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강호동의 하차설과 관련한 이런 저런 루머가 떠돌더니, 근 이틀 동안엔 나영석PD의 하차와 이적에 대한 기사들이 넘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영석PD의 "종편행"이 사실 기정사실화된 양 "나영석PD CJ EM 이적설" 등의 기사가 줄줄이 이어져 나왔습니다. 결국 나PD는 인터뷰를 통해 이적할 생각이 없음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에 나PD가 좋아하는 "안 됩니다"를 이용한 "안 갑니다!" 댓글들이 줄을 이었고, 시청자들은 나PD의 이런 결정을 존중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댓글 중에는 "우리가 언론에 놀아났나?" "기자들, 제발 좀 알고 써라"라는 식의 반응도 많았지요. 그래서 이러한 기자들과 언론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 비슷한 사건은 한 6개월 전에도 있었습니다. <1박 2일>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이승기 하차설이 떠돌았을 때입니다. 이승기는 하차한다 만다 공식적으로 발표도 하지 않았는데, "이승기 하차, 일본 진출 위해 결심"과 같은 뉘앙스를 띄는 기사들을 적어내며 이승기가 <1박 2일>에서 하차한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버렸지요.

그 뒤에 "이승기 <1박 2일> 배신하나?"이런 기사들이 줄줄 이어졌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이라며 "이승기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라는 기사가 확대재생산되었습니다. 결국 이승기가 잔류하기로 결정하면서 그게 다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배신남"이 되어야 했던 이승기는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이런 일이 강호동과 나PD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강호동이야 하차 의사를 밝혔다고 하지만 나PD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언론들이 이미 그들의 하차를 결론지어버렸습니다.

강호동만 해도 "하차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다" 이 외에는 사실로 드러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강호동이 SBS로 가느니, 종편행이니 하면서 추측성 기사를 써내고 있는 것이지요. KBS에서는"아직 강호동 하차와 관련해서 결정된 게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나영석PD의 경우는 직접 "왜 자꾸 이런 오보들이 나는지 모르겠다"하면서 안 간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입니다. 나PD는 하차 혹은 이적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데 기자들은 이미 "하차" 및 "이적"을 단정 지어 보도한 것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적어내야 할 기자들이 오히려 오보와 사기극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프게 다가옵니다. 그저 자극적으로 적어내서 조회수만 올리면 그만일까요?


"오보"에 더해진 비교 • 비난 행위

아쉬운 점은 일부 블로거들이 오보를 아예 사실화해서 강호동과 나PD를 비난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자주 볼 수 있는 글은 주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1) 강호동 vs 유재석
2) 강호동 vs 이승기
3) 나영석 vs 김태호

즉 "왜 강호동은 유재석처럼 하지 못했나?", "왜 이승기는 강호동보다 나은 사람인가?", "나영석PD, 김태호 PD보다 못한 이유", "강호동, 1인자가 못 된 이유" 등 두 대상을 비교하는 글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일을 기정사실화하고 오보에 더해, 비교하면서 어떤 대상을 깎아내리는 것은 오히려 오보를 한 기자들보다 더한 행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최소한 오보를 한 기자들은 "사실전달"에서 잘못했다면, 그것을 기정사실화해서 쓴 사람들은 허위적인 내용 전달에 그것을 이용해서 그 사람들을 비난하는 글, 심지어 "인신공격"에도 가까운 글을 양산했으니 말입니다. 기자들이 "하차"라고 불을 지펴놓았다면 그 기사들을 이용해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약했던 불에 기름을 퍼붓는 "비교질" "비난"이라는 행동을 한 것이지요.


현재 있는 사실, 그냥 지켜만 보자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은 이 정도입니다.

- 강호동이 1박2일 하차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 KBS는 강호동을 설득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하차할 것인지 아닌지 밝혀지지 않았다.
- <1박 2일> 멤버들은 강호동의 의견을 존중한다
- 나PD는 하차할 생각이 없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강호동도 나PD도 비난받을 것이 없습니다. 하차한다고 의사를 밝히는 게 무슨 죄입니까? 정말 강호동이 하차를 하는 게 유재석이나 이승기보다 못한 행동이고, 나PD가 <1박 2일>을 떠나 다른 방송국으로 가는 게 잘못된 일이라면 그 때가서 비난해도 늦지 않습니다. 하차한 후에, 정말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때 해도 됩니다.

최소한 남을 비난할 때는 진실은 알고 하는 게 올바른 일이 아닐까요? 강호동과 나영석PD의 입지가 있다 보니 "하차설"만 일어나도 소란스럽고 정신이 없네요. 5년간 같이 해온 국민예능 <1박 2일>을 떠난다는 소리가 들리자, 이러한 논란들이 생기고 허위기사 내지 오보들이 나오며, 그것들을 근거로 쓴 글들이 인기를 얻고 관심을 받고 있나봅니다.

많이들 관심을 가지는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언론에서 오보와 그것을 근거로 한 무책임한 글들이 넘쳐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고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니 그런 것 같습니다. 결국 글 쓴 사람들은 책임의식 없이 물러나 있고, 당하는 건 그 기사와 글들의 대상이며, 거기에 놀아나는 건 그것을 그대로 믿고 댓글다는 네티즌이겠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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