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에서 시청률 3%만 되어도 성공이라고 얘기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이 말은 지금도 어느 정도 통용되고 있다. 시청률 3%라는 것이 케이블에서는 그만큼 대단한 수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수치를 비웃으며 첫 방부터 4%의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종국에는 20%를 넘긴, 평균 시청률 18.4%를 기록한 케이블 방송이 있었다. 바로 '슈퍼스타K2'이다.

슈퍼스타K2가 가지고 온 여파는 대단했다. 공중파 방송에서는 우후죽순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제작되었고, '위대한 탄생', '탑 밴드' 등의 아류작을 양산했다. 슈퍼스타K2 자체가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의 아류작일 수 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가 하나의 장르처럼 된 상황에서 이제는 얼마나 재밌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화두가 되었고 그런 점에서 슈퍼스타K2는 독보적이었다.

또한 복고 열풍, 듣는 노래 열풍을 만들어내며 세시봉의 근원지가 되었고 '나는 가수다'로 그 흐름을 이어가게 만들었으며, 여러 방송들을 사와 방송하고 광고비만 챙기는 식의 케이블 방송풍토를 제작형태로 바꿈으로써 케이블 방송사의 자체 컨텐츠 제작능력을 향상시키는 영향력도 가져왔다. 단일 프로그램으로서는 대단한 여파를 형성한 것이다.

그런 슈퍼스타K2가 업그레이드 돼 슈퍼스타K3로 돌아왔다. 첫 방이 끝나자마자 시청자들로부터는 호평이 쏟아졌다. 역시 원조는 다르다는 평가부터, 출연자의 퀄리티에 감탄하기도 하고 편집이 훌륭했다는 등의 다양한 호평이 이어졌고, 동시에 다양한 연예기사들이 나눠 가졌던 금요일밤 뉴스는 슈퍼스타K3와 관련된 기사들로 완전히 점령되었다. 출연자, 심사위원들에 대한 논란도 동시에 일어났다. 케이블 프로그램으로서는 역시 이례적인 관심이다.

슈퍼스타K3의 1회 시청률은 8.5%, 최고 시청률은 9.9%였다. 이는 어느 정도 관심을 받는 드라마의 1회 시청률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슈퍼스타K2가 4%대로 시작해서 최고시청률 21.2%를 기록한 과거와 비교해보면, 슈퍼스타K3는 최고 시청률 30%대의 돌파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만약 슈퍼스타K3가 꿈의 시청률은 30%대를 돌파한다면, 이것은 방송지형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릴 정도의 엄청난 사건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슈퍼스타K2 전후로 수많은 연예인들이 케이블을 선택했다. 신동엽과 이경규와 같은 거물급 인사들도 케이블행을 확정지은 것은 슈퍼스타K2를 비롯하여 많은 케이블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합편성채널도 개국을 앞두고 있어 인기 스타들의 공중파 편중현상은 점차 사라져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것이 과연 좋은 작용이 될지 그렇지 않을지는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슈퍼스타K3가 완전히 새로운 방송지형도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점이다. 마치 개척자 혹은 선구자처럼 말이다. 슈퍼스타K3가 30%라는 꿈의 시청률에 도달하게 될지, 그 시청률의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누가 슈퍼스타K가 될지를 보는 것만큼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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