감액된 63억원 가량의 지원이 예정돼 있다. 

지난 2월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광주·전라지역 정책현장을 방문해 지역 지상파방송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모습 (사진=방송통신위원회)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최근 여수MBC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의 공적기능, 특히 지역방송의 공공성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며 광고·협찬규제 개선 등 지원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에선 기존 지역방송 정책의 근간을 바꿀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통위는 올해 말 '제3차 지역방송발전지원계획'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에 따라 3년마다 지역방송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이와관련해 장진원 지역MBC 전략기획단장은 "경영상으로는 임금을 줄여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공영방송으로 존재하는 가장 큰 활동이 방발기금으로 지원되는 공영콘텐츠 제작"이라며 "정부가 지역방송 공영성에 대한 인식이 참 부족하다는 생각과 함께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장 단장은 "정부는 제작지원금을 줄 때 지역방송의 경영을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방발기금은 매칭펀드이기 때문에 제작지원예산은 지역방송사가 제작비 예산을 투여(20%)해 공적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식"이라며 "지역방송 경영에는 마이너인 상황이다. 제작지원을 하면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서 돈을 벌라고 하는 것은 읍면동에 보건소 만들어놓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의료산업을 하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장 단장은 "방통위가 지역방송이 더는 망가져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정책에 상상력이 필요한 때"라며 "광고·편성규제를 조금 더 완화하는 등의 노력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방통위가 현실의 복잡한 구조 속에서 정책을 풀어나가기에는 제한적이다. 확고한 지역 공영방송 모델을 구축할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재영 충남대 교수는 "지원예산이 증가한다면 실질적으로 지역방송에 돌아가는 혜택은 미미하더라도 정부정책의 상징성이나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매년 실랑이가 반복된다"며 "지역방송에 대한 획기적인 경각심이 없는 한 매년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돈 문제라던가 광고·편성규제 완화로는 해결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며 "정책기관이 지역분권시대 지역공론장으로서 지역방송의 역할과 위상을 확고히 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방통위가 3년마다 수립·시행하는 '지역방송발전지원계획'에 대해 김 교수는 "새로 짜는 계획은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열거하는 방식으로 세워지고 있다"며 "(방통위 산하)지역방송발전위원회(지발위)가 구성되고 한 달에 한 번 회의를 열어 사후심의를 하는 정도의 역할에 머물러 있는데, 지발위가 함께 계획을 짜고 정책제안을 하는 방안을 제안해봤지만 방통위 의지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중앙집중적인 지역방송 지배구조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지역을 커버하는 지역 지상파와 케이블의 역할 재정립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은 무엇인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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