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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뒷광고' 소환한 정부 방송협찬 직거래 논란'직거래 허용' 법안 발의, 문제는 제도 미비·투명성 부족…"미디어사와 정부광고 유착 우려"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8.25 08:26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정부의 방송 협찬을 한국언론진흥재단에 거치지 않고 직거래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직거래가 허용되면 '유튜브 뒷광고'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직거래가 허용되면 미디어사와 정부광고가 유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협찬고지는 방송사업자가 협찬주로부터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경비·물품·용역·인력 또는 장소 등을 제공받고 협찬주의 명칭 또는 상호 등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다수 정부기관은 방송매체 협찬고지를 통해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인천 중구청은 청년몰 눈꽃마을 홍보를 위해 SBS에 2억 원의 협찬금을 지급하고,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청년몰을 배경으로 방송을 진행한 바 있다.

언론진흥재단은 정부 방송 협찬을 대행하고 대행 수수료 10%를 거둬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협찬고지는 방송사들의 노력에 따라 수주가 결정되는 구조로 언론재단의 역할이 미미하다”면서 정부-언론사 간 협찬고지 직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의 정부광고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이 밝힌 협찬고지 사례 (사진=방송통신위원회 협찬고지, 비상업적 공익광고 모니터링 세부기준)

정부 협찬고지 직거래와 유사한 '유튜브 뒷광고' 논란

정부 방송광고 협찬 직거래가 허용되면 ‘유튜브 뒷광고 사태’와 같은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일부 인터넷 방송인들은 광고 사실을 밝히지 않고 광고주 상품 홍보 효과를 주는 방송을 진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현재 '유튜브 뒷광고' 논란에 대한 명확한 처벌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건이 불거진 후 전용기·김두관·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광고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인플루언서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뒷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9월 1일부터 시행한다.

방송사의 협찬고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협찬 광고는 직접 광고와 달리 프로그램 콘텐츠에 녹아들게 된다. 시청자가 협찬 광고와 프로그램 내용을 구분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협찬고지와 관련한 법 제도가 미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진형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은 2018년 8월 '방송 협찬, 얼마나 망가졌고 어떻게 개선하나’ 세미나에서 "협찬 제도에 대한 법적 규정 자체가 모호하고 애매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협찬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최상위법인 방송법은 세부적인 내용을 모두 시행령과 방송통신위원회 규칙으로 위임했다"면서 "협찬제도가 투명하고 건강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시행령과 규칙이 마련됐다면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방통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방송사는 이를 악용해 방송계를 꼼수 협찬이 난무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방송사의 투명성, 언론재단의 노력 입증이 우선"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직거래가 허용되면 미디어사와 정부 광고가 유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방송사가 일반 기업 협찬을 받고도 협찬고지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협찬고지 처벌 규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광고주가 돈을 주고 방송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연우 교수는 방송사·언론재단에 투명성을 요구했다. 정 교수는 “직거래 논란은 첨예한 갈등이 있는 사안”이라면서 “방송사는 협찬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방송사 스스로 협찬이 투명하다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방송사는 협찬 내용·방법·관리 등을 공개해 시청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시청자에게 오해의 소지를 주지 않기 위한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연우 교수는 “방송사는 언론재단이 얼마만큼 노력했는지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행 수수료를 받는 언론재단은 자신들이 협찬을 얼마나 늘렸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협찬고지 영업은 방송 제작 현장에서 이뤄지기에 언론재단이 개입하기 쉽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언론재단은 자신들이 협찬 유치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입증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통행세’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 법제처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법제처 "협찬고지는 광고"

앞서 헌법재판소와 법제처는 협찬고지를 광고로 규정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12월 판결(2002헌바49)에서 “협찬고지의 내재적 허용범위는 실정법상 광고방송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건전한 방송문화 및 광고 질서 확립을 통하여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기하고 나아가 방송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범위로 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방송협회·언론재단은 정부 협찬고지를 둘러싼 갈등을 빚었다. 방송협회는 “협찬고지는 광고가 아니기에 언론재단 대행을 거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으며 언론재단은 “협찬은 유료고지 행위이기 때문에 광고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협찬고지의 본질은 협찬주(정부·공공기관)가 협찬이라는 명목으로 명칭·상호·이미지·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프로그램 등에 재원을 보조한다는 것”이라면서 “협찬고지는 방송 매체를 통한 광고의 형태로 볼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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