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에게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지 모르지만, "표정관리"라는 게 어떤 연예인들에게는 전혀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울고 싶고 힘들고 지쳐있어도 그런 것을 쉽게 내색하지 말아야 하는 게 연예인이지요.

표정관리를 잘못하면 그 표정이 그 연예인의 이미지가 되어 아예 그 사람은 그 이미지로 굳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항상 웃는 표정인 연예인은 그게 굳어져 "착한가 보다"하고 좋게 바라보는 면이 있는가 하면,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은데 무표정한 연예인은 흔히 "굉장히 차갑다"라는 인식을 주면서 성격이 좋지 않은 인물로까지 말해지지요.

"정자매"로 알려진 소녀시대의 제시카와 F(X)의 크리스탈이 바로 그런 연예인들 가운데 포함됩니다. 제시카는 정색을 잘하고, 관심이 없으면 대체로 표정이 시큰둥하기에 "얼음공주"라고 알려졌고, 제시카도 자신을 그렇게 소개해왔습니다. 그 모습이 "포스있다"하여 "말년병장" "병장포스"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지요.

크리스탈은 딱히 "얼음공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평소에 언니와 비슷한 무표정으로 "차갑다"라는 인상을 많이 주었습니다. 얼음같이 차가울 것 같은 그녀들의 인상은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정자매는 얼음자매?

제시카 같은 경우, 재작년 "소원을 말해봐"로 활동하고 있을 당시에 네티즌들이 찍어 올린 사진들 때문에 한참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 사진을 보면 제시카가 정색을 하면서 서현에게 뭔가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이 캡쳐되었지요. 영상에선 제시카가 뭐라고 하는지 정확히 들리지는 않은데, 네티즌들이 제시카의 정색하는 표정에 맞춰 그녀가 서현에게 "욕을 했다"라고 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결국 제시카는 그 점에 대해 라디오를 통해서 해명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사람이 항상 웃는 얼굴로만 대할 수는 없지만 영상과 캡쳐된 사진, 제시카의 평소 이미지는 제시카를 차갑고 무섭고 성격 좋지 않은 언니로 만들어 버리는 데 크게 일조했었지요.

제시카가 무표정과 루머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면 크리스탈은 빼도 박도 못하는 실수로 이미지가 손상된 일이 있었습니다. <세바퀴> 출연 당시 크리스탈은 대선배들이 이야기하는데 시큰둥한 표정내지 다른 행동을 하는 태도를 보여서 "태도 논란" 때문에 크게 혼나는 일이 있었지요. 크리스탈이 루나처럼 싱글싱글 웃는 상이었거나 어른들이 이야기할 때 쳐다만 봤어도 타격이 덜했을 거예요.

결국 크리스탈은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했고 그게 이미지로 남아서 크게 곤욕을 치렀지요. 게다가 인터넷에 "인턴기자"가 올려놓은 사진에서마저도 정색하고 있는 크리스탈의 모습이 찍히면서 크리스탈 역시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항상 웃는 설리도 비슷하게 당하긴 했지만, 표정관리가 약하던 크리스탈이 더 타격이 컸지요.

결국 "정자매"는 표정관리를 잘하지 못해서 피해를 많이 봤던 케이스이지요.


얼음자매 - "냉면"과 <키스 앤 크라이>

차가운 인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제시카에게 이미지를 파격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바로 <무한도전> 강변가요제를 하게 되는데, <무한도전> 소녀시대 패러디에서 이미 제시카의 역할을 담당했던 "명시카" 박명수가 제시카를 파트너로 선택하면서 제시카는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지요.

듀엣곡을 준비하면서 제시카는 평소 이미지와 전혀 다른 장난끼 많고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평소 잘 웃지 않는 제시카를 타박하는 박명수와 그것을 해명하려고 애쓰는 제시카의 모습, 철없이 투덜대는 박명수에게 호흡을 맞춰 제시카는 오히려 더 투털대고, 더 불평하고 더 짜증을 내줌으로 인해 털털해 보이는 효과를 가져왔지요.

공교롭게도 E-Tribe가 그 둘을 위해서 작곡해준 곡마저 "냉면", 먹는 냉면이 아니라 제시카를 잘 대변하는 "차가운 얼굴"이라는 의미를 가진 곡이었지요. 무대에서 박명수는 완전히 시작부터 틀리고 망치며 대형사고를 냈는데, 제시카는 안무부터 노래까지 무대에서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실 귀엽고 밝은 아이라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실제 이날 무대에서는 1위가 유재석과 타이거JK, 윤미래에게 돌아갔지만, 음원면에서는 제사카와 박명수 "명카드라이브"의 "냉면"이 가장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제시카의 이미지를 업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던 것이지요. 제시카는 그간의 차가운 이미지를 이 냉면의 무대로 훌훌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얼음공주 크리스탈은 전혀 다른 종류의 얼음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바꿔놓았습니다. 제시카가 귀여운 스타일의 노래와 무대로 자신을 바꿔놓았다면, 크리스탈은 더 진지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는데요.

크리스탈은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에 참가자로 출연해 타고난 운동신경과 끈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지요. 자세한 것은 이미 제가 적은 "크리스탈, <키스 앤 크라이> 통해 1위보다 값진 것을 얻다" 글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크리스탈은 출연진 중에서 가장 어린 나이지만, 타고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정말 몸을 내던지는 연습과 노력을 통해서 짧은 기간 내 엄청나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많은 이들의 호감을 샀지요. 실제로 크리스탈에 대한 선입견을 가졌던 사람들은 그녀가 정말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결국 그것을 좋은 결과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가졌던 오해와 선입견을 많이 지워버릴 수 있었지요.

결국 얼음같이 차가운 이미지를 가졌던 이 자매에게 자신들의 약점이었던 "얼음"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습니다. 그들은 "냉면"과 <키스 앤 크라이>로 자신들을 재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지요. "얼음"이 "얼음"들을 살린 그러한 케이스겠지요.

"냉면" 이후 제시카는 큰 사건 없이 그 이미지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냉면"을 통해서 제시카가 표현이 조금 서툴고 표정관리에 약할 뿐 열심히 하려고 하지 않는다거나, 성격이 실제로 나쁜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게 된 것이지요.

<키스 앤 크라이>가 아직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탈도 이제부터 잘해나간다면 언니처럼 이미지 극복이 제대로 될 수 있겠지요. 이제 19살 소녀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크리스탈은 일찍 매를 맞고 빨리 성장할 케이스가 될 수도 있겠네요.

이미지라는 게 바꾸기 쉽지 않은데 재미있게도 이들의 "얼음" 이미지는 "냉면", <키스 앤 크라이>라는 얼음과 관련된 것들이 자연스럽게 전환시켜주는 역할을 했네요.

물론 그렇다고 제시카와 크리스탈이 써니나 루나처럼 항상 웃는 상일 수는 없을 거예요. 실제로 항상 웃고 다니는 사람들은 웃지 않을 때 표정이 너무 정색 같아 보여서 항상 웃어야 한다는 고충도 여러 번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제시카와 크리스탈 자매가 표정관리에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더 많이 사랑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져보네요. 이제 오해도 풀고 선입견도 극복했으니 좋은 이미지로 사랑받았으면 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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