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형제들>의 남녀 주인공은 바로 "마준이" 내지 "강동탑"으로 알려진 주원과 여자 주인공은 애프터스쿨의 유이입니다. 주원은 연기자 중에서 보기 드물게 주목하고 있는 남자 신인인데, 작년에 <제빵왕 김탁구>에서 탁구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마준이를 잘 소화해내서 정말 마음에 드는 친구였습니다.

이 친구가 더 아쉬웠던 건 분명히 연기력 및 드라마 전체 시청률이 더 나았음에도 불구하고 <성균관 스캔들>의 박유천에게 신인상 자리를 내줬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더 아쉬웠던 친구가 바로 주원이라 "다음에 주원이 나오면 드라마 한 번 볼까?"하고 생각하던 찰나에 좋아하는 유이랑 같이 나왔으니 잘되었다 생각하게 됐지요.

현재 4회까지 방송된 <오작교 형제들>에서는 남주인공인 주원보다 그 배경인물들인 그의 가족과 여주인공 유이에게 더 초점이 맞춰졌어요. 일단 유이의 연기를 보면 정말 생각보다는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남이시네요> 때는 유이의 연기를 잘 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연기력이 "아이돌 치고는 좋다"라는 평을 들은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러나 직접 본 것이라고는 <몽땅 내 사랑>에서 리지랑 나온 게 전부였기에 "오그라들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예상 외로 잘한 것 같네요.

유이는 그동안 약간 비슷한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해왔었지요. 소위 다 가진 자뻑녀(?) 스타일이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미남이시네요>에서 연기한 유헤이도 그러한 캐릭터였고, <몽땅 내 사랑>에서 카메오로 보여준 캐릭터도 비슷한 스타일이었습니다.

사실 1회만 보더라도 유이의 "백자은"은 그러한 캐릭터였습니다. 물론 아버지의 사랑이 가득한 딸이라는 건 확실했지만, 자신이 인기투표에서 1위를 해야 한다고 설레발 치고 어디서나 기 안 죽고 죽는 그러한 캐릭터는 유이가 그동안 연기해왔던 캐릭터와는 크게 변화가 없었지요. 그런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봐서 그런지 이번 유이의 그 캐릭터는 자연스레 묻어나왔습니다.

하지만 3회 중반부터는 백자은의 아버지 백일호가 죽게 되는데 그 이후로 유이는 "소공녀"를 생각나게 하는 인생역전을 겪게 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졸지에 세상을 떠나고, 그 후 새엄마가 감춰왔던 본색을 드러내며 결국 자은을 버리고 떠나며 집이 가압류되는 그러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절망감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감. 고생이라고는 전혀 몰랐던 백자은은 갑자기 닥친 시련 때문에 절망감에 싸여 자신에게 "울지마!"하면서 달래는 과정에서 유이는 그 모든 복잡한 감정을 나름 잘 표현해 낸 것 같아요. 그 뒤 아버지의 사진을 끌어안고 다니는 연기도 잘 소화해 냈다라고 느꼈습니다.

유이는 이제 두 가지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해야 했는데, 황씨에 집에 가서는 태연한 척 자기집이라고 달라고 하는 당돌함과 내쫓겨서 슬퍼하는 다 잃은 소녀를 왔다갔다하며 다소 이중적인 연기를 무난히 소화해냈습니다.

유이의 연기에 힘이 실리는 것은 아무래도 캐릭터가 큰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전형적인 "소공녀" 캐릭터로 캐릭터 자체에 많은 동정이 가지요. 유이의 백자은은 소위 "자뻑녀" 시절에도 아버지를 잘 챙기는 착한 딸이었습니다. 비록 철이 없고 다소 자부심이 과하기는 하지만 캐릭터 자체가 착하고 효성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공감이 쉽게 가지요.

또한 전형적이면서도 상당히 익숙한 "계모"와 모든 것을 다 잃는 그러한 설정, 그리고 원수진 집안과 함께 살아야 하는 장면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신데렐라", "콩쥐" "소공녀"를 연상시키면서 쉽게 몰입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요. 유이의 생각보다 안정된 연기가 그 몰입을 방해하지 않게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구요.

<미남이시네요>에서 "괜찮다" 정도의 평가를 받았던 유이가 심지어 유이를 탐탁히 여기지 않는 포털사이트 등에서도 나름 호평 받는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어떻게 유이가 이렇게 연기가 발전할 수 있었을까요?

정확히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유이의 각오와 노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보면 유이는 "연기에 한이 맺혔다"라고 해도 틀린 표현을 아닐 겁니다. 작년에 유이는 <버디버디> 촬영을 위해 거의 모든 활동을 중단하다시피하고 연기에 몰두했어요. <버디버디>의 "성미수" 캐릭터에 맞추기 위해 일부러 체중을 늘리면서 연기했습니다.

그 연기가 지금에야 비로소 빛을 발하지만 당시 유이에게는 상당한 도전이었지요. <버디버디>에 올인하면서 "유이 탈퇴설"도 있었고, 비난도 받았으며 연기 때문에 찌운 체중 때문에 "유이 뱃살 굴욕" 이런 말도 떠돌아다녔습니다.

문제는 그 <버디버디>가 쉽게 편성되지 못하고 중간에 붕 뜬 상태였던 것이에요. 결국 촬영을 마친 지 근 1년이 지나가는데도 편성이 되지 못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요. 때문에 유이는 그것도 "유이 때문이다"라는 욕을 먹으면서 마음고생을 해야 했어요. 거기에 기자들은 그러한 현상을 가리켜 "유이의 저주다" "유이의 몰락이다"라는 글을 써내며 안 그래도 힘든 유이에게 짐을 더 했습니다.

그런 유이에게 <오작교 형제들>에서 연기할 수 있는, 그것도 주연으로 연기하는 기회는 정말 너무나 감사한 기회였을 것이에요. 동시에 이번에는 정말 뭔가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막중했을 것이구요. 아마 그것이 이번에 유이가 모든 것을 다 걸게 한 요인이 되었을지 모르겠어요. 유이에게 <오작교 형제들>은 연기로 재기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였을지도 모르거든요.

연기를 위한 그녀의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원래 유이가 연기지망생이었고, 대학교 전공도 연기이기도 하지만, 유이는 확실히 많이 발전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유이에게 정말 힘들었던 시기가 유이를 더 강하게 해주어서 이번 <오작교 형제들>에서 발전되고 개선된 연기를 보여주는 데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유이의 <오작교 형제들>의 컴백은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15%~20% 사이로 상당히 순조로운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는데 1회부터 4회까지 유이의 비중이 상당히 컸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유이의 연기가 시청률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물론 높은 시청률의 100%의 요인이라고 할 수 없지만 주인공의 연기가 허점이 보이고 어색하기 짝이 없으면 벌써 시청률은 하락세를 걷고 있을 텐데, 기존 드라마에 비해 괜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유이의 연기가 어느 정도 시청자들에게 먹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물론 유이의 연기가 완벽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개선할 점이 있지요. 대사톤이 약간 비슷하고, 표정이 조금 단조롭다는 느낌을 받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전체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것은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계속 열심히 하고 개선해 나간다면 유이는 아이돌 연기자 중에서 가장 나은 연기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오랜만에 유이의 선전을 보게 되어서 상당히 기분 좋군요. 2009년 "꿀벅지" 열풍 이후에 한참 주춤해서 여러 힘든 과정을 겪어야 했던 유이. 다행히 호평을 받고 천천히 회복세를 보이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기와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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