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3가 금요일 밤을 꽉 잡고 도저히 놓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그 시간대를 차지하기 위해 애썼던 공중파 프로그램들이 슈퍼스타K3의 괴력 앞에서 백기를 든 모양새다. SBS의 기적의 오디션과 KBS의 도전자는 슈퍼스타K3에게 직격탄을 맞았다. 시청률에서 케이블이 지상파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기존 인식을 슈퍼스타K2에 이어서 당당히 깨뜨리고 있는 것이다.

슈퍼스타K3의 가장 큰 장점을 꼽는다면 바로 편집이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확실하게 잡아끄는 편집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서 슈퍼스타K3가 왜 독보적인지를 말해준다. 특히 슈퍼스타K3의 편집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하나의 지역을 쭉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두 지역을 교차시키면서 프로그램 내내 긴장감과 호기심을 높이고, 그 안에서 비슷한 성향이나 특징을 가진 참가자들을 묶어 방송함으로써 그냥 참가자들을 쭉 비추는 것보다 몇 배 강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한다는 데 있다. 참가자들을 가지고 그 이상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슈퍼스타K3의 이런 장점이 발휘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슈퍼스타K3가 부분 사전제작되었다는 점이다. 일단 다 찍어놓고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가장 흥미 있을 만한 조합을 묶는 작업은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라면 절대 불가능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초반 넓은 범위의 화제나 관심이 후반부로 갈수록 집중되면서 폭발을 일으키는 구조이기 때문에, 후반부 연출보다는 전반부의 연출이 더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후반부는 오디션 참가자들이 소수가 되면서 자연스레 집중되고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인다. 그러나 초반부는 다양한 참가자들이 나오기 때문에 관심은 분산되고, 재미도 상대적으로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초반부에 어느 정도의 호응을 얻느냐에 따라서 후반부의 재미가 극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초반부를 잘 이끌어나가면 후반부에는 확실하게 재미가 보장되는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슈퍼스타K3는 아주 신중한 편집을 통해서 초반부터 시청자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충분한 검토와 제작진의 연출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답게 혼잡스러운 초반부에 어떻게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모으는가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묶기였다. 비슷한 취향, 비슷한 성향, 비슷한 상황 등을 분석해서 묶고 배열한다. 이것이 슈퍼스타K3가 찾은 방법이었다.

슈퍼스타K3의 또 하나의 장점은 수많은 실력자들이 출연한다는 점이다. 특히 슈퍼스타K2가 자극제가 되 었는데, 꼭 외모가 뛰어나지 않아도 아주 스타성이 있지 않아도, 실력만으로 나와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은 한국의 노래하는 사람들이 꿈꿀 수밖에 없는 무대임에 틀림없다. 비록 공중파 방송으로의 진출이 쉽진 않아도 온전히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재인'과 같은 선배들의 모습에 '스타'보다는 '가수'가 되고 싶은 실력자들이 대거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존박'은 철옹성 같은 공중파 MBC의 간판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했고, '강승윤'의 하이킥3 출연이 예상되는 등 확실히 방송 출연이나 활동이 점차 수월해지고 있다는 점도 슈퍼스타K3에 많은 실력자들이 출연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뛰어난 편집과 훌륭한 출연진과의 조합은 슈퍼스타K3가 제대로 된 쇼가 되게 만들어주었고, 지상파의 다른 방송들을 확실하게 제압하는 힘이 되어 주었다. 결국 1회 평균시청률 8.5%, 2회 평균시청률 9.4%를 기록하며 제왕의 자리를 차지했다. 도전자는 시청률이 무려 4.3%까지 하락했고, 기적의 오디션도 5.2%까지 하락하며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슈퍼스타K3의 영향이다.

이제 시간이 조그만 더 흐르면 본격적으로 시청률이 폭발하게 될 슈퍼위크가 시작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마 지상파 방송들의 시청률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 명백해 보인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완벽하게 이기는 다윗의 모습을 보게 될지 모른다. 슈퍼스타K3의 선전이 어느 수준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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