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광화문 극우 집회가 열렸던 8월 1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종각역에서 조합원 2천여 명이 운집한 ‘8·15 노동자대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 참가 조합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민주노총을 향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우린 광화문 집회와 달리 방역지침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15일 민주노총은 종각역 보신각 부근에서 노동자대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민주노총은 집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경찰 측은 “광화문에서 보수 집회가 열려 노동자대회를 안 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집회 형식을 기자회견으로 변경했다. 기자회견은 집회와 달리 당국 허가사항이 아니다. 이후 민주노총 집회 참가 조합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조합원에 대한 역학조사가 완료되지 않아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알 수 없는 상태다. 민주노총은 종각역 기자회견 참가자 60%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8월 15일 종각역 보신각에서 열린 ‘8·15 노동자대회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25일 <문 “모여 선동하고 힘자랑 말라”, 민노총에 먼저 말해야> 사설에서 “민노총은 집회가 금지되자 ‘기자회견’으로 신고한 뒤 2000명 규모의 노동자대회를 열었다”면서 “기자회견이란 이름으로 행사가 열렸다는 이유로 경찰과 보건 당국은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은 ”모여서 선동하거나 힘자랑하지 말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면서 “광화문 집회를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가장 먼저 들어야 할 대상은 민노총”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재하 비대위원장은 25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종각 기자회견은 광화문 집회와 달리 방역수칙을 잘 준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광화문 집회와 비교하긴 곤란하다”면서 “확진자 외에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재하 비대위원장은 “방역 당국이 집회를 여러 사람이 모이는 걸 자제해달라고 호소한 상황에서 그날 기자회견을 꼭 열었어야 했는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한반도 정세나 남북관계가 긴박해 정부당국에 촉구하는 자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합의이행이나 한미군사훈련 문제에 대해 국민에게 알려야 했다”면서 “코로나19 위험 우려가 있으니 그것(방역지침)을 지키면서 기자회견을 하는 방식을 고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하 비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지난 20일 충남 천안에서 1박 2일 수련회를 열었는데, 광복절 집회 파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굳이 모일 이유가 있었나”라는 질문에 “200명 수용 공간에 40여 명이 회의만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하반기 사업 전반을 토의하는 자리로 연기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거리두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상태에서 수련회는 취소하고 회의만 했다”고 말했다.

김재하 비대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추가 장외집회를 계획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데 오보”라면서 “한 번 확인해보고 보도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 계획된 집회는 대폭 최소하고 수정했다. 장외집회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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